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북한이 최근 화물선을 통해 컨테이너 1천 개 분량의 무기를 러시아에 지원한 사실을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가운데, 이들 컨테이너에 최대 50만 발의 포탄이 있었을 것이라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가 23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에스토니아 방위군(EDF) 정보센터의 앤트 키비셀그 대령은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1천 개의 탄약을 컨테이너에 선적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각 컨테이너에 300~500개의 포탄이 들어갈 수 있기에, 북한이 러시아에 30~50만 개의 포탄을 제공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포탄은) 러시아가 현재 하루에 약 1만 발의 포탄을 소비하는 비율로 계산하면 최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라며 “러시아에 아직 400만 개의 포탄이 남아 있기에, (북한이 지원한 포탄 등으로) 최소 1년 동안 ‘저강도’ (low intensity) 전쟁에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가 페트로 체르니크 대령 역시 “러시아군이 현재 하루에 1만 ~1만 5천 발의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며 “이는 2022년 여름 당시 하루 4만 5천~ 8만 발을 발사했던 때보다 훨씬 낮은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ISW는 “러시아와 북한이 9월에 공식적인 군사기술 협력을 시작한 이후 주로 포탄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수송량이 급증했다는 것이 소식통과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로 포탄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ISW는 “러시아의 국내 포탄 생산과 북한으로부터의 포탄 수입 증가로 인해 러시아군은 2022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2024년에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충분한 화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메이슨 클라크 ISW 수석 연구원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러시아로 선적한 화물의 정확한 내용물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이러한 화물에는 구 소련 시기 생산된 포탄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제공한 포탄은 평균보다 높은 실패율을 가질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러시아군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분석은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군수품이 소형 화기와 같은 것들이며, 또한 포탄도 실패율이 높을 가능성이 있어서 전쟁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와 상반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클라크 수석 연구원은 “우리는 북한이 소형 무기 탄약만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하지 않으며, 포탄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13일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장비와 군수품’(equipment and munitions)을 포함해 컨테이너 1천여 개를 제공했는데, 여기서 ‘군수품’은 포탄을 의미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러 간 무기 거래를 규탄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성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인도 태평양과 유럽 및 전 세계의 안정과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성미 차석대사: 북한을 오가는 모든 무기 이전과 기술 협력, 모든 대량살상무기 및 우주 발사체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직접 위반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이 이러한 불법 활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편 러시아와 북한은 무기 거래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최근(20일) 러시아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북러 무기거래 관련 미국의 주장에 대해 ‘소문’(rumors)이라며 “미국이 계속 모두를 비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인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도 지난 16일 유엔에서 “미국의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면서 “북한의 이미지를 먹칠하기 위한 정치적인 허위 정보 선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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