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의 ‘망언’이 의료대란 국면에서 의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구 목적을 위해 기증된 해부용 시신(카데바)에 대해 “의대 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부족할 경우 수입도 고려하겠다”는 박 차관의 브리핑을 두고 의료계는 ‘시신 기증자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도 찾아볼 수 없는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박 차관은 21일 브리핑에서 한꺼번에 의대 정원이 2000명 늘어남에 따라 의학 교육을 위한 교수진 및 시설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부실한 교육이 우려된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카데바 부족으로 의대생들이 실습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에 그는 “카데바는 부족하지 않고 제도상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차관은 “해부 실습에 활용되는 카데바는 현재 병원에 기증자가 기증 의사를 표시하고, 그 기관에 시신을 기증함으로써 학생들이 그 카데바를 실습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재 과정”이라면서 “우리나라는 1년에 기증되는 카데바 수가 약 1200구 정도다. 실제로 의과대학에서 활용되고 있는 카데바 수는 800구 정도며 400구가 남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용되는 800구도 학교별 사정을 들여다보면 어떤 학교는 충분히 남아 돌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매우 부족한 학교가 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기증자가 특정 기관을 지정해 그 기관에만 활용되도록 하다 보니 다른 기관에서 (카데바를) 활용할 수 있는 경로가 지금 막혀 있는 것”이라며 “법령 개정을 통해 이 제도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증자가 특정 기관에 카데바를 기증하더라도, (카데바의 숫자가) 그 학교의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고도 남으면 그 카데바를 다른 학교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충분히 부족한 학교로 카데바의 재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현재 활용되지 않은 카데바가 또 400구가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부족하면 이 부분은 수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차관의 발언에 대해 의료계는 ‘사람의 신체 또는 시신은 물건처럼 사고 팔 수 있는 대상이 아닌데 마치 물건처럼 시신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경악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의대 A교수는 “해부는 사체를 조각조각 낱낱이 뜯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며, 오직 본인과 유족들의 동의에 의해서만 기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위하는 고인의 숭고한 뜻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시신 처리 및 보관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시신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박 차관의 발언은 의료 윤리 측면에서 끔찍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시신을 수입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나라 망신 수준의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대개 해부에 사용되는 시신 기증은 고인이 의학 발전을 위해 생전 기증 의사를 밝히면 기증을 원하는 의료기관을 지정하고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이뤄진다. 이후 시신을 인계받은 의대생, 전공의 임상 교수 등의 연구와 교육에 쓰여진다.
관련 기사에는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무연고 시신을 제외한 시신 기증은 보통 본인이나 가족이 의학 발전을 위해 치료 받은 특정 병원이나 돌봐준 의사에게 감사를 전하겠다는 것인데 정부가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가 있느냐”, “시신 기증을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런 발언이 나올 수 없다”, “보통 시신 기증하면서 기관을 지정하는 건 그 기관을 신뢰하고 공헌하기 위해서다. 내 시신이 한 곳에 곱게 안치되어 있는 것이 좋은데, 서울에서 제주로 비행기타고 시신을 옮기도록 하는 게 기증자가 원하는 것일까”등 어이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박 차관의 망언은 처음이 아니다. 공식 브리핑 자리에서 의사들을 ‘의새’라고 비하해 지칭하는가 하면, “의사가 남아 있지 않으면 전세기를 동원해 환자를 (해외로) 실어 날라 치료받게 하겠다”고 발언해 빈축을 샀다.
2월 브리핑에선 OECD의 인구 1천명당 의사수를 2021년 기준 2.1명(원래는 2.56명)으로 허위 발표해 고의적인 축소 논란이 일었고,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을 향해서는 ‘면허정지 처분’ 등 연일 협박성 발언을 쏟아니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박 차관만 경질해도 의료대란의 반은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관련 기사에 쏟아진 댓글 모음이다.
jinj****
정말 아무생각없는 사람들이구나..고인에 대한 예의는 온데간데 없고...시신이 물건이냐?? 여기갔다 저기갔다하게...수입이라는 표현까지 쓰다니 갈수록 놀랍다...하긴 저런사람들이니 묵묵히 본업에 충실한 의사샘들을 이렇게까지 짓밟고 또 짓밟았겄지...
j2hi****
진짜 할말이 있고 못할말이 있다 카데바는 기자재가 아니다 세브란스병원에 기증하고 싶은데 모자라다고 충북대 보낸다는 게 기증자 뜻에 맞냐?
dr_n****
시신기증했었는데 취소해달라고 했습니다. 시신기증취소금지 명령 내릴려나. 그렇게 의료발전 고민하시는 박민수2차관포함 보건복지부 전원이 각 학교 해부학교실에 시신기증의사 보내지 않으면 다시는 시신기증 생각 하지 않으렵니다. 시신기증하는 사람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예의가 없네요.
phb9****
ㅋㅋㅋ이젠 그냥 웃긴다ㅋㅋㅋㅋㅋ 뭐 대충 개구리해부로 대체하지그래?? 수술실 실습은 어쩔거? 수술방 하나에 열명 스무명씩 학생들 밀어넣게? 서로 밀치다가 환자 위로 엎어져서 환자 다죽겠네 ㅋㅋㅋㅋ
7yhj****
환자는 해외 실어나르고. 시체는 수입하고? 정말 대책없는 정책 맞구나. 도대체 몰위한 누굴위한 정책이냐
soig****
보통 시신 기증하면서 기관을 지정하는 건 그 기관을 신뢰하고 공헌하기 위해서이다. 내 시신이 한 곳에 곱게 안치되어 있는 것이 좋은데, 서울에서 제주로 비행기타고 시신을 옮기도록 하는 게 기증자가 원하는 것일까?
huma****
얼마나 사전준비 없이 그냥 지른 짓인지 계속 드러나네. 가르칠 교수 없다고 하니까 며칠 있다가 뜬금없이 천명 확보하겠다고 지르고, 카데바 부족하다고 하니까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하고...한심하다 한심해.
muto****
자기 시신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걸 원하는 기증자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시신을 기증할때 사람의 마음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한낱 시채로 여기는 정부 관계자들의 수준이 한심하다. 이런 상태에서 누가 자신을 해부실습용으로 기증할까?
mart****
대한민국의 진정한 의료발전을 위해 고인들의 숭고한 뜻이 깃든 시신기증이다. 불순한 목적으로 K의료 망친 것들이 어디다대고 물건다루듯 맘대로 이리 보내고 저리 보내겠다고? 그리고 듣자하니 카데바가 지금도 부족한 상황이라던데, 어디서 나온 숫자 1,200이냐? 하늘 무서운 줄 알아야지.
karm****
한해 삼천명 의대생이 800구 카데바로 공부할수 있었는데~지금 4백구 남으면 … 2천명 증원하면 400구로 공부할수 있냐? 셈이 안되는건가? 정신 차려라 정부!!!! 맨날 임시응변으로 여기저기 가져다 붙이지 말고!!!! 400구 중 연구처를 지정한 카데바 경우 고인한테 물어 볼 수도 없는데 고인 허락없이 정부가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도 마음대로 사용하겠다???? 참 이 정부의 바닥은 끝도 없구만!!!!
chim****
하는짓보면 공동묘지에 시체동원령 안내리는게 참 용타
sand****
지방 소규모 의대출신 의사입니다.소규모의 의대여도 카데바를 기증해주신 분들을 위한 위령탑이 있고 해부실습 시작할 때 위령탑에서 기증자를 위한 묵념을 하며 6명의 학생이 한 카데바로 실습하는 기간 동안 기증자의 시신임을 기억하며 정말 진지하게 다룹니다. 실습이 마치면 기증자의 유가족을 직접 모셔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차관은 이것을 알고 있다면 저런 소리를 할 수 있을까요.












보건복지부 차관이 말했다. "1년에 기증되는 카데카는 1200구 정도다. 의과대학에서 활용되고 있는 카데바는 800구 정도며 400구가 남는다. 어떤 학교는 남아 돌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부족한 경우도 있다. 부족할 경우 수입도 고려하겠다. 카데바는 부족하지 않고 제도상의 문제”. 차관으로서 아주 적절한 발언을 했다.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 트집 잡을 것을 트집 잡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