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거 거렁뱅이 같은 것들인데요"

김정일 육성증언 (5): "신 선생, 저건 다 가짜야. 거짓으로 하는 소리지요."
김정일의 육성테이프 - 반동분자 같은 놀라운 고백 60분(4)


4·金正日―申相玉·崔銀姬(1984·12·31)

대외선전 차원에서 다 들고 나가야지요

1984년 12월 31일 오후 金正日은 申相玉·崔銀姬씨를 중앙당사 내 자신의 사무실로 불렀습니다. 金正日은 바로 다음날인 새해 아침에 金日成이 두 사람을 면접할 것이라고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 자리에는 영화담당 최익규 부부장이 배석했습니다.

金正日 : 그래 그 영화 계획이 뭐냐 그래서 내가 영화 [춘향전] 최 여사하고 같이 볼 계획이다, 그랬더니 아 내가 지금 심심한데 빨리 좀 봐야겠다. 그 영화 좀 메고 와서 나하고 같이 보자, 그래서 같이 보았는데 대단히 만족해 하십니다. 대단히 만족해 하시고 이번 설날에는 어떻게든지 몇 년째 수령님께서 최여사 신년 축하편지도 매해 받으셨다고 하시면서 그래서 이번에 그 전에 밑에 놈들한테 기대 걸지 말고 내 직접 이번 설날에 아침에 만나 보겠다, 이렇게 교시 계셨습니다. 그래서 내일 아마 내일 만나시게 될 것 같습니다. 만나시게 되면 그래 하여간 우리 부강한, 우리 조선을 우해서 헌신분투하겠다고 결의만 하시면 힘껏 고무해주시리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최익규에게) 이번에 어떻게 몇 코피나 떠?(춘향전 필름의 카피본 제작 개수를 물었음)

최익규 : 지금 여섯 코피 떴습니다.
金正日 : 왜 이제, 일본에서 떠야 되나?
申相玉 : 예, 어제 아침에 일본에 부탁은 했습니다.

金正日 : 아니 아니 몇 코피 떠야 되냐구. 한 2백 코피 뜨고 이 저 소련에 소련에 중앙아시아, 우리나라보다도 동남아도 대여섯 판 내보내고 이 소련에 원동에 있는 조선사람들, 그 다음에 중앙아시아에 있는 조선 사람들, 중국 동북에 있는 조선 민족들, 이거 이거 많이 선전해야 됩니다. 우리도 무슨 그런 문학이 없는 민족이라고 이렇게 생각하?때문에 다 이젠 다들 보게 해서 자꾸 이런 건 내보내는 게 좋습니다. 내보내는 게 좋고, 그 새 뭐 영국 런던 영화축제도 있었고 그 다음에 또 최여사께서 또 수술도 이렇게 큰 수술, 수술이라는 게 뭐 말이 수술이라고 사실은 목을 내맡기는 거나 같은 그거 큰 건데 솔직히 말하면 은근히 걱정도 많이 저희들은 했습니다. 봉화진료소 내 어저께 남인 소장한테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자기네는 이런 아직 그런 선진국적인 것 아직 파악이 없다고 실습도 많이 나가는데 아직 파악이 없다구. 그런데 실제로 자기네 내부 자체도 큰 일 날 뻔했다고 해요. 다행히도 외국가서 걸려도 걸린 게 천만다행이라고 그래. 허허허허….

崔銀姬 : 과장이 직접 집도했는데요. 아주 굉장히 기술적으로도 능하지만 수술한 다음에 치료방법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申相玉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하여간 그냥 뚫고 나가겠습니다.
金正日 : 그거 대외 선전적인 견지에서 그거 할 수 있지 않은가.
申相玉 : 뭐 국내판 아니라도….
金正日 : 그거 하십시요. 자신 있으면…
申相玉 : 국내판은 국내판대로 또 만들구요.
金正日 : 자신있으면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申相玉 : 그런데 이 정당하게 정상적인 작품만 자꾸 들고 나가 가지고 이 시장을 침투 못하겠습니다.

金正日 : 나쁘지 않습니다. 나쁘지 않고, 그 저 능력과 영향 관계인데 그 저 최대한으로 보장하고 만약에 결심이 나면 하나도 신경 쓸 거 없어…. 우리나라에서 뭐 우리나라 미관에 어떻게 맞겠는가 안맞겠는가 생각하지 마시고 그 어디까지나 대외 그 저 대외선전적인 견지에서 볼 때 거저 자신있는 것 다 들고 나가야지. 내년도에 선이 해결되면 MBC까지 보셔야 되겠습니다. 요새 텔레비 그 보면 그 뭐 사극이라 해가지고 또 뭐 많이 개발해 나오는데…. 申相玉 : [춘향전]은 끝났죠? 인제.
金正日 : 예.
申相玉 : 꽤 오래 하드만요. 그걸 좀 봐야 감각을 잡겠는데…. 아주 오래돼서 허허.
金正日 : 역시 그 저 보면 다 그 전에 그저 판치는 게 그저 여자들 보면 거저 사미자 또래들 역시 그 또래죠.


5·金日成―申相玉·崔銀姬 대화(1985·1·1)

남조선 썩은 제도를 당장 맡으라고 해도 곤란해

1985년 1월 1일 아침 흔히 주석궁으로 불리는 평양의 금수산 의사당에서는 신년 축하연회가 열렸습니다. 申相玉씨와 崔銀姬씨는 접견실로 안내되어 처음으로 金日成과 대화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金日成의 처 김성애(金聖愛)도 있었습니다. 이 대화도 崔銀姬씨가 손가방 안에 넣은 소형 녹음기로 담은 것입니다. 이 날 대화에서 金日成은 5백억 달러의 외채를 지고 있는 한국과 10억 달러의 빚을 진 북한을 비교하면서 자랑을 하고 있습니다. 金日成은 또 남북한이 하나의 연방국가로 UN에 가입해야 하겠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그 뒤 10년, 국제환경의 변화에 밀려 북한은 결국 대한민국과 함께 UN에 따로 가입하게 되었고 경제는 파산해버렸습니다. 이 날 金日成이 보여주었던 자신감과 낙관은, 아첨꾼에게 둘러 싸여 세상 물정을 모르게 된 늙은 독재자의 오판으로 판명된 셈입니다.

金日成 : 뭐 수술했다는 것 일 없어요(괜찮아요)?:
崔銀姬 : 네, 일 없습니다.
金日成 : 건강하세요?
崔銀姬 : 네, 감사합니다.
金日成 : 웽그리아(헝가리)에서 했어요? 수술.
崔銀姬 : 네.
金日成 : 申감독도 이제 나이가 어떻게 돼?
申相玉 : 쉰 여덟입니다.
金日成 : 어 쉰 여덟. 이제 오래지 않아 예순살이 되겠구만. 이제까지 한 작품들 다 훌륭했습니다. [돌아오지 않는 밀사], [탈출기], 새로 나온 [춘향전]도 좋았고, 춘향전 또 뭐야 난 이름을 잘 기억 못하겠는데….

金聖愛 : [붉은 날개]…
金日成 : 뭐야?
金聖愛 : [붉은 날개]…
金日成 : 어 [붉은 날개]…
金聖愛 : [높은 영마루]…
崔銀姬 : [철길따라 천만리]…

金日成 : 지금 우리 평화통일 주장하는데 지금 자꾸 접촉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최근에 뭐이가 이원경이라고 하는 외무장관이 발트하임 보고 말하기를 두 개 조선이 UN에 가입해야 된다. 그러면 국제적으로 우리 조선을 영원히 분열시켜 놓겠다. … 그러지 말구 우리 주장하는 건 남조선 제도는 그대로 두고 북조선 제도도 그대로 두고 서로 자치를 하면서 한 개의 나라 두 개의 정부를 연방해서 한 개의 나라로 만들어 가지고 UN에 가입하믄 그 앞으로는 어떻게 되든지간에 이 국제적으로 분열된 조선을 영구화시키는 것은 아니거든.(중략)

그런데 이 양반들이 뭐 에, 지금 레간(레이건)이가 연설하는 거 어제 말들을 보고 들어보니까 레간이라는 사람도 어폐가 있단 말이야. 두 개의 나라라고 말하지 않소? 두 개의 나라라고. 우리야 한 개의 나라 두 개의 정권 이걸 명백히 해야 돼. 그러니까 두 개의 정부를 시인토록 하는 데 이거 하믄 그저 연방정부 만들어 가지고 조선을 고려하고 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뭐 상대방에서 좋은 의견이 나오지 않으면 좋은 이름도 좋고. 그러나 신라라는 이름은 아마 우리에게 적합치 않아. 신라라는 건 왜 그런고 하니 우리 그 역사적으로 보면 당나라 하고 비밀리에 연합해가지고서 이 백제를 치고 고구려를 쳐서 망하게 해서 승리한 게란 말이요. 당나라하고. 그 다음에 신라식 통일이라고 하는 박정희의 그 논조도 우리는 찬성하지 않고 저 아마 신 동지는 역사를 잘 알겠지.(중략)

그러니까 서로 누가 누구를 먹을 내기하지 말고 서로 그 제도를 그대로 두고, 자본주의는 남조선에 경우에서는 그 썩은 제도를 당장 맡으라고 하기에도 곤란해. 5백억 달러의 빚을 졌어. 5백억 달러의. 5백억 달러라는 게 당신 생각해 보오. 간단한 문제가 아니란 말이요. 우리들은 어떤가 하니 한 10억 달러 빚진 것도 그것도 돈벌이를 해서 금년에 물고 명년에는 다 없애버리자고 하는데, 그것도 공짜 이자가 나가지 않아. 공짜. 우쯔노미야 도꾸마(일본 국회의원)가 나보고 와서 무어라고 그러는가 하니 자기가 남조선에다가, 너 남조선에다가 숱한 돈 자꾸 대주지 않는가 그러니까 그거 대준 게 이자만 물어도 거저 일년 이자밖에 안된다고, 이자!

정치국원 : 위대한 수령님 만수무강을 축원합니다.

金日成 : 감사합니다. 자 새해 인사합시다.


6·金正日―崔銀姬 전화(1985·9·24)

기자들, 거 거렁뱅이 같은 것들인데요

1985년 9월 21일 평양 대극장에서는 남북한 예술단 교류 공연이 열렸습니다. 김희갑, 김정구, 나훈아씨 등 申相玉·崔銀姬씨와 잘 알고 지낸 남한 연예인들도 출현했습니다. 申相玉씨는 영화 촬영 차 북경에 가 있었고 崔銀姬씨는 신필림 사무실에서 녹음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평양 대극장 공연의 참관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 나흘 뒤 金正日은 신필림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金正日은 여기서 한국 기자들을 [거렁뱅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金正日 : 여보세요.
崔銀姬 : 여보세요. 예 저 최은흽니다.
金正日 : 예, 안녕하십니까. 오래간만입니다.
崔銀姬 : 아유, 정말…
金正日 : 어디 몸은 계속 건강하십니까.
崔銀姬 : 네, 건강합니다.
金正日 : 이번에 저쪽 사람들이 왔다 갔는데요. 그 저 뭔가 [안중근](원제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라는 영화)이 보구요, 대단하드만요. 하하하.
崔銀姬 : 네, 그렇습니까?

金正日 : 그런데 그 저기 뭐야 희갑이랑 그 왔댔는데 오늘 내 저 보고받았는데요. 그 崔선생 만나지 못해서 희갑이가, 희갑씨가 그저 뭐 崔선생 꼭 그저 공연장에 아마 나타나면 그저 자기 좀 따로 만나서 이야기나 좀 하자고 했는데 종래 나타나지 않았다구요.
崔銀姬 : 네. 아니 그런데요. 그 기자들이 욱실욱실한다고 그래서 안보겠다고 그랬지요 뭐. 귀찮으니까 기자들 만나면요.
金正日 : 기자들 거 거렁뱅이 같은 것들인데요.
崔銀姬 : 그러게 말씀입니다.
金正日 : 그런데 이번 희갑 선생은 아마 와서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이런 말 저런 말 했는데요. 일체 아무 말도 안했었지요.
崔銀姬 : 네, 그럴 겁니다.
金正日 : 네 구리고 이렇게 숙소에 들어와서 그저 술, 술 원래 많이 하셨댔나요? 崔銀姬 술 그렇게 많이 못합니다.
金正日 : 그런데 뭐 술 많이 하더라고 그래요. 속상한 모양이지요?
崔銀姬 : 아이 동생을 못봐서 속상했던가 보지요.
金正日 : 하하, 그래 아마 그런 거 같아요. 그래서 아주 그 보고받구요 崔선생 생각이 나서 이렇게 지금 전화를 걸었지요.
崔銀姬 :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이번에 큰 상(모스크바 영화제 주연상) 받아 갖고 왔는데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께서 좀 불러주실 줄 알았더니 안 불러주시구….
金正日 : 아- 니 그거 대단히 미안하게 됐습니다.

에필로그 : 찬양의 홍수는 증오와 분노로 타오를 것

지금까지 들으신 金正日의 육성에서 잘 알 수 있듯이 그는 崔銀姬·申相玉 두 사람을 인간적으로는 적어도 천재 예술인으로서 깍듯이 대한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속 마음까지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申相玉씨는 자신의 수기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金正日은 밴드원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를 하고는 그만하라는 손짓을 했지만 기성은 그치지 않았다. 이때 金正日은 내 왼손을 잡아 앞뒤로 흔들면서 전혀 예상 못했던 말을 입 밖에 내놓았다. {신 선생, 저건 다 가짜야. 거짓으로 하는 소리지요} 그 전 날 연회에서 털어놓은 [내 연극을 용서하라]던 이야기와 함께 金正日의 직설적인 그 한 마디가 두고두고 마음에 걸렸다. 사실 저 모든 우상화와 찬양의 홍수는 역사의 어느 날 눈 녹듯이 사라질 것이 아닌가. 그것은 증오와 분노로 타오를지도 모른다. 그것을 적어도 金正日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독재자의 고독, 그것은 측은하기까지 한 것이 아닐까〉

1986년 3월 13일 申相玉·崔銀姬씨는 비엔나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탈출합니다. 1978년에 납치된 이후 8년만이었습니다. 金正日은 막강한 권력과 금력, 그리고 깍듯한 예우로서 두 사람의 [예술]을 동토(凍土)의 왕국에 묶어 두려고 했으나 그들은 목숨을 걸고 자유를 선택했습니다. 이로써 자본주의의 선진 기술을 끌어 들여 북한의 낙후된 부분을 발전시켜 보려던 金正日 최초의 개방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 뒤 10년. 아직도 金正日의 개방이 성공적이란 뉴스는 없습니다. 그것은 金正日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그가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그 제도, 즉 金日成 유일체제의 경직성, 관료주의, 그리고 악마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 두 사람의 예술혼과 자유정신도 잡아둘 수 없었던 金正日이 과연 2천만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 지켜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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