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를 잘못 쓰면 일이 엉뚱한 방향으로 간다. 오늘날 한국이 '사이비 반역 守舊 좌파' 세상이 되어버린 가장 큰 이유는 언론과 지식인들이 이들을 '진보'라고 불러주었기 때문이다. 반역자를 '애국자'라고 부르면서 반역을 진압할 수는 없다.
'뉴라이트'란 용어는 동아일보에서 만든 것이다. New Right는 우리말로 하면 '新右派'이다. 이 용어를 만든 기자는 아마도 미국의 네오콘(Neocon), 즉 '新保守'를 참고로 했을 것이다. 미국의 新保守는 과거 민주당원이거나 지지자였다가 이념적인 전향을 하고 공화당으로 옮겨 부시 행정부 시절 정통 보수보다 더 선명한 정책을 들고나왔다.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도 과거 좌파 운동을 했거나 민주화투쟁을 했던 투사출신들이 중심이다. 특히 '386 주사파' 출신들로서 反대한민국 운동을 하다가 한국의 현대사를 긍정하게 되고 김정일의 악마성을 발견한 이들이 많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들의 이념성향을 '뉴라이트'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左右대치 상황은 가장 한국적인 현실이고 조건이다. 한반도의 좌익은 미국이나 유럽의 좌익과 같지 않다. 한국의 우익도 그렇다. 한국의 이념성향과 정체성을 '뉴라이트'라는 영어造語로 표현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뉴라이트 사람들은 자신들을 당당하게 '우파'라고 부르는 것을 꺼린다. 우파의 중심 가치인 反共을 폄하하는 뉴라이트도 있다. 대한민국은 우파가 좌파를 꺾은 여세를 몰아 세운 反共국가라는 인식이 약하다.
대한민국에서 反共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산주의의 위협으로부터 싸워서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말이다. '전투적 민주주의'의 의지가 축약된 단어이다. 反共이란 미명하에서 인권탄압과 용공조작이 이뤄졌던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反共이 나쁜 것은 아니다. 김정일 정권이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조건하에서 反共은 아직도 유효하다. 검사들이 살인죄를 잘못 적용하여 억울한 사람을 살인범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살인죄를 없앨 수 없듯이 反共은 대한민국 국민의 숙명이고 가장 높은 도덕이다. 反共은 '親자유-反독재'이기 때문이다.
뉴라이트 사람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新右派'가 아닌 '뉴라이트'로 표현하는 한 한국 사회에서 뿌리내릴 수는 없을 것이다. '뉴라이트'라는 造語속에 새로운 정치이념을 담아넣을 수는 없다. 영어는 영어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한국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母國의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조건의 총집합체인 정치이념을 외국어로 표현할 수는 없다. 뉴라이트 사람들이 뉴라이트의 정치적 이념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을 거부한다면 관념의 유희, 말장난이란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그들이 창조적인 '뉴라이티즘'을 만들지 못한다면 뉴라이트는 '新右派'로 번역되어야 한다. 그런 번역이 잘못 되었다고 한다면 다른 한국어를 동원하여 자신들의 이념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뉴라이트'는 '뉴라이트'의 한계이다.
'뉴라이트'는 '新右派'인가 아닌가?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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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26, 17: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