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문제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다
《이재오》件으로 시끄러운데 《고진화》마저 나섰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고진화는 21일 언론사에 反省文을 보냈다.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의 기대를 담은 청사진’이 아니라 ‘국민과 따로 가고 있는 한나라당의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노정한 결과일 뿐이다. 국민여러분의 기대와 희망을 배신한 책임을 통감한다...』
좋다! 한나라당이 국민과 따로 노는 걸 반성한다니. 그런데 이런...반성의 이유가 『색깔론』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색깔론 논쟁, 색깔론 시비, 대선주자들의 공정성 훼손으로 물의를 일으켰으니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책임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는 요지였다...또 《이재오》件인 것이다.
《고진화》氏 지적처럼 한나라당대표 선출은「색깔」과「이념」이 리트머스시험지로 사용됐다. 그러나 논란이 된 《이재오》의「색깔」은 紅色이고,「이념」은 왼편이었다. 右派가 《이재오》氏를 문제 삼은 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 같은 인물을 문제 삼지 않는다면 右派가 아니었다.
혹자는 과거를 트집 잡는 색깔론이었다 말한다. 없는 색깔을 있는 것처럼 덧씌웠다는 것이다. 그렇다! 만일 그랬다면 색깔론이다. 시대착오적이다. 그러나 右派가 문제 삼은 《이재오》의 「색깔」과「이념」은 過去가 아니라 現在였다.
그는 17대 국회에 등원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경하는 17대 당선자, 한나라당 동지 여러분, 이념논쟁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국가보안법은 이미 사문화되었습니다. 남북이 오고가고, 남북이 함께 공동체를 만들자고 하고, 금품이 오고가는데 국가보안법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국가보안법의 상징은 수구, 냉전시대의 산물이며 권력자의 정권유지를 위한 통치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그런데 지금 시대에 국가보안법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작년 초 한겨레신문 홍세화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17대 국회 처음 열릴 때 제가 「보안법은 이미 사문화된 법이니 우리가 먼저 전면 폐지, 대체입법을 주장하든지 최고로 양보해도 개정안을 내 정국을 끌고 가자」고 했더니 그때는 의원들 대부분이 동조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現 지도부 들어서고 국가보안법의 「국」자도 못 고친다, 당의 운명을 건다, 이렇게 나가니까 당내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제 개인적으로야 전면 폐지가 좋죠...(중략)...보안법은 어차피 사문화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右派는 물었다.
【이재오 의원님! 당대표가 되신다면 국가보안법을 지켜내실 수 있겠습니까?】
당연한 질문 아닌가? 이런 의문에 토를 다는 것이야말로 사이비(似而非) 아닌가?
右派는 전력(前歷)도 문제 삼았다. 79년 검거된 공산혁명조직 남민전에 대한 시각을 물었다. 그러나 그는 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이재오》氏는 지난 해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남민전 동지(同志)였던 홍세화에게 이렇게 말했다.
『남민전은 「진보적 민주주의」, 민투(남민전의 공개조직)는 「폭넓은 민주주의 실현」을 중시했다. 어쨌든 민주화 운동의 일환으로 지하운동에 제가 참여할 때는 48년 건국 자체를 부정한 게 아니었고 그 뒤 식민지적으로 종속되는 것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측면이 강하지 않았나한다』
그랬다! 金日成에게 충성서신을 바치고, 일본을 거쳐 북한에 조직원을 보냈으며, 배트콩식 무장폭동을 기도했던 남민전이 진보적 민주주의란다! 지난 3월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에서 남민전이 민주화운동이라는 황당한 결정을 내렸는데, 한나라당이 한 마디 논평하지 않았던 게 이런 맥락이었구나! 《이재오》는 남민전에 대해 몰랐다고? 좋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렇게 無知하다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국가의 근간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정치인의 無知는 죄악이다.
《이재오》氏는 통일에 대해서도 6·15회담 이후 헌법3조의 폐지를 주장하며 이렇게 말했다.
『남북 서로의 체제에 대해 우월성을 놓고 접근하면 통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1민족 1국가 2체제 등의 체제연합을 이뤄가는 통일을 해야 한다』
‘타짜’들은 알고 있다. 1민족 1국가 2체제 그건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포기하고 북한과 대등한 방식으로 통일하는 연방제를 가리킨다.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다. 현재이다. 右派가 언제 없는 색깔을 덧 씌웠던가? 현재의 이념, 현재의 사상을 묻지 않았나?
대한민국은 안팎의 金日成주의자들과 內戰 중이다. 사상전(思想戰), 심리전(心理戰), 역사전(歷史戰)이다.
左派와 右派는 이 理念의 전장에서 각각 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 편에 서 있다.
정치가란 무엇인가? 바로 理念의 전장에서, 理念을 무기로 싸우는, 國民의 병사들이다. 선진화? 세월 좋은 소리 말자. 가고자 하는 종점이 서로 다른데 선진화는 소비에트를 말하는 것인가, 미합중국을 말하는 것인가? 理念을 버리는, 理念을 무시하는, 理念을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정치가에 대해 역사는 日帝시대 작위 받은 중추원관리 정도로 기록할 것이다.
右派는 한나라당에게 인민공화국派와 싸우라고, 대한민국派의 휘장을 달아줬다. 그런데 싸우질 않는다. 급기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 말하고, 金日成주의조직을 진보적 민주주의라고 말하는 이가 대장(大將)을 하겠다고 한다!
문제 삼아야 하지 않는가? 항의해야 하지 않은가? 액션물이라고 입장료 내고 들어왔는데 三流연애물을 틀어준다. 팝콘이라도 던져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신성한(?) 극장을 더럽혔다고 돈도 안 물러주고 그냥 나가란다. 관객을 물로 보나? 국민이 두렵지 않나? 역사의 심판이 피해갈 것 같은가?
右派의 右派스런 행동을 시대착오적 색깔론이라고 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이다. 이런 말을 하는《고진화》氏 역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전교조는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해왔다고 말하며, 간첩·빨치산 통일애국열사묘역을 철거한 HID의 행동을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매도해왔다. 이것 역시 과거가 아닌 현재인 것이다.
《이재오》氏와《고진화》氏는 하나같이 『한나라당의 극우적이고 수구적인 것을 완화하기 위해』또는『역사를 거스르는 한나라당이 역사발전의 궤와 같이하기 위해』한나라당에 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가 요구했나? 누구의 요구로 가뜩이나 흐리멍텅한 한나라당을 왼편으로, 홍색으로 바꾸겠다는 것인가?
이들은 정권이 김정일 先軍정치를 선전하는 월간지 민족21, 연방제로 적화하겠다는 남북공동실천연대, 김정일을 「決死옹위」하겠다는 한총련에 억대의 군자금을 퍼주는 데는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입을 다문다. 그러나 좌파적·친북적 발언을 지적당하면 색깔론이라고 두 손을 내젖는다.
한나라당은 右派의 진지이다. 어쩔 수 없는 안마당이다. 그래서 右派는 저들의 사상을 문제 삼는다.
적진의 적들보다 무서운 게 트로이의 木馬다. 한나라당이 투쟁하지 못하는 것도 木馬 때문인지 모른다. 나라가 살고, 북한의 동족을 구하고, 민족을 통일시키려면 우선 木馬를 찾아라! 그리고 木馬의 입구를 막거나, 내치거나, 태워야 한다.
'트로이의 木馬' 이재오 고진화
- 金成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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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7-23, 00: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