볼튼 “北核 포기 없으면 일본 등의 핵무장 가능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실체 없는 수사뿐인 韓美회담…중국 압박하고 대가 치르게 하는 데 한국 동참해야”

존 볼튼 전(前)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 기고문을 통해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했다. 양국 정상이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미사여구만 늘여놨다고 했다. 볼튼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의 악행(惡行)에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인상을 전혀 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볼튼은 북한이 계속해서 핵 야욕을 추구한다면 “일본이나 다른 국가가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했다. 이를 중국에 명확하게 설득시켜야 한다는 게 볼튼의 주장이다. 볼튼은 한국이 국가적 대전략을 구축해 중국과 어떤 관계를 가질 것인지 결정할 때가 왔다고 했다. 쿼드 등의 가입 문제를 놓고 한국이 중국의 패권주의 아래 표류하고 있다고도 했다. 볼튼의 이날 칼럼을 전문(全文)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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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의 힘이 양국 정상이 만나 발표한 공동성명의 길이로 책정된다면 미국과 한국의 유대 관계는 강력한 것일 테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처음 워싱턴에서 만나 논의한 내용은 매우 적은 실질적인 결과만을 이끌어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국내 우선 과제가 국제적 전략을 뒤덮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인도태평양 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나타났듯 말이다. 한국과 미국은 양국과 역내(域內) 전역에 중요한 두 가지 전략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첫 번째는 가장 급한 문제인 북한의 핵과 재래식 군사 위협이다. 두 번째는 보다 장기적이고 전략적 사안인 중국 문제다.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중국의 커지고 있는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공격이다.


이러한 도전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다시 집중시키기 위한 노력의 핵심이다. 도널드 트럼프와 버락 오바마는 아시아에 중심을 두거나 균형을 재설정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 바이든은 이러한 출발 관물을 비틀거리며 나왔다. 순전히 우연의 일치이기는 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과 하마스의 공격을 보면 과거 해럴드 맥밀란 영국 총리가 말했듯 사건이라는 것이 외교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더 중요한 것은 4개월 간의 기대 끝에 열린 문재인과 바이든의 회담 결과, 바이든 행정부가 실체보다는 미사여구(레토릭)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관리들은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전임자들의 정책과는 다르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심할 정도로 말을 아꼈다. 그래도 무엇이라도 있었다고 한다면 문재인은 북한이 수십 년 동안 선호해온 ‘행동 대 행동’을 바이든이 추진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과 문재인의 공동성명은 중국에 대해서도 애매하게 말했다. 미국과 한국에 있어 북한과 인도태평양 문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다시금 인식하겠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이뤄진 일이다. 중국을 6자회담의 또 다른 참가국이나 무관심한 주최자, 혹은 중재자로 취급하는 것은 독재 金씨 일가와 현실을 모두 무시하는 처사다. 중국은 오랫동안 이렇게 위장을 해왔고 미국과 다른 나라들 역시 이를 알면서도 묵인해왔다.


한국은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에 대한 광범위한 재평가를 환영해야 한다. 한국의 통일은 미국과 한국 정책에 있어 궁극적인 목표다. 비록 두 나라가 이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만 말이다. 중국은 이를 실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이를 받아들이려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시진핑은 하나의 한국을 만드는 데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해결해야 할 심각한 중국 문제가 훨씬 많고 북한의 핵위협은 그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목표 달성을 추구하는 데 있어 다른 국가들의 주의를 분산시킨다. 시진핑은 일본과 한국,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과 재래식 군사위협에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당연하지 않겠나?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북한의 악행에 대해 어떤 대가를 치르지도 않았고 문재인과 바이든의 회담은 이러한 상황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어떤 인상도 주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야 변화가 올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는 일본과 인도, 호주가 미국이 이끄는 ‘쿼드’에 합류하는 중요한 동기가 됐다. 이 그룹의 지도자들은 사실상 처음으로 화상 회의를 통해 만났다. 바이든은 북한의 위협이, 특히 일본과 미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중국으로 귀결돼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중국이 더 이상 이런 행동의 결과물을 피할 수 있도록 놔둬서는 안 되며 한국은 이와 관련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의 모든 지도자들이 大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해야 하는 부분이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인 쿼드와 분리된 한국은 중국의 패권 아래에서 헤아릴 수 없이 표류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시진핑이 동아시아에 대해 갖고 있는 정확한 의도로 보인다. 아시아 쿼드는 극동아시아의 나토(NATO)가 아니다. 하지만 위구르족과 홍콩을 탄압하고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보다 한국 자유사회의 이해 관계 및 가치와 더욱 일치한다고 할 것이다.


한국이 다른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도록 하기 위해 냉전 시절 북대서양 지역 사회와 비교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북한이 핵 야욕을 지속한다면 일본이나 다른 국가가 핵무기를 추구할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 점을 중국에 분명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한국이 이러한 관계를 추구하는 것을 꺼린다면 쿼드를 ‘퀸트(다섯 명)’로 만들 필요도 없는 문제다. 대만이나 싱가포르가 이 네 명의 그룹을 다섯 명의 그룹으로 대체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나 북한처럼 미국과 동맹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국가들을 압박하는 것보다 이스라엘과 같은 친구들을 압박하는 데 훨씬 능숙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 역시 또 한 번 기회를 놓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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