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러시아 장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공원산책(A walk in the park)'이 될 것이라고 부하들에게 예언했다. 1년 후 러시아는 도살장에서 허둥대고 있다. 약20만 명의 러시아군이 죽거나 다쳤다. 러시아 병력의 반인 약30만 명이 전선에 배치되었는데도 돌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차 대전의 서부전선과 흡사한 살육의 참호전이 이어지고 있다. 1주안에 떨어질 것이라고 보았던 키이우는 건재하고 미국 대통령이 방문할 정도가 되었다. 러시아 깃발이 아니라 성조기가 휘날린다. CNN은 戰勢를 바꾼 세 가지 무기를 꼽았다. 미국이 제공한 휴대용 對전차 미사일 재블린, 고속기동로켓포(HIMARS), 그리고 터키제 드론. 이제 독일 미국제 전차 등이 들어가고 있다.
코미디언 출신 볼로드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해외탈출 권유를 거부하고 처칠 같은 전쟁 지도자로 거듭 났다.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가 일어났다. NATO와 EU가 미국과 함께 결사抗戰에 무기지원으로 대응하면서 결속력을 유지하였다. 1961년 드골이 케네디에게 월남전에 말려들지 말라고 충고하면서 했던 말 그대로였다. '국민 전체가 들고 일어나면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이길 수가 없다.'
푸틴은, 독립된 민주국가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애국심을 무시한 대가를 아직 치르지 않고 있다. 서방의 경제제재를 잘 견디고 있는 편이다. 중국 인도 터키 이란 북한이 돕고 있다. 이란과 북한은 무기를 팔고 있다. 러시아의 민심은 겉으론 푸틴 지지이지만 불만과 균열은 깊어가고 있다. 30만 명의 강제징집을 피해서 젊은이들이 해외로 달아나고 죄수들까지 전선에 투입, 총알받이 역할을 맡긴다.
약5만 명의 죄수들이 현역복무의 대가로 잔여 형기를 면제해준다는 유혹에 넘어가 지원, 제대로 된 훈련도 받지 못하고 돌격의 최선봉에 투입되고 있다. 돌격 명령에 불응하면 사살이다. 전선은 대체로 교착상태이다.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중이다. 미국은 그런 정보를 흘려 압박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만약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대주었는데도 이기지 못하면 권위실추는 심각할 것이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의 결속만으론 이길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유럽과 미국의 여론이 전쟁반대로 돌 것이란 푸틴의 기대는 빗나갔다. 러시아 가스에 의존하던 유럽 나라들이 代替에너지源을 찾아 빠르게 적응했다. 러시아가 가장 두려워한 독일의 태도변화, 즉 적극적 우크라이나 지원은 장기적으로 러시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커질 것이다.
중국이 휴전협상을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거절하고 다른 나라는 의심한다. 러시아는 현위치 휴전을 원하겠지만 젤렌스키는 2014년에 빼앗긴 크림 반도까지 탈환하려 한다. 韓國戰式 휴전 방안이 거론된다. 당시 李承晩 대통령은 韓美동맹이란 보장을 받고 휴전에 동의하였다. 젤렌스키도 서방이 휴전과 함께 NATO 가입을 약속한다면 생각이 달라질지 모른다. 푸틴은 전쟁결정의 목표를,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영구적으로 저지하는 데 두었으므로 휴전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외교는 戰場에서 결정된다.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압도적으로 戰勢를 결정한다면 외교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러시아는 패배로 몰리면 핵무기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몰리면 NATO와 미국은 전투기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푸틴이 암살되거나 실각한다면 전쟁은 끝날 가능성이 높다. 1953년 3월 스탈린의 죽음이 한국전을 종식시킨 것과 비슷한 상황이 가장 바람직하다.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지원을 결심하면 미국과 NATO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고 이는 韓中경제 관계에 크나큰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물론 韓美日 동맹관계 속에서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進路는 뻔하다.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자유동맹 편에 서서 장기적 國益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新冷戰의 문이 열리면 한국인의 활동공간은 좁혀질 것이다.
한국전은 3년 만에 휴전되었다. 월남은 전쟁 30년 만에 공산통일로 귀결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교착상태에서 의외로 오래 갈지 모른다. 시작하기는 쉽지만 끝내기는 어려운 것이 전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