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現代史란 저수지에 파이프를 꽂아보라!

물장사를 하려는 사람은 이 저수지에 파이프를 연결하고 동시에 淨水器(정수기)를 달아야 한다.
보수, 우파, 자유, 애국은 지금 한국에서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좌익, 반역, 守舊, 독재도 서로 같은 뜻을 공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보수 지도자가 되려면 지난 60년의 한국 현대사를 비판적으로 긍정해야 한다. 이것은 事實과 헌법에 부합되므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 비판적으로 긍정한다는 뜻은 대한민국의 과거事를 공정하게 따지고, 또 있는 그대로 보면 좋은 점이 압도적으로 많아 자연스럽게 긍정하게 되어 있다는 뜻이다.

한국 현대사는 거대한 저수지이다. 이 저수지엔 汚物도 있지만 대체로 맑은 물이 많이 담겨 있다. 물장사를 하려는 사람은 이 저수지에 파이프를 연결하고 동시에 淨水器(정수기)를 달아야 한다. 오래된 물을 정화하여 공장에도 대고 농사에도 쓰면 물장사는 부자가 되고 마을은 풍요해진다.
이것이 바로 보수의 철학인 溫故知新(온고지신)인 것이다. 역사와 전통을 소중하게 생각하되 그것을 오늘의 관점과 필요에 따라서 改新하여 계승 발전시키는 자세이다.

자칭 우파, 자유, 애국 인사들 중에는 다른 방식의 물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현대사의 저수지를 보고는 더렵혀졌다고 오판한다. 원래 저수지에는 1%의 오물만 들어 있어도 더럽게 보인다. 事物을 피상적으로 보는 이들은 더러운 表層만 보고는 깊은 곳에 있는 건강성과 역동성을 놓치기 쉽다. 이 물장사는 따로 샘물을 판다. 맑은 물이 나오긴 하는데 한 家庭(가정)이 먹고살 정도이다. 이 정도의 水量으로써는 마을과 공장을 움직이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

한국 현대사의 저수지에 파이프를 댄다는 것은 현대사를 긍정하면서 과거의 영광과 오욕을 다 끌어안고, 淸濁(청탁)을 함께 들여마시는 超人의 태도이다. 니체가 말한 超人은 바다와 같은 사람이다. 더러운 것까지 다 삼키되 자신의 영혼은 결코 더렵혀지지 않는다.

현대사의 저수지에 파이프를 댄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다 내가 책임진다는 자세이다. 이는 패배주의나 기회주의, 또는 타산주의와 근본적으로 다른 높은 도덕성이다. 지도자가 도덕적 優位에 선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역사적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도자가 이런 정면승부의 자세를 취할 때 사람들은 감동하고 따른다. 얄팍한 계산으로 책임을 피하려는 지도자와 역사적 책임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지도자는 이미 무게가 다르다.

역사와 민족과 국가의 운명을 자신의 책임으로 끌어안은 인물을 찾는다면 현대사에선 李承晩, 朴正熙, 더 거슬러 올라가면 李舜臣, 金方慶, 金庾信 같은 사람들이다. 요사이 金文洙 한나라당 의원이 경기도 지사 후보로 나와서 아주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한때 좌파 운동권 출신이었던 그는 金大中의 굴욕적 對北정책과 북한인권 외면에 분노하여 북한인권 문제를 의원 활동의 主題로 삼았다.

지난 3년간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데 가장 열심이었던 金文洙 의원은 또 한나라당의 무사안일 체질을 웰빙族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보내고 있는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감동에 목말라 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

한국 現代史라는 저수지의 담수량은 엄청나다. 약간의 오물을 피하려고 이 거대한 저수량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판단력과 계산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지도자 자격이 없다. 이 저수지에 한번이라도 파이프를 연결해본 사람이면 그 힘을 알게 된다. 한민족의 哀歡(애환), 전통, 미풍양속, 소망, 陰德이 축적되어 만들어내는 거대한 힘이기 때문이다. 이 저수지에 축적된 민족의 에너지는 지난 60년간 건국-호국-산업화-민주화를 이룩했고 앞으로 자유통일을 해낸 여세를 몰아 일류국가를 만들어내고 말 것이다. 이 저수지에 파이프를 꽃는다는 것은, 원자력 발전소보다 더 강력한 축전지에다가 애국의 정치적 엔진을 直列(직렬)로 연결하는 것과 같다.

오늘날 한국 현대사의 저수지에 파이프를 꽃는다는 것은 또 이 저수지의 댐을 무너뜨리려고 구멍을 파고 있는 남북한의 守舊좌파 세력과 대결하는 것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철부지 10代들이 뜻도 모르고 뱉어내는 유행어를 반복하듯이, '이제 이념 대결 시대는 끝났다'고 헛소리를 하는 60代가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한다. 이런 인사들은, 한국 현대사의 저수지에 구멍을 파고 있는 이들을 상대로 싸우는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자들은 김대중 지지자들의 표를 얻으려고 김대중씨의 굴욕적인 再방북 계획에 대해서도 박수를 보낸다.

정권과 선전선동 기구를 좌파에 넘겨준 보수 정치세력이 정권을 탈환하려면 한국 현대사라는 저수지의 힘을 이용하여 국민들을 감동시키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역사의 진실과 자신의 이념에 정직해져야 한다. 한국 현대사에 대한 애정과 자랑이 자신의 신념으로 전환될 때 그 사람의 눈은 빛나고 목소리는 국민들의 심금을 울릴 것이다. 그 목소리는 민족사와 현대사를 관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향하여 울려퍼지면서 메아리를 만들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저수지를 활용하지 못하는 바보는 절대로 農夫가 되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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