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과는 무조건 사과(謝過)가 되어야 하나?

‘자유 민주주의’를 외쳐온 정당(국민의 힘)이 한 가지 생각만을 강요하는 ‘전체주의적 선동’에 앞장서는 데 놀랐다.
윤석열의 ‘반려견 사과 사진’ 논란을 보면서 정치권과 언론계의 ‘전체주의적 사고’에 경악했다. 논란이 된 인스타그램 사진은 9년간 함께 한 반려견 ‘토리’에게 노란 사과를 건네는 사진인데,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 사과 따왔나봐요! 톨이는 아빠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요”라는 글이 적혀있다.

이 사진 한 장에 같은 당 후보들이 더 흥분했다. “사과 따윈 개나 주라는 뜻. 국민을 개 취급하는 발언”이라며 전날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 사과가 국민을 우롱한 것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준석 대표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이 먼저 자기 당 후보를 비판하고 나서자 언론들도 일제히 저 게시물은 ‘사과 따윈 개나 줘’라는 의미라며 몰아갔다. 이 난리법석을 보면서 그동안 ‘자유 민주주의’를 외쳐온 정당이 한 가지 생각만을 강요하는 ‘전체주의적 선동’에 앞장서는 데 놀랐다.

윤 전 총장은 반려견 네 마리를 키우는 사람이다. 유기견 둘을 포함 총 네 마리의 강아지와 세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산다. 반려견 간식까지 직접 만들어 먹일 정도로 애정을 쏟는 모습이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이 “사과 따윈 개나 줘”라고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

해당 사진을 보는 사람들의 생각도 각양각색일 수 있다. 먹는 사과를 보며 사과(謝過)를 떠올린 사람도 있겠지만, 평소 ‘먹고 요리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윤 전 총장이 또 다른 ‘먹거리 에피소드’를 소개한 글로 받아들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라는 채널 자체가 개인적 일상을 기록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주로 이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게시물에 대한 피드백은 백이면 백, 다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은 지금 한 가지 생각만을 강요한다. 저 사진의 사과는 먹는 사과가 아닌 ‘사과(謝過)’로 보라고. 저 게시물은 ‘사과 따윈 개나 줘버려’라는 뜻이라고!

윤 전 총장은 이 게시물이 ‘사과(謝過)’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저 어릴 적 추억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22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어릴 때도 사과를 좋아했는데, 아버지가 밤 늦게 귀가하시면서 사과를 화분에 올려놓으면 다음날 ‘아침에 매일 사과가 여기에 열리는구나’라는 얘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스타그램 계정은 캠프에서 관리하는데 정치 시작할 때 윤 전 총장의 앨범을 가지고 가면서, 사진에 얽힌 에피소드를 얘기해 달라고 해 ‘사과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캠프에서 ‘전두환 발언 논란’이 있기 전, 인스타 계정에 개인 에피소드를 올리겠다고 했고 ‘알아서 하라고 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그는 “가족 같은 강아지 사진에 ‘사과는 개나 줘’라고 생각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하면서 “제 불찰이다. 이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제가 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 해프닝으로 우리 사회에 하나의 룰이 생겼다. 먹는 사과 사진은 무조건 ‘사과(謝過)’로 해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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