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주민을 농촌에 총동원하라"

농작업 지연에 초조한 김정은 정권의 지령…아침 일찍부터 '통근'하거나 농촌 상주.
(참고사진) 수작업으로 김매기를 하는 농장원들. 2021년 7월에 중국 측에서 촬영 아시아프레스.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시작된 것은, 마침 전국에서 모내기와 파종 등 농작업이 본격화하는 5월 초순이었다. 사람의 이동이 금지돼 도시 주민을 농촌에 동원할 수 없게 됐다. 협동농장의 논밭은 풀이 무성한 상태였다. 6월 중순이 돼서야 겨우 각지에서 도시 봉쇄가 완화 및 해제되어, 김정은 정권은 농작업의 지연을 만회하려고 도시 주민을 농촌으로 보내라는 지령을 내리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통근'하거나 농촌 상주
"주민을 총동원하는 게 원칙이다. 인민반, 여성동맹 등에서는 교대로 농촌에 사람을 보내 아침부터 오후 4시까지 작업을 시키고 있다. 참가는 의무. 다녀온 사람에게 '농촌동원 참가확인증'을 발급하는데, 이게 없으면 시장에서 장사도 못한다. 물론 발열 확인은 엄중히 하고 있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 20~40세대를 관리한다. 여성동맹은 취업하지 않은 성인 여성 단체. 거의 가정주부로 구성.
함경북도 도시부에 사는 취재협력자 A 씨는 이렇게 전한다.

주민 조직과 별도로, 기관, 공장, 기업에서도 동원하고 있다. 협동농장의 특정 경지를 담당케 하고 할당량을 설정해 책임을 지게 하는 방식이다. 노동자 동원에는 '통근' 외에 '상주'가 있다고 한다. 직장에 '농촌동원 돌격대'를 조직해서 가을 수확이 끝날 때까지 계속 농장일을 시키는 것이다.

"지금은 아무튼 김매기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도시에서 동원자가 오지 않는 동안에는 농장원에게 야간에 김매기를 시켰다. 동원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 중에서는 코로나 증상이 나왔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양강도의 협력자는 말한다.

◆농민의 개인 경작을 통제…농장의 일 안 하게 돼
한편, 생산자인 농장원들의 곤경이 이어지고 있다. 함경북도 농촌 조사를 계속하는 A 씨는, "현금도 먹을 것도 떨어진 '절량세대'가 늘어나 영양실조로 얼굴에 부종이 나타난 사람이 적지 않다" 라고 어려움을 전한다.

A 씨에 의하면 농민들은 자택의 정원 등 자류지에서 100평까지 개인 경작이 허용되는데, 협동농장의 분배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자류지 외에 인근 산의 경사지를 경작해 '숨은 밭'을 만들어 왔다. 이것은 '소토지'로 불리는데, 김정은 정권은 산림보호를 명목으로 '소토지'를 엄격히 단속해 왔다. 그래도 농민들은 감시의 눈을 피해 식림한 묘목 옆에 콩이나 보리를 몰래 재배해 왔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고 한다. 이유를 A 씨가 설명한다.

"농민이 자기 밭에 매달리면 농장 일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산속 깊이 들어가 작은 밭을 몰래 일구는 사람도 있지만, 들키면 전부 몰수된다. 운이 좋으면 수확의 40%를 산림관리원에게 준다는 약속으로 묵인받는다."

생산자인 농민의 굶주림은, 수탈과 통제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강지원)

※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