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의 사고방식중에 흔히 黑白논리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총천연색인 사물을 黑白 두 색깔로만 규정해놓고 黑이 아니면 白이라고 몰아가는 편협된 사고방식을 가리킨다.
이런 사람들의 말에는 이런 공식이 있다.
'XXX가 아니고 000입니다'
000을 강조하기 위하여 XXX을 부정하는 것이다.
'디자인은 멋이 아니고 과학입니다'
디자인이 과학임을 강조하기 위하여 멋이 아니라고 우긴 경우이다. 전형적인 黑白논리이자 獨善이다. 디자인은 멋과 과학이 공존하는 분야이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디자인은 멋이지만 과학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디자인에 대한 온전한 설명이 된다. 이는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定義를 포용하는 共存의 논리이다.
회원토론방에 '경제대통령은 이명박이 아니고 박근혜다'라는 제목의 글도 마찬가지이다. 경제대통령은 이명박씨도 될 수 있고 박근혜씨도 될 수 있다. 박근혜씨의 경제운영능력이 월등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명박씨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라이벌을 죽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경제대통령감이 박근혜씨 한 사람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
李舜臣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하여 元均을 너무 역적으로 몰았다는 주장도 있다. 元均을 살려도 李舜臣을 충분히 영웅으로 만들 수 있다. 金九를 높이기 위해서 李承晩을 죽일 필요는 없다. 李承晩도 金九도 다 위대한 독립투사였다. 차이는 李承晩은 대한민국 건국을 주도했고 金九는 반대했다는 점이다.
보통 한국인들도 이렇게 묻는 경우가 있다.
'금강산, 설악산 중 어느 것이 더 아름답던가?'
금강산도, 설악산도 다 아름답다. 아름다움의 모습이 다를 뿐이다. 금강산은 남성적이고 설악산은 여성적이다. 아름다움의 양태가 다르니 순위를 매길 수가 없다.
인간을 서열화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山들까지 순위를 매겨야 마음이 편한 사람들이 보통 흑백논리의 포로가 된다. 이 세상은 서열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런 세상을, 단 한 사람을 위한 질서로 재구성하겠다는 그 마음이 獨善인 것이다. 혼자서만 옳고 착하지 않아도 된다. 세상엔 옳고 착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경제대통령감도 많다. 경제대통령감이 한 사람뿐인 나라는 얼마나 앙상한가 말이다.
黑白논리는 반드시 독재로 흐른다. 공존이 불가능한 배타의 논리이기 때문이다.
黑白논리의 함정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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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4-23, 15: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