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거친 생각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이 변화를 통해서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겁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의 당선 수락 연설 중 마지막 대목인데 어딘가 익숙하다. 가수 임재범의 노래 '너를 위해'의 가사를 패러디한 것이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라는 가사를 인용해, 제1야당 대표에 선출된 30대 ‘이준석’을 향한 기대와 우려를 표현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이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역시 임재범의 같은 노래 가사 중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사랑’을 패러디했다.
그의 수락연설은 이념적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 기존의 수락연설과는 완전히 달랐다. 연설문 앞머리에서 나경원 후보가 제시했던 '용광로론'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샐러드 볼(salad bowl) 이론'과 ‘비빔밥식 공존’을 꺼내든 것도 신선했다. 개인의 개성과 철학, 자유를 바탕으로 한 ‘공존’을 강조한 것인데, 자연스럽게 문재인식 패거리 정치와 비교되는 내용이었다.
이 대표는 "용광로는 여러 원료 물질을 매우 뜨거운 온도로 녹여내 균일한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며 "다양한 사람이 샐러드 볼에 담긴 각종 채소처럼 고유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가 샐러드 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비빔밥'을 예로 들었다. "비빔밥이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10가지 넘는 고명이 각각 밥 위에 얹혀있을 때"라며 "비빔밥 재료를 모두 갈아서 밥 위에 얹어준다면 그것은 우중충한 빛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때로는 당 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사회의 시금치·고사리와 같은 소중한 개성을 갈아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이런 ‘비빔밥 공존’은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언급하는 과정에서도 등장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이) 당에 들어온다면, 그의 생각이 다치지 않은 상태로 들어왔으면 좋겠다”며 “탄핵에 대한 입장, 검사로서 수행했던 여러 수사에 대한 입장에 대해 당내 일부가 불편해한다는 이유로 용광로처럼 그의 생각이 녹아들기를 강요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의 개성과 삶의 궤적과 철학을 유지한 체 당에 합류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시대정신’을 묻는 기자 질문에서도 역시 ‘공존’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을 ‘편가르기, 갈라치기 정치’였다고 지적하면서, “국민들은 그 편가르기의 피해자가 어느 순간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국민들을 아우르는 스펙트럽이 넓은 야당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비빔밥식 공존’에는 어떤 이념적 표현도 등장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우리 헌법 정신과 연결된다. 국가가 보장해야 할 개인의 존엄과 가치(헌법 제10조), 언론·종교·양심의 자유 등 국민 개인이 누리는 다양한 자유(헌법 제14~22조), 재산권 보호(헌법 제23조) 등 대한민국 헌법 자체가 결국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공존하라는 명령이다. 문재인 정부는 과연 이런 헌법의 명령에 충실한 정부였는가. 국민 개개인의 자유를 확대시킨 정부인가, 축소시킨 정부인가.
당 관계자는 "기존의 정치 문법을 파괴하는 게 이 대표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라며 "꼰대 정당이 힙한 정당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이라는 제 1야당 대표의 등장으로 졸지에 집권여당이 ‘꼰대정당’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이준석 연설문엔 가요 가사도 들어있다!
- 조샛별(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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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13, 02: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