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2년 ‘올해의 국가’로 우크라이나를 선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0일 발행된 최신호에서 “평소와 같으면 올해의 국가 선정 과정이 매우 어렵지만 올해의 경우는 선정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당연한 결과였다”며 “우크라이나밖에 될 수가 없다”고 했다.
이 잡지는 올해의 국가로 선정되는 국가는 지난 12개월간 가장 큰 발전을 이뤄낸 국가인 경우가 많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고 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크게 악화됐고 많은 사람이 숨졌다는 것이었다. 도시들은 파괴되고 수백만이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만 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제도 평소보다 30% 가량 악화됐고 많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그럼에도 우크라이나는 총 네 가지 부문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고 했다. 첫 번째는 ‘영웅심(heroism)’이었다. 러시아의 침략이 진행되자 많은 사람들은 우크라이나가 쉽게 패배할 것이고 군부의 이탈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우크라이나의 군대가 쉽게 무너질 것으로 예상했고 그런 이유에서 충분한 식량도 없이 러시아 군사들에게 정복(正服)을 입힌 채 우크라이나에 보냈었다고 했다. 침략이 시작된 얼마 후에 바로 승전식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오산이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는 예상과 달리 맞서 싸우는 것을 선택했다고 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세계를 향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탈출 수단이 아니라 탄약이다”라며 도움을 호소했다고 했다. 교수 등 엘리트 집단은 물론, 배관공과 톱스타들이 줄을 이어 입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가 꼽은 두 번째 항목은 우크라이나가 ‘기발한 모습(ingenuity)’을 보여줬다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군대의 약점을 간파하고 이들의 연료 및 탄약 공급망을 폭파시켰다고 했다. 또한 서방세계가 지원한 군수물자를 사용하는 법을 빠른 시간 안에 터득했다고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정보전에서도 앞서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의 ‘회복력(resilience)’을 또 하나의 성과로 꼽았다. 수돗물 공급이 끊기자 눈을 녹여 물을 만들어냈고, 전기 공급이 중단되자 디젤 발전 시설이 있는 카페나 사무실에서 몸을 녹이고 생활을 이어갔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전쟁범죄에 맞서 똑같은 수준의 전쟁범죄를 자행하지 않은 점도 하나의 성과로 꼽았다. 러시아 군대는 민간인 거주 지역에 폭격을 여러 차례 가했고 포로들을 고문하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 포로들은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았었다고 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향해 또 하나의 ‘나치 국가’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런 방식으로 보여줬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었다. 이 잡지는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에 부패와 같은 여러 결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전쟁 발발 전부터 이들은 푸틴의 야욕에 맞서 싸웠고 침략 후에는 더욱 격렬하게 맞서고 있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폭군에 맞서며 이웃 국가들을 지켜냈다고도 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정복했다면 그가 몰도바나 그루지아(조지아), 혹은 다른 발트해 국가들을 차례로 위협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약자를 괴롭히는 거대한 국가를 향해서도 약자가 대항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런 모습이 약탈적인 이웃 국가를 상대하고 있는 대만과 같은 나라에 ‘영감(靈感:inspiration)’을 줬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폭군들은 그들의 악행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내어놓고 공포심(테러)을 통해 이들의 의지를 실현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는 거짓말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게 할 수 있고 이런 테러에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우크라이나인들의 투쟁은 아직 나아가야 할 길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2022년 이들이 보여준 하나의 사례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기사를 “Slava Ukraini!”라는 우크라이나 군대 용어로 마무리했다. 이는 영어로 번역하면 “Glory to Ukraine!”이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