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믿음이 충돌할 때는 과학의 편에 서야 한다”

UFO 공론화의 숨은 주역 해리 리드 前 상원의원의 NYT 기고문

미국 국방부가 UFO 관련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있는 등 UFO 문제가 공론화되고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무시당하게 되는 것을 각오하고 증언에 나선 미군 조종사들, 오랫동안 UFO 문제를 파고든 기자, 음모론자로 치부되던 신봉자들의 역할이 크다. 그럼에도 미 국방부 차원의 보고서가 나오게 된 데에는 미 의회의 결정이 핵심적이었다. 의회가 2021년도 국방 예산을 배정하면서 180일 이내에 UFO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명시했기 때문이다.


미 의회가 이런 관심을 갖게 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2017년 12월 뉴욕타임스의 특종 기사다. 국방부가 비밀리에 UFO 관련 연구를 진행해왔다는 내용이었다. 미군이 촬영한 UFO 영상도 이 기사를 통해 함께 공개됐다.
 
미 국방부가 UFO 관련 비밀 연구를 하게 된 이유는 2008년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추경 예산 때문이었다. 당시 의회가 추경에 2200만 달러를 비공식적으로 배정해 UFO에 대한 연구를 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과시킨 주역이 당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였던 해리 리드 의원이다. 그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해리 리드 前 의원은 5월 21일 뉴욕타임스에 “우리가 UFO에 대해 믿는 것들(What we Believe About U.F.O.s)”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썼다. 그가 UFO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이유, 그리고 어떻게 이런 국방부 비밀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그는 상원 원내대표를 지내며 UFO에 대해 보고를 받았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 많다고 했다. 그는 UFO 논쟁을 단순히 무시해서도, 음모론을 들고나와 이상한 방향으로 끌고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과학과 믿음이 충돌할 때에는 과학의 편에 서야 한다고 했다. 국방부의 공식 발표가 어떻게 되든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미국 정부가 이를 계속해 숨기는 것이 아니라 과학을 토대로 미국인들에게 설명을 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의 기고문을 전문(全文) 번역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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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96년 어느 날 CBS 방송의 라스베이거스 지역방송인 KLAS-TV의 탐사보도 기자이자 나의 친구인 조지 냅의 전화를 받았다. 그는 “해리, 네가 꼭 참석해야만 하는 행사가 있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미확인항공현상(UAP)’이라고 흔히 부르는 주제를 다루는 세미나에 나를 초청했다. 이를 일반 사람들은 UFO라고 대개 부른다. 이는 냅이 관심을 갖고 있었고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다.


큰 행사장에는 학자들과 이 주제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물론, 괴짜들도 몇 명 있었다. 나는 이러한 미확인항공현상에 대해 과학 용어를 사용해 설명하는 학자들을 인상적이게 봤다. 이 문제를 기술의 진보와 안보의 문제로 연관지었는데 나는 푹 빠져버렸다.


그로부터 몇 년 사이 나는 UFO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전직 우주비행사 출신의 동료 상원의원 존 글렌과 이런 대화를 자주 가졌다. 내 보좌진들은 이 문제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지 말라고 했다. “제발 이 문제를 멀리하세요”라고들 했다. 나는 공손하게 이를 거절했다. 나는 호기심이 많았고 글렌 상원의원과 마찬가지로 이런 관심을 받는 사안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었다. 그렇게 나는 행동에 나섰다.


나는 상원 원내대표를 지내던 2007년 당시 알래스카주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테드 스티븐스와 하와이주 민주당 상원의원 대니얼 이노우에와 함께 2200만 달러 예산을 확보해냈다. 이를 통해 실시된 프로젝트는 ‘고등항공우주위협식별프로그램(AATIP)’으로 불리게 됐다. 이는 국방부의 비밀 프로젝트로 UFO와 이와 연계된 다른 현상들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미국 군인들이 목격했다는 UFO 사례 등을 포함해서다. 이런 목격담은 대중들에게 공개됐고 미국인들이 오랫동안 열광해온 UFO에 대한 불씨를 다시 지폈다.


내가 만드는 것을 도운 국방부의 이 프로그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UFO를 연구해왔다. 최근에는 ‘미확인항공현상 태스크포스’라는 이름으로 실시됐다.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와 설명이 안 되는 사안들에 관심이 많았다. 나의 이런 호기심은 네바다주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약 50마일 남쪽에 위치한 ‘서치라이트(Searchlight)’라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높은 사막 지대에 위치한 이 곳의 주민은 약 300명이다. 내가 자란 집은 철도 침목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마을에 있는 유일한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방법을 배웠는데 이곳이 알고 보니 사창가였다. 서치라이트 지역에서는 탄광 산업을 대체해 매춘 산업이 커지고 있었다. 평판이 좋지 못한 집들도 많았다.


다행히도 이곳에는 거대하고 아름다우며 경이로움을 품고 있는 하늘도 있었다. 불빛의 공해에 찬 주요 도시가 아닌 미국 시골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은 밤하늘을 보며 은하계와 더 많은 것들을 목격할 수 있다. 서치라이트에서 보낸 젊은 시절 나는 저녁이 되면 낡은 매트리스에 드러누워 끝없이 펼쳐지는 별들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별똥별을 보지 못하는 날이 드물었다. 반짝이는 것들이 내 눈을 가득 채웠고 나의 상상력에 불을 지폈다.


나는 과학을 공부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일이 많았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과학 선생님이 없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도 들을 수 있는 과목이 제한적이었다. 과학에 대한 지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호기심이 많았다. 아마 과학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 나는 ‘태양은 왜 항상 뜨거울까’와 같은 고민을 하고는 했다. ‘저녁이 됐는데도 왜 태양은 식지 않지?’ 같은 생각이었다. 젊은 시절 나는 정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질문을 하는 것을 멈춘 적이 없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말했듯 “호기심은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봤다.


세월이 흘러 내가 공직에 들어서게 됐을 때도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호기심이 많았다. 네바다주 민주당 상원의원으로서 나는 51구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는 네바다 남부에 위치한 기밀 공군 시설이며 UFO와 관계된 음모론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내가 이곳에서 본 것들은 나를 흥분시켰다. 물론 이들 중 대부분은 여전히 기밀로 유지되고 있다. 나는 이 기지를 방문했을 때 공군이 비밀리에 운영하는 신형 스텔스 전투기를 보관하고 있는 시설 가까이까지 간 적이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조종사들은 이 비행기를 밤에만 탈 수 있다. 소년 시절 내가 바라보던 별들이 있는 이 네바다의 하늘에서 말이다.


51구역은 수십 년 전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만들어졌다. 이 시설의 존재는 2013년 미국 정부가 인정할 때까지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다. 이를 미리 공개하는 일은 미국 안보에 해를 끼치는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 정부는 민주주의를 이어감에 있어 비밀의 중요성과 투명성을 두고 계속해서 균형을 맞추는 일을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군대 조종사들은 미확인항공현상을 봤음에도 이를 보고하는 것을 꺼려했다. 이를 보고했다가 벌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비공식적으로 금기시되는 사안들이 국가 안보를 오히려 해치고 기술이 진보할 수 있는 기회를 약화시킨다고 본다. 이런 이유에서 나는 스티븐스 의원, 이노우에 의원과 함께 2007년 국방부의 비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도왔다. 우리는 UFO를 봤다는 보고들에 대한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분석이 이뤄지기를 바랐다.


나는 정부가 비밀리에 미확인항공현상에 대해 조사한 내용 중 대중에 공개해도 안보에 위험이 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다고 믿는다. 미국인들은 더 많은 것을 알 권리가 있다. 그리고 이들이 상원 정보위원회의 요청에 의해 국방부가 UFO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발표함에 따라 곧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보고서는 6월에 공개될 예정이지만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내가 미확인항공현상에 대한 공식 조사 중 개인적으로 알게 된 일들이 무엇일까 궁금해할 수 있다. 실망스러울 수 있지만 아직도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이 진실이다. 우리가 맞닥뜨린 UFO가 외국에 있는 적(敵)들이 만든 것인지, 우리 조종사들이 육안으로 본 것에 착시가 일어난 것은 아니지, 외계 생명체가 우리를 찾아왔다는 신뢰할 수 있는 증거들이 있는지 아직 잘 모른다. 이런 이상한 관측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답이 있을 수도 있다.


어찌 됐든 나는 UFO를 연구할 때 과학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작은 녹색 생명체’라든지, 아니면 이와 같은 음모론들에 집중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과학이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일부 사람들은 계속해서 다른 현실을 믿으려 할 것이다. 일종의 신앙 같이 말이다. 궁극적으로 UFO에 대한 논란은 과학에 대한 진지한 믿음과 외계 생명체에 대한 진지한 믿음 둘로 나뉘게 될 것이다. 나는 과학 편에 선다.


분명하게 할 일이 있다. 나는 지구 밖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점을 증명해내려고 한 적이 없다. 하지만 과학이 그렇다고 증명해낸다고 한다면 나는 이를 받아들일 것이다. 내가 더 많이 배울수록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이 아직도 엄청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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