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과 한반도 미래
'내년 대선은 바로 이 사상적 내전(內戰) 속에 치러야 한다'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은 8월28일 국회 정보위 증언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위한 주변시설 등이 항상 준비상태에 있고 기술적 능력 도 100% 갖췄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결단만 있으면 가능성은 항 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바꾸어 말해 이 정부도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노무현 대통령 표현대로 “더 이상할 것 이 아무것도 없음”을 자탄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이 판국에 한미 군사동맹마저 와해돼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안보의 최대 보루이자 정전체제 유지의 절 대적 관건인 한미 연합방위체제가 지금 해체돼가고 있다. 노무현 정권의 집요한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요구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필요조건과 맞물리면서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되고 주 한미 지상군의 전면 철수가 불가피해졌다. 북한이 그토록 학수고대 해온 꿈이 그대로 이뤄진 셈이다.
북한의 핵개발 위협이 협박 차원을 넘어 이제 본격적인 실험단계 에 들어섰다는 점은 조만간 남북 및 미북 그리고 한미 관계가 빅 뱅을 일으켜 결국 휴전체제마저 ‘핵분열’될지도 모른다는 최악 의 경우를 상정케 한다. 그러나 이 미증유의 환란(患亂)을 목전 에 두고 정부의 책임자들은 지금 여전히 한가한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 이를 보다못해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전직 국방장관 27명이 거리로 나섰고, 이어 거의 모든 예비역 장교단체와 각군 총동창 회가 들고 일어섰으며 마침내는 예비역 대장 70명이 대정부 경고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만약 북한이 기어이 핵실험을 단행하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문자 그대로 내우외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첫째, 무엇보다 도 남북한 간에 군사력 균형이 완전히 깨져 앞으로 남북장관급회 담이나 장성급회담에서 지난번처럼 “북의 선군사상이 남조선을 보호하고 있다”는 공갈협박이 아예 상례화되고 ‘서울 불바다??위협 속에 대화의 주도권은 북이 일방적으로 행사하게 된다.
그럴 경우 남쪽의 좌파정권은 불감청 고소원으로 예의 ‘민족공조’를 택해 북의 영향력에 예속되든지 아니면 ‘자주국방’을 포기하고 불가피하게 미국에 매달려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둘째, 기존의 유엔 대북 제재결의안에 따라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조치(PSI)가 가동돼 한반도 밖 공해상에서 미북 간 돌 발 대치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이에 북 지도부는 한국을 인질로 잡기 위해 즉각 제2, 3의 연평해전이나 서해교전을 도발하여 한 국내 반전·반미 선전선동 바람을 일으킬 것이 자명하다. 평소 미국의 대북정책을 실패로 단정해온 현 정부가 이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붕락 할 것이고 사회적 동요(panic)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셋째, 한·미·일 3각 구도와 중·러·북 3각이 동시에 깨지고 북체제 급변 위험성이 커지면서 한국도 철저히 고립돼 안으로는 친북좌익 세력과 애국·호국세력이 전면 대결하는 일종의 총성없 는 내전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북핵도 우리 것이라는 ‘민족 공조론’과 미국의 핵우산으로 막아야 한다는 한미공조론의 정면 충돌은 피할 수 없다. 내년 대선은 바로 이 사상적 내전(內戰) 속에 치러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겪어온 민족수난사의 경구를 다시 한번 겸허히 되 새겨봐야 할 시점이다. 즉, 지도자 한 사람의 정세 오판으로 천 하의 대세를 그르치는 일이 없어야 하고, 지도자가 군사(안보)를 모르면 나라를 적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으며, 그리고 유사시 믿 을 만한 형제국(동맹국)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역사의 산 교훈 을 말이다. 노 대통령과 참모들은 자주와 민족을 내세우기 전에 먼저 국난 극복사부터 제대로 읽어보기 바란다.
남주홍(경기대 교수·국제정치학)
출처 : 문화일보
http://www.independent.co.kr/
內戰 상태에서 치러질 내년 大選
- 남주홍(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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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1, 2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