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WBC 준결승전에서 한국 팀이 일본 팀에 6-0으로 진 데 대하여 한국 언론은 대체로 동정적이다. 한국팀이 세번이나 같은 팀과 붙어 두 번 내리 이겼으나 마지막 시합에서 졌다고 해서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으니 원통할 일이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선 그런 원통함이나 아쉬움은 그냥 참고사항이다. 정해진 규칙내에서 최선을 다하여 이기는 것 이외의 변명이나 위로는 있을 수 없다. 소용도 없다.
어제 시합에서 敗因은 김병현 투수 기용이다. 일본 강타자들은 미국 메이저 리거들과는 달리 김병현 같은 언더 스로우 투수에게 전통적으로 매우 강하다. 김병현은 2001년 월드 시리즈에서 기록적인 失投를 연거푸하여 큰 시합에 약하다는 게 정평이었다. 정신력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2001년 월드시리즈를 보고 나는 '편집장의 편지'에서 김병현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평을 한 적이 있다. 어제 김병현이 투런 홈런을 맞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그 뒤에 連打(연타)를 당한 것은 정신자세의 문제점을 보여주었다. 투런 홈런을 맞았을 때 감독이 미련을 버리고 김병현을 교체했더라면 2점으로 막을 수 있었다. 2-0으로 지는 것과 6-0으로 지는 것은 다르다. 이는 자존심의 문제이다. 김병현 교체 타이밍을 놓친 감독의 실수가 人情에 끌린 것이었다면 프로정신이 부족하다고 봐야 한다. 프로는 비정한 세계이다. 그곳은 오로지 실력과 결과의 세계이다.
<야구광인 저는 1964년 월드 시리즈(뉴욕 양키스 對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부터 올해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월드 시리즈 중계 방송을 보거나 들었습니다. 1960년대 말 공군 사병으로 레이더 사이트에서 근무할 때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단파 라디오로 중계방송을 들었습니다. 저는 야구를 매개로 하여 英語도 배우고 日語도 익혔습니다. 요사이 유행하는 교육법으로 말한다면, 즐기면서 배운 경우입니다. 그동안 야구에 투자한 시간(매일 2~4시간)을 생각하면 그 정도의 혜택은 당연한 것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보통 사람들까지도 흥분시켰던 이번 월드 시리즈는 제가 겪은 월드 시리즈 가운데 最高의 명승부였습니다. 월드 시리즈가 최종전까지 가서 마지막 회 말에 역전승함으로써 챔피언이 된 경우는 98회의 월드 시리즈 사상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합니다.
1912년 월드 시리즈에서 아메리칸 리그의 챔피언 보스턴 레드삭스는 8차전(한 게임이 무승부로 끝나 여덟 게임을 함)에서 10회 초까지 2 대 1로 뒤지다가 10회 말에 두 점을 얻어 3 대 2로 이겼습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3 대 2 역전승이 더욱 짜릿하게 느껴진 것은 4, 5차전에서 양키스가 9회 말 2死 후에 기적적인 홈런으로 동점을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한 것에 대한 통쾌한 복수전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원투수 김병현이 두 번이나 9회 말 2死 후에 홈런을 맞아 다 이긴 경기를 놓친 경우는 월드 시리즈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전투에는 졌지만 전쟁에는 애리조나가 이겨 김병현의 失投가 갖는 의미가 달라지긴 했지만 아마추어라면 몰라도 프로 선수로선 반성에 반성을 거듭해야 할 부분입니다.
아마추어는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것으로써 모든 것이 덮여지지만 프로는 이겨야 하는 것입니다. 프로 선수들이 보통 사람들보다도 수십 배, 수백 배의 천문학적인 봉급을 받는 것은 정정당당하게 싸운 代價가 아니라 이긴 代價인 것입니다. 아마추어는 져도 同情을 기대할 수 있지만 프로는 그래선 안 됩니다. 더구나 김병현은 세 번(4차전에서 동점 홈런과 역전 홈런, 5차전에서 동점 홈런 허용)이나 똑같은 실투를 했습니다. 상대 타자들을 분석하고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연구했어야 할 프로로선 자격 미달입니다.
이런 김병현에 대한 일부 언론의 동정론은 프로 스포츠의 승부와 프로의 윤리에 대한 미숙한 시각을 드러낸 것입니다. 언론은 김병현의 실수를 사정 없이 비판했어야 했습니다. 최악의 失投를 한 선수를 영웅시하는 자세는 빈 라덴을 영웅시하는 것만큼이나 변태적이고 병적인 사고방식입니다. 프로의 승부 세계는 예술의 세계와 같아 어리광이나 어설픈 아마추어리즘이 끼어들어선 안 되고 비정해야 합니다. 여기서 진정한 감동이 나오는 것입니다.
저는 미국 메이저 리그 야구광이 된 덕을 요즘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미국인들과 만나면 공통된 화제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그럴 때 야구 이야기를 傳家의 寶刀처럼 끄집어냅니다.
『나이스 가이즈 피니시 라스트(Nice Guys Finish Last:마음 좋은 사람은 꼴찌한다)란 말을 누가 했는지 아십니까』>
투수 김병현은 프로로서 문제가 많다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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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3-20, 20: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