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海翁 金錫元 회장에 대한 回顧辭 全文

어제 있었던 국민대학교 명원박물관 성곡기념홀 개관 기념식에서 趙甲濟 대표는 故 海翁 金錫元 회장에 대한 回顧辭(회고사)를 했다. 全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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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해방둥이로 불리는 아이들이 태어났습니다. 54만 명이었습니다. 80년이 지난 이제 그들 가운데 딱 절반씩 이승과 저승으로 갈려 있습니다. 저는 이 세상의 사람으로서 오늘 저 세상에 계신 해옹 김석원 회장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세대에 대하여 말하고자 합니다.

많은 것을 이루시고도 "이 세상에 있는 것은 내 것이 하나도 없다"고 하셨다는 省谷 선생님 같은 선배 세대의 시대적 역할은 "Bridge over troubled water", 즉 이 험한 세상에 다리를 놓는 일이었습니다. 그 다리를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진격한 저희 해방둥이들은 배고픔을 아는 마지막 세대이고 풍요를 즐기는 첫 세대가 되었으며 가장 빨리 높게 멀리 달렸고 그래서 가장 크게 넘어지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세대의 선두 주자 김석원 회장 또한 성공과 실패의 숙명을 피할 수 없었고, 어려운 시기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고독감을 "나는 누구한테 사표 내야 하나"라고 하소연하셨다고 합니다.

해방둥이들의 전성기는 1980년대였습니다. 광주사태에서 시작하여 서울올림픽과 북방정책으로 마무리되는 위대한 逆轉의 10년간 해방둥이들은 40대로서 세계사적 대전환의 선봉이 되었습니다. 제가 김 회장을 만난 것도 80년대의 정중앙이던 1985년 여름, 40대 기수론을 취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가장 높은 수준의, 시대를 앞서간 교양인이셨고, 기업인, 스포츠맨, 국제인, 교육가, 언론인, 봉사자, 그리고 월남전 파병 해병대원으로서 그가 남긴 거대하고 다양한 유산과 기억들은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숨 쉬고 대한민국 文明건설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자본주의 체제로 건국한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기업인들이 새 역사 창조의 주인공이 되었고 이들의 奮鬪 덕분에 우리는 "The greatest story ever told", 즉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되었으며, 김석원 회장은 그 이야기의 필자 중 한 분이십니다. 아쉬운 것은 저희 세대가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앞선 세대의 勞苦를 제대로 기억 기록 기념하지 못하여 The greatest story ever told는 어느 새 The greatest story never told가 되어 버렸다는 점입니다.

한국 정치사에서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이셨던 省谷 선생님 앞에서 한국의 보수가 얼굴을 들지 못하게 만드는 상황이 지금 펼쳐지고 있습니다. 보수는 죽은 사람들과 살고 있는 사람들과 태어날 사람들을 이어주는 교양집단이어야 하는데 한미동맹에 의존하여 자주국방을 포기하고 漢字마저 버린 필연적 결과인 기억상실증으로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지난 여름 김석원 회장 추모식에서 "큰 인물의 진짜 승부는 관 뚜껑이 닫힌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고 그것은 기록과 기념의 싸움이 될 것이며 후손과 후배들이 어떻게 무엇을 계승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오늘 문을 연 성곡 기념홀은 한 家族에 대한 이야기를 現代史 속에 수놓은 기억과 기록의 공간으로서 특히 젊은 세대가 친근하게 드나들 수 있는 名所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소설가 李炳注 선생은 月光에 물들면 神話가 되고 太陽에 바래면 歷史가 된다는 名文을 남겼고, 마이 웨이로 유명한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The best is yet to come"이라고 묘비명에 썼습니다. 오늘 이 자리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 같은, 그 숨결을 느끼게 하는 김석원 회장에게도 최고의 순간은 미래의 일이며, 오늘은 그런 최고의 날들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런 좋은 날을 만들어주신 많은 분들에게 거듭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경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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