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이 본 한국 보수의 문제점

反共보수의 경직성을 이준석이 타파하는가 했는데!


탈북민이 이런 글을 쓴다고 주제넘은 짓이라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보수라면 내가 지적하고 싶었던 한국 보수의 첫 번째 문제점이기도 하다. 과연 무엇이 그렇게 우월한가? 상대적 우위의 근거는 무엇인가?

한국의 보수는 아집형이다. 좌파는 시대 변화를 좇아 사고나 행동도 임기응변인데 보수는 굳으면 굳힌 것을 자부한다. 그 우직함의 근간은 이데올로기이다. 요즘은 누구나 아는 실패한 공산주의를 끄집어내는 순간 공허하게 들릴 정도이다. 북한부터가 공산국가도 아닌 개인봉건 세습체제에 불과하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의 보수는 6.25전쟁 중이다.
왜? 솔직히 이성이 게을러서이다. 세상에 반공처럼 쉬운 정답이 어디 있는가. 그 단순함을 신념의 전부로 확신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그것도 하나의 거대한 보수 세력이라고 한다.

내가 외국에서 살면서 느꼈던 선진국형 보수는 좌파처럼 떼 지어 주장하는 전체주의 행태를 경멸한다.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이며 그 다양성과 조화의 질서에 적응돼 있다. 반면 한국에선 보수 원로가 팩트를 말해도 졸지에 배신자라고 비난한다. 좌파의 이념성을 비난하면서도 실은 본인들이 더 깊이 세뇌돼 있다. 가치 발굴과 창조의 연속은 싫고, 그냥 게으른 자가 근면한 자를 쉽게 내리까는 꼴통 문화이다.

원래 정상적인 한국 보수가 되려면 세계 10대 선진국의 국민답게 반공 보수에서 지성 보수로 일찍이 진화했어야 했다. 그게 진짜 권위이고 시대를 선도하는 의식 보수이다. 그런 성숙을 회피하니 지성 보수에 대한 존중과 훈련은 전혀 없이 그냥 목청 큰 사람이 무조건 큰 사람이다. 나이 많아서가 아니라 사고의 舊態가 보수의 고령화를 불러왔는데도, 아는 데도 반성이 없는 것이 더 한심하지 않은가. 당연히 방법론도 칙칙할 수밖에 없다.

칼라가 아닌 흑백이다. 좌파를 보라. 이념을 이념이라고 하지 않는다. 문화라고 하고, 우리 민족역사라고 하고, 그 우회 전술로 하다 못해 동네 맘카페라도 정복해서 설파 중이다. 사고가 유연하니 유행을 선도하는 젊은이들의 재치, 재미, 재능의 3재를 먼저 알고 제때에 활용할 줄도 안다. 그런 면에서 이준석 전 당 대표는 ‘국민의 힘’을 넘어 한국 보수의 한 역사이다.

보수가 젊은 세대에게 권한을 승계하는 처음 보는 포용과 아량이었다. 30대 당 대표로 黨도 保守도 回春했다. 쿨하게 그 정도로 만족하고 이왕 떠맡겼으면 기다려 볼 것이지 뭘 또 그리 노심초사인가. 젊은이답게 좀 튀면 어떤가? 막말로 재수 없으면 안 되는가? 그 정도의 발칙함도 인내하지 못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를 MZ세대에게 표를 호소할 자존심은 있는가?

기껏 있어봤자 ‘국민의 힘’ 하나여서 오갈 데 없는 보수 표심이 쏠릴 뿐이지 실은 그것도 제대로 된 보수정당인가? 민주당은 전과자도 당 대표로 모시는데 그 당은 자기들의 얼굴인 현직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아가지 않았는가. 도대체 지금 한국 보수의 가치는 무엇인가? 의식도 방법론도 전부 틀렸는데 오만의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이대로의 보수라면 한반도의 자유통일은 고사하고 반쪽짜리 자유정부라도 지켜낼지 의문이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 白丁 2023-12-06 오후 10:13

    이게 反共과 무슨 상관인가?

  • naidn 2023-12-05 오후 4:45

    천박하게 까부는 준석이를 좀 기다려 봐야 한다는 말이 일리가 있다.

  • 조남준 2023-12-05 오전 11:26

    오랫만에 정확하고,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고, 깊이 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계속 써주시길 기대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