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대북 교섭재개 가능성 희박…억지·방어 강화해야”

신각수 “북한이 3대 세습에 의한 전체주의 고수하는 한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은 실현 불가능”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가운데)이 7일 '한미동맹 70주년 그리고 미래'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RFA Photo
앵커:한국의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당분간 북한과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이 없다며 대북 억지, 방어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이명수 의원과 민간 통일운동 단체인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이 7일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한미동맹 70주년 그리고 미래' 포럼. 발제에 나선 신각수 전 외교부 차관은 “2017년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빠른 속도로 고도화됐다”며 “북한은 멀지 않은 미래에 2차 공격 능력을 갖춘 사실상의 핵무장 국가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신 전 차관은 또 “현재 북한은 완강한 교섭 거부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쉽게 교섭이 재개될 전망이 없고 교섭이 재개되더라도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북한의 입장인 ‘제한된 비핵화’보다 진전된 입장을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신 전 차관은 “현실에 맞춘 냉정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비핵화 정책을 견지하되 억지와 방어의 강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3축 체제는 재래식 무기에 의존하고 북한의 오판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며 “미국의 핵 자산에 의존하는 확장억지가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한미 워싱턴선언을 통해 확장억지의 신뢰성을 높이는데는 진전을 이뤘지만 억지 능력 제고 면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향후 북한의 전술핵 부대배치 운용 등을 계기로 억지력 증대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신 전 차관은 강조했습니다.

신각수 전 한국 외교부 차관: 능력면에서는 이제 북한이 거의 2차 공격 능력을 가진 사실상의 핵무장 국가로 가기 위한 거의 8부 내지 9부 능선을 넘어선 상태인 것 같고요. 고도화된 핵 위협에 대해서 어떻게 억제하고 억제가 실패하면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즉 억지와 방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하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어떤 전략적인 계산을 바꿔서 비핵화 교섭에 나오도록 하는 그런 방법밖에 지금 없는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신 전 차관은 “북한 경제는 코로나 방역을 위한 국경봉쇄가 점차 완화되면 관광 등으로 조금 숨통이 트일 순 있겠지만 근본적인 개혁과 본격적인 외부 수혈이 없는 한 ‘버티기’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 전 차관은 또 “헌법 제4조에 규정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따른 평화적 통일정책은 통일의 최종 결과가 헌법의 기본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 평화주의 등이 북한에 적용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북한이 3대 세습에 의한 유일사상의 전체주의를 고수하는 한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은 실현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신 전 차관은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데 인권 개선도 중요하다”며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포럼 토론자로 나선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는 “‘핵무기 보유 자체가 체제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구소련의 붕괴 과정에서 검증된 진리”라며 “북한 내구력의 약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백 석좌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는 갖고 있지만 내구력이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다”면서 “내구력 약화가 누적돼 북한 체제가 급변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국가 차원의 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 북한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판단을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저는 북한의 내구력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는 그런 부분도 우리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 석좌교수는 이와 함께 “정부 간 접촉 노력을 다각적으로 전개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대북특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대북특사는 북측 지도자에게 당당하게 비핵화를 요구할 수 있는 인사가 적합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포럼의 또 다른 토론자인 신진 충남대 교수는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은 선양에 있는 중국 집단군을 북한에 파병해 친중 정권을 수립하려고 할 것이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을 전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신 교수는 “이러한 강대국의 갈등 과정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개입해 북한 주민의 정치적 의사결정을 통한 통일한국의 방식을 결정하라고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이때 한국이 북한에게 제시할 매력적인 통일한국이란 어떤 것이 되어야 할지, 통일 과정에서 북한 주민들이 선호하는 통일의 과정과 목표는 무엇이 되어야 할지 등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정경영 한양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한국과 미국이 각각 대통령 직속 동맹통일전략위원회를 설치해 우발사태에 대처하고 통일로 가는 포괄적 시행계획을 발전시킬 것을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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