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뉴욕에서 사온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The World's Most Dangerous Places)이라는 책을 읽다가 웃었다. 북한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이런 글이 있었다.
<특종: 북한에 대한 최고의 여행안내서는 북한정권의 출범 직전인 1948년에 조지 오웰에 의하여 쓰여졌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쓴 '1984년'이 북한에 대해서 가장 잘 쓰여진 글이란 의미이다. 필자도 이 견해에 동의한다. 일반적으로는 '전향한 좌익'인 조지 오웰이 스탈린의 소련을 모델로 하여 大兄이 다스리는 전체주의 국가를 그린 소설로 알려져 있다. 김일성-김정일 父子가 만든 북한체제는 스탈린의 소련을 천국으로 생각하게 하는 지옥이다. 조지 오웰의 '1984년'만이 북한체제의 본질을 정확하게 잡아낸 일종의 예언서이다. 몇년 전에 썼던 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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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년 읽기-1
『복종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大兄을 사랑해야 한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이 쓴 「1984년」이란 소설은 大兄이 지배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그리고 있다. 1984년에 소련은 개방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강제수용소도 없어져 있었다. 중공은 등소평의 지도하에 실용노선을 걷고 있었다. 김일성의 북한만이 스탈린주의 체제하에서 우상숭배와 주민감시를 계속하고 있었다. 지금 읽어보면 김정일의 북한과 「1984년」의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위대한 소설가는 김정일의 북한을 예언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선 주인공 윈스턴이 연애를 하다가 붙들려 사상심문관 오브리언에게 조사받는 장면을 이 소설에서 읽어보자(김회진 번역 범우사 출판본에서 발췌).
<그러나 바로 이 순간 오브리언은 얼굴을 돌렸다. 그는 두어 걸음 옮기더니 약간 침착하게 말을 계속했다.
『첫째로 자네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곳에선 순교(殉敎)가 없다는 점일세. 자네는 과거의 종교 박해 사건에 대해 읽어 보았겠지? 중세에는 종교 재판이 있었어. 그건 실패작이야. 이교(異敎)를 뿌리뽑기 위해 시작된 이 종교 재판은 오히려 이교를 영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지. 모든 이교도들에 대한 본보기로 한 놈씩 화형에 처할 때마다 다른 수천 명이 들고 일어났어. 왜 그랬겠는가? 종교 재판은 그들의 적을 공개적으로 그것도 회개를 받아 내지 못하고 죽였기 때문이야. 사실은 회개를 하지 않는다고 죽인 거지. 인간들은 자신의 진실한 신앙을 포기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에 죽어 간 거야. 마땅히 모든 영광은 희생자들에게 돌아갔고 모든 치욕은 화형시킨 재판관에게 돌아갔지. 그 후 20세기에 이르러 소위 전체주의자라는 게 나타났어. 독일의 나치와 소련의 공산주의자들이지. 소련은 종교 재판 때 행한 것보다 더 잔인하게 이단자들을 처형했어. 그들은 과거의 실책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했고 사실 순교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들은 그 희생자들을 인민 재판에 회부하기 전에 용의주도한 수법으로 그들의 우정을 완전히 벗겨 놓았지. 그들을 고문과 감금으로 만신창이로 만들어 결국 야비하고 굽실거리는 비참한 존재로 변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무엇이든지 털어놓고 자기들끼리 서로 욕하고 비방하고 숨기며 살려 달라고 울부짖게 되었네. 그러나 이번에도 몇 년이 지난 후 똑같은 결과가 다시 일어났지. 죽은 자들은 순교자가 됐고 그들에 대한 경멸도 잊혀졌어. 그러면 왜 그리 됐겠나? 첫째로 그들의 자백이 강요된 것이었고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이야.
우리는 그런 식의 실수는 하지 않아. 여기서 얻는 자백은 모두 진실이야. 우리가 진실로 만들지. 무엇보다 죽은 자들이 우리에게 맞서 반항하지 못하게 만들지. 윈스턴, 자네는 후손들이 자네를 변호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네. 후손들은 자네에 대한 얘기를 전혀 못 들을 것이네. 자네는 역사의 흐름에서 깨끗이 지워질 거야. 자네는 공기로 변해 하늘로 사라져 버릴 거야. 자네는 흔적도 안 남게 돼. 기록 속에 이름도 남을 수 없고 산 사람의 기억 속에 추억으로 남을 수도 없어. 자네는 미래에서와 마찬가지로 과거 속에서 완전히 소멸되는 거야. 자네는 결코 존재한 적이 없게 될 거네.』
그렇다면 왜 나를 고문으로 괴롭히는 것인가? 윈스턴은 순간적으로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오브리언은 마치 윈스턴이 이 생각을 입 밖으로 크게 떠들어댄 듯 걸음을 멈췄다. 그의 넓적하고 추한 얼굴이 다가섰다. 그리고 양눈을 가늘게 뜨고는 말했다.
『자네는 생각하겠지, 우리가 자네를 완전히 파멸시키려는 이상 자네가 말하거나 행하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을 텐데, 왜 이렇게 고문하고 심문하는가 하고 말이야? 지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그렇지?』
『예.』 윈스턴은 대답했다.
오브리언이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윈스턴, 자네는 견본에 난 흠과 같아. 씻어 버려야 할 오점이야. 방금 우리는 과거의 처형자들과는 다르다고 내가 말하지 않았나? 우리는 소극적인 복종이나 비굴한 굴복으로는 만족하지 않아. 마침내 자네가 우리에게 항복한다 해도 그것은 자네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이어야 해, 우리는 이단자들이 우리에게 반항한다고 해서 그들을 처형하지 않아. 그들이 반항하는 한, 우리는 절대로 처형하지 않는단 말이야.
우리는 그들을 전향시켜 속마음을 사로잡고 새사람으로 만들지. 그들이 갖고있는 모든 악과 환상을 불태워 버리고 외양적으로가 아니라 진짜로 그들의 마음과 영혼까지 우리 편으로 만드는 거야. 우리는 그들을 죽이기 전에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만들지. 비록 알려지지 않고 힘은 없을지라도 그릇된 사상이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야.
죽는 순간까지 우리는 결코 어떤 탈선도 용납하지 않아. 옛날에는 이단자는 여전히 한 사람의 이단자로 남아 자기의 이교를 선언하며 화형장으로 걸어 나갔고 그 가운데서 희열을 맛보았지. 소련에서 숙청당한 희생자들도 총살장으로 걸어 내려갈 때까지 머리 속에 반항 의식을 갖고 있었지.
그렇지만 우리는 처치하기 전에 두뇌를 완전히 개조시키지. 구전제군주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렇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고, 전체주의자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던 데 반해 우리들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렇게 되어 있다」는 것이야. 우리가 여기에 끌고 온 녀석치고 우리에게 끝까지 대항한 놈은 아직 한 놈도 없었어.
어느 놈이고 모두 완전히 세뇌되었지. 자네가 한 때 죄가 없다고 믿었던 불쌍한 세 반역자들― 존스, 아론슨, 루더포드까지 결국에 가서는 우리에게 굴복하고 말았지. 그들을 심문할 때 나도 직접 관여했었어. 나는 그들이 점점 약해지면서 엉엉 울고 설설 기면서 비탄의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은 고통과 공포 때문이 아니었어. 오직 회개로 인한 것이었네. 우리가 심문을 마쳤을 때는 그들은 단지 인간의 껍데기에 지나지 않았어. 그들에게 남은 것이란 오직 자신들이 범한 죄에 대한 슬픔과 「大兄」에 대한 애정뿐이었지. 그들이 「大兄」을 얼마나 사랑하게 되었는지는 감동할 정도였어. 그들은 자신들의 마음이 깨끗할 동안에 죽을 수 있도록 빨리 총살시켜 달라고 애원하더군.』
『윈스턴, 자네가 완전히 우리에게 항복한다고 해서 살아 남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말게. 일단 과오를 범한 사람은 아직까지 한 사람도 살려준 적이 없네. 그리고 설사 우리가 자네를 천명대로 살도록 내버려 둔다 하더라도 결코 우리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는 없네. 여기에서 자네에게 생긴 일은 영원히 계속될 걸세. 미리 그걸 알아 두게. 우리는 자네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멸시킬 것이네. 천년을 산다 할지라도 회복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할 거야. 다시는 보통 사람들이 지니는 감정을 지닐 수 없을 거야. 사랑, 우정, 삶의 기쁨, 웃음, 호기심, 용기, 성실성 등을 절대로 다시는 가질 수 없게 될 걸세. 자네는 텅 비게 될 걸세. 우리는 자네를 텅 비게 만든 다음 우리 자신의 것으로 자네를 채워 줄 거야.』
오브리언은 이 소설에서 유명한 말을 한다. 『대형에게 복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大兄을 사랑해야 한다』고. 김정일 정권은 말한다. 『수령님에게, 장군님에게 복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어버이 수령 운운하는 존칭이 그런 사랑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 사랑이 인민의 마음속에서 자발적으로 나오도록 교육하기 위해서 김정일 父子가 만든 것이 地上의 지옥인 것이다. 후세인과 김정일의 차이는 바로 이런 것이다. 후세인은 국민들이 복종하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김정일은 사랑하도록 요구했다. 어제 바그다드의 후세인 동상은 미 해병대와 시민들에 의해 끌어내려졌다. 시민들은 부러진 동상의 머리를 끌고다녔다. 벗은 신발을 가지고 후세인 동상을 때리는 사람도 있었다. 이는 아랍 세계에서 가장 모욕적인 행동이다. 멀지 않는 시간 안에 김일성 김정일 동상도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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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년」읽기-2/ 권력은 상대방에게 고통과 모욕을 주어야 증명된다
그(注-사상 심문관 오브리언)는 다른 어투로 말을 이었다.
『우리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쟁취해야 하는 권력, 그 진정한 권력은 사물에 대한 권력이 아니고 인간에 대한 권력이야.』
그는 말을 끊고 잠시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에게 질문하는 선생과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질문했다.
『윈스턴,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권력을 내세울 수 있지?』
윈스턴은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그에게 고통을 줌으로써요.』
『맞았어. 그에게 고통을 줌으로써야. 복종으로는 불충분해. 만약 고통을 받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가 자기의 의사가 아닌 상대편의 의사에 복종한다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권력은 고통과 모욕을 가하는 데서 존재하는 거야. 권력은 인간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서 자기네가 선택한 새로운 형태로 다시 짜맞추는 데 있는 거야. 그러면 자네는 우리가 어떤 세계를 창조하려는지 이제 좀 알겠나? 그것은 舊개혁자들이 상상했던 어리석은 쾌락주의적 유토피아와는 정반대의 것이야. 공포와 배신과 고통의 세계, 짓밟고 짓밟히는 세계, 자체가 세련되면 될수록 오히려 무자비해지는 세계, 바로 그것이야. 우리의 문명은 증오 위에 세워져 있지. 우리의 세계에서는 공포, 분노, 승리, 그리고 자기 비하 등의 감정을 빼놓고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게 될 거야. 그 나머지는 모두 우리가 때려부술 거야― 몽땅 말이야. 이미 우린 혁명 전부터 존속해 온 사고의 습관을 부수고 있어.
우리는 자식과 부모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남편과 부인의 관계를 끊어 놓았지. 어느 누구도 더 이상 부인과 자식들, 그리고 친구를 믿으려 들지 않지. 그러나 앞으로는 부인도 친구도 없어질 거야. 애새끼들을 암탉이 알을 낳으면 꺼내듯 낳자마자 에미 품에서 배앗아 오는 거야. 성본능도 없어질 게고. 출산은 배급 통장을 재발급해 주듯이 연례적인 공식 행사가 될 거야. 우리는 성교시의 오르가슴도 없앨 거야. 신경학자들이 현재 이걸 연구중이지. 당에 대한 충성심 이외는 어떤 충성심도 존재 못하게 될 거야. 사랑 또한 「大兄」에 대한 사랑 이외는 어떤 사랑도 없어질 거야. 웃음도 패배한 적을 보고 승리감에 취해 웃는 웃음만이 있게 될 거고, 예술도 문학도 과학도 모두 사라질 거야.
우리가 전능해지면 과학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거야. 아름다움과 추함 사이의 차이도 호기심도 세상을 사는 가운데 느끼는 즐거움도 사라지고 서로 겨루며 맛보는 모든 쾌락도 없어질 거야. 그렇지만 항상 ― 이걸 잊으면 안 돼, 윈스턴 ―언제나 끊임없이 커 가고 미묘해지는 권력에 대한 도취감을 맛보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야. 언제나 어느 순간에나 승리감에서 느끼는 전율과 무력한 적을 짓밟는 쾌감이 있게 될 거야. 만약 자네가 미래를 그린 그림 한 폭을 원한다면 한 인간의 얼굴을 짓밟는 구둣발을 상상해 봐―영원히 말이야.』
*이 대목에 나타난 권력의지는 바로 김정일의 그것이다. 김정일만 진정한 권력을 누린다. 2인자, 3인자도 김정일에게 아부해야 생존이 보장된다. 수령 지배체제하에선 실력자도, 제2인자도 없다. 권력의 분점은 민주화된 사회, 전체주의가 아닌 독재체제에서나 가능하다. 김정일은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때려죽이고 굶겨죽이며 사상개조 과정에서 죽인다. 기근이 다가오자 그는 불온층의 숙청 기회로 삼아 함경남북도에 몰려살던 이들을 집중적으로 굶겨죽였다. 그는 가학적 권력의 화신이다. 한국의 풍요와 자유를 누리면서 김정일을 추종하는 반미-반전-친북세력은 북한동포들에게 고통과 모욕을 주고 김정일의 가학취미에 동참하는 자들이다. 김정일이 후세인처럼 붕괴될 때 남한내 추종세력의 反인륜, 反민족적 정체가 폭로될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 제거될 것이다.
최고의 북한여행안내서는 '1984년'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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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1-04, 09: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