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유족 “北 정권 상대 승소로 북 책임 분명히 해 기뻐”

김한나 씨 "북한의 명백한 잘못,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신희석 "북한의 불법행위 또는 인권침해에 대한 소송이 계속될 것"
앵커:지난 2002년 북한의 도발로 벌어진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장병의 유족과 참전용사 8명이 북한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02년 서해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군의 기습으로 발발한 제2연평해전. 한국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3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장병의 유족과 참전용사 8명이 북한 정권의 불법행위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북한과 김정은 총비서가 원고들에게 1인당 2천만 원, 미화로 1만5천여 달러의 배상금과 한국 법이 규정한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북한은 한국의 헌법과 국내법 상 국가로 인정되지 않는 반국가단체로 비법인 사단으로서 당사자 능력이 인정되고 이 사건 불법행위에 대한 재판권이 한국 법원에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의 배우자 김한나 씨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북한의 책임을 역사에 남기고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2연평해전 발발 20주년인 올해 북한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겨 당시 해전이 우발적 사고가 아닌 북한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기록에 남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김한나 씨: 분명히 저들은 준비를 해가지고 왔고 쳐들어왔고 우리 구역 안으로 들어와서 그 일을 벌였어요. 전쟁을 치렀잖아요… 저는 그것을 꼭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책임 소재가 분명히 북한 정권에 있고 그런 일을 지시한 사람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승소 판결이 나서 너무 기뻐요.

인권조사기록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판결은 북한의 행위에 대한 기록 보존뿐 아니라 피해자들의 심리적 구제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법률분석관: 법원 기록이라는 것은 계속 남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상황을 기록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이 피해자 구제를 안할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적어도 한국 법원에서 북한의 이런 행위는 불법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이에 대한 배상을 명령했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인 구제, 보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한국 내 탈북 국군포로에 이어 납북피해자 가족들도 북한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북한 정권 상대의 소송이 진행된 만큼 앞으로도 북한의 불법행위 또는 인권침해에 대한 소송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긴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실제로 수령할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지난 2020년 7월 한국 내에서 최초로 북한 정권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긴 탈북 국군포로 한 씨와 노 씨의 경우 각각 2천1백만 원, 미화로 약 1만6천 달러의 배상금을 한국 내 북한 저작권료로 지급받게 됐지만 이를 관리하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즉 경문협이 배상금 지급을 거부해 추심금 청구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탈북 국군포로 측 법률대리인인 엄태섭 변호사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추심금 청구 소송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승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을 채권, 채무를 가질 수 있는 당사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추심금 청구 소송 1심에서 본안 재판부의 판결과는 모순된 판결이 내려져 2심에서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엄태섭 변호사: 북한을 채권, 채무를 가질 수 있는 당사자로서, 법인격이 있는 주체로서 인정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됐던 건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본안 판결을 냈던 법원 재판부는 그 점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심급의 다른 법원에서 그 점을 인정하지 않고 추심금 청구 소송에서 불리한 결과를 이야기한 것이었습니다. 이것만 놓고 보더라도 모순된 판결을 했기 때문에 이 점은 항소심, 심급이 높은 2심에서 분명히 바로잡힐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항소장을 제출한 탈북 국군포로 측은 항소심의 변론기일 지정이 지연되자 지난 7월 변론기일 지정 신청서를 제출한 상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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