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상륙작전 훈련하라고?
이재명 의원은 합참의장이 정면 반박하자 “말이라고 하나”라고 막말을 한다. 군의 최고 선임자를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무신난(武臣亂)’을 부른 고려라면 모를까 문명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음 대화는 코미디 수준이다.
이: 남해에서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전에는 남해에서 했잖습니까?
김: 북한의 잠수함이 활동하는 지역은 남해가 아니라 동해 지역으로 예상해서 작전이 예상되는 지역에서, 해역에서 하는 것입니다.
이: 그러면 필요가 있으면 언제든지 일본 자위대와 합동훈련하고 실제 상황이 벌어지면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와서 작전해도 된다고 보시는 겁니까?
김: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은, 임의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고 그런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지만”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발언이 반영된 겁니까?
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잠수함이 활동하지 않는 남해에서 훈련하라는 이재명 대표의 질책은 사막에서 상륙작전 훈련하라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동해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잠수함 작전을 방해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재명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속내를 드러낸다.
“군사 대응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의 마음이 중요한데, 지금 일본과의 관계가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이어질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일본의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했다고 할 근거가 될 수도 있는 이런 일들을 하필 왜 독도 근처에서 해서 국민들께 우려하게 하느냐 이 말씀을 드린 건데 각별히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중국과 북한이 싫어하고, 한국인의 안전엔 필수적인 한·미·일 동맹 강화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여기에 합참의장은 이렇게 답했다.
“추가적으로 답변을 드리면, 일본에 우리 군이 끌려가면서 훈련한 것은 없다, 우리가 충분한 생각과 판단을 가지고 훈련하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여러 가지 제반 의견과 국민적인 정서, 생각들, 의견들을 판단해가면서… (마이크 꺼짐)”
“한·미·일 군사훈련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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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저수지에서 미니 SLBM을 쏘아 올리는 등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다음 날인 10월 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재명 대표는 한·미·일 동맹을 반일종족주의식 선동으로 공격한다. 북한이 발작적으로 미사일을 쏘고 있고, 한국이 재래식 무기로 공격해도 핵무기를 쓰겠다는 법을 만든 준전시(準戰時)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는 김정은 편에 서서 대한민국을 공격하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발언록은 그가 국군통수권자가 되는 길을 가로막을 증거로 남게 될 것이다. 그래서 좀 길지만 기록으로 남겨두기 위하여 소개한다.
“우리가 보통 ‘안보가 경제다, 평화가 경제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지금 안보 불안이 참으로 심각합니다. 안보 불안은 곧 경제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우리 국민들 사이에 이러다가 혹시 다시 국지전이나 전쟁 벌어지는 것 아니냐, 이런 걱정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 국민들에게 이런 걱정을 하게 합니까? (중략) 일본 헌법조차도 자위대는 군대가 아니다, 교전권이 없다라고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국군이 미군과 함께 한·미 군사훈련하는 거야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런데 일본을 끌어들여서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습니까?”
전쟁 위협은 북한이 하는데 이재명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도발이라도 했다는 듯이 말한다.
“지금 한·미·일 군사동맹이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한·미·일 군사동맹 원치 않습니다. 그게 이 한반도 정세에 엄청난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 이게 결국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일 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본의 자위대를 군대로 공식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고 일본의 군사대국화, 보통국가화를 떠받쳐 줄 수 있는 한·미·일 군사 합동훈련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명백하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이재명 의원은 “일본을 끌어들여서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하면”이라고 했는데 미국이 권한 연합훈련임을 알고도 “끌어들여서”란 표현을 쓴 것이다. 적개심까지 느껴지는, 김정은식 말투이다. 국민들이 원치 않는 연합훈련이니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는 말은 한반도에서 김정은이나 주사파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 자신의 반역적 사고(思考)를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생존의 몸부림이 ‘극단적인 친일’?
“저는 이게 윤석열 현 대통령께서 전에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에 한반도에 들어올 수도 있지만’이라고 말했던 것이 현실화된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됩니다. 이거 외교 참사에 이은 국방 참사입니다. 도대체 각 영역에서 이렇게 국정을 엉망으로 흐트러뜨리고 망가뜨려서 대체 어떡하겠다는 겁니까? 지금 이 혼란의 와중에 일본을 한반도로 끌어들이자는 것입니까, 일본군을?
그리고 특히 문제는 이게 독도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정보훈련을 하더라도 또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한 제주도 남쪽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독도 근처에 와서 한·미·일 군사 합동훈련을 하는 것입니까? 제가 어제 그 문제를 지적한 직후에, 오후에 또 군사훈련을 대놓고 했습니다. 저는 이게 대한민국의 군사안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군사이익을 지켜주는 행위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야말로 극단적 친일 행위다, 대일(對日) 굴욕 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국방 아니냐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로 심각합니다. 갈수록 한반도에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에 7차 핵실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계속 강대강 일변도의 대결적인 안보 정책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진정한 국방력은 평화입니다. 평화를 해치는 것이 안보일 수가 없습니다. 어떤 게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미·일 군사 합동훈련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명백하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는 말은 김정은이 써준 대로 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역적이고 충격적이다. “이심정심(李心正心), 이재명의 생각이 곧 김정은 생각이다”는 김기현 의원의 말과 표트르 3세가 떠오르는 이유이다.
한·미·일 연합훈련으로 가장 큰 득을 보는 곳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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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7월 한국군과의 훈련을 위해 부산항에 반입되는 미군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주일미군 부대에서 들여온 것이다. 사진=주일미군 홈페이지 |
이재명 의원이 김정은 입장에 서서 트집 잡은 한·미·일 연합훈련은 수색 구조, 미사일 탐지·추적, 대(對)잠수함 작전이 주된 목적이다. 수색 구조 훈련은 인도주의적인 성격으로 국민 정서에 대한 부담이 적어 2011년부터 실시되고 있다. 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은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자 세 나라 모두 필요성에 공감, 2016년 6월 시작됐다. 한국도 동해상에서 이지스함을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 정보를 수집해왔지만 일본은 이지스함이 14척이고(한국은 3척) 미국은 수십 척이라 서로 정보 공유를 하면 한국이 특히 도움을 많이 받는다. 이지스함은 1000km 떨어진 곳에서도 적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할 수 있다. 3국의 미사일 경보 훈련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이후에도 거의 매년 실시됐지만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대잠(對潛) 훈련은 2017년 4월 처음으로 실시됐다. 북한이 북극성-1형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하자 동해상에서 SLBM 탑재 잠수함을 잡기 위한 훈련을 한 것이다. 일본은 미국을 제외하곤 세계에서 가장 많은 P-3C 등 해상초계기(100대 이상)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도 동북아 지역 잠수함 대응 작전은 일본에 상당히 기댄다. 동해는 수심이 깊어 잠수함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3국 간 협력과 훈련이 필수적이다. 한·미·일 연합훈련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쪽은 한국이란 이야기이다. 이를 친일이라고 매도하는 이가 김정은이 아니라 이재명이란 점에서 충격적인 것이다. 한·미·일 대잠 훈련은 2017년 4월에 이어 지난 9월 말 두 번째로 실시됐다.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 대사는 미 언론 인터뷰에서 “대잠수함전은 매우 복잡하고 진화하는 영역으로 역내의 어떤 상황에서도 해상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3국이 협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일본은 한국의 든든한 후방
한·미·일 3국 훈련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增援) 병력의 발진기지가 일본에 있다는 점에서도 필수적이다. 유엔군 전방사령부는 한국에 있지만 후방사령부는 일본에 있다. 일본에 있는 7개 미군기지가 유엔사 후방기지 역할을 한다. 항모 레이건함 등이 정박하는 미 7함대 모항인 요코스카(해군 기지)를 비롯, 사세보(해군 기지), 캠프 자마(육군 기지), 요코다(공군 기지) 기지,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공군 기지), 후텐마(해병대 기지), 화이트비치(해군 기지) 기지.
5만 명 이상의 병력과 수십 척의 군함과 수백 대의 전투기가 이들 기지에서 유사시 한국으로 출동할 태세인데, 일본의 협조가 없으면 출동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국과 일본은 군사동맹국이 아니지만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으로 미국이 중간에서 연결해주기에 한·미·일 동맹이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과 이재명이 수십 년간 작동하고 있는 한·미·일 동맹을 부정하는 것은 현실 부정인 동시에 중국·러시아·북한 편으로 기울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한다. 아시아 대륙의 세 독재국가 입장에선 한·미보다 한·미·일이 연합 대응하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고 이런 생각이 도발을 사전에 막는 억지력이다.
한·미·일 훈련은 북한의 후견국인 중국에 특히 압박 요소이다. 북한이 도발할수록 한·미·일이 공동 대응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을 견제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이재명에게 이런 설명을 해주는 측근이 없든지 있어도 듣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다른 자리는 몰라도 국군통수권자가 될 꿈은 접어야 할 것이다.
6·25 남침 10일 뒤 일본에 주둔하던 미 24사단 선발대가 오산 근방에서 처음으로 북한군과 교전한다. 열흘 만에 미군 참전이 가능했던 것은 일본에 미군이 주둔, 후방기지 역할을 했던 덕분이다. 일본이 한국전으로 돈을 많이 번 이유는 유엔군의 전쟁 수행을 성공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미·일 동맹이 건재하면 한국은 일본이란 든든한 후방기지를 공짜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배 아파 하는 이는 김정은, 시진핑, 푸틴, 그리고 이재명 정도이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월 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경험 없는 젤렌스키가 푸틴을 자극, 전쟁을 불러들였다”고 막말을 했다가 역풍을 맞아 이게 낙선의 한 요인이 되었다. 푸틴과 김정은은 공개적으로 핵 사용을 들먹이며 협박하는 유이(唯二)한 존재이고 이재명은 이 두 독재자를 편드는 유일한 자유 진영 정치인이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