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요사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도덕성 검증'이다. 주로 公職에 나서는 이들에게 이걸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말은 좋은데 섬찟한 느낌이 온다.
도덕성이란 무엇인가. '도덕적인 품성'이다. 道德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 따르면 '어떤 사회에서 사람들이 그것에 의하여 善과 惡,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올바르게 행동하기 위한 규범의 총체'이다.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품성은 어떤 것인가? 청렴성, 애국심, 先公後私 정신, 그리고 직무에 대한 성실성일 것이다.
실제로 도덕성 검증의 도마 위에 오르는 주제는 돈, 兵役, 여자문제 등이다. 상대방의 능력, 업적, 직무태도 등은 검증 대상이 되지 않는다. 검증은 '眞僞를 확인하는 것'이다. 검증한다는 측의 태도를 보면 眞僞확인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고 일방적으로 폭로하는 것이다. 즉, 좋은 도덕성은 무시하고 나쁜 도덕성을, 검증이 아니라 폭로하는 것이 '도덕성 검증'으로 통용된다. 따라서 '도덕성 검증'은 맞는 말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을 상대로 도덕성을 검증하겠다고 하는 것은 오만하고 위험하다. 재판보다도 더 살벌한 표현이다. 재판관은 罪人의 도덕성을 재판하지 않는다. 罪人을 평가하지도 않는다. 罪만 평가한다. 한 인간이 남의 도덕성을 검증하려면 스스로 하느님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도덕성이 본질적으로 우월한 사람이라야 도덕성을 검증할 자격이 있다. 한자능력을 검증하는 사람이 한글밖에 모른다면 그 검증이 제대로 될 것인가. 인간의 도덕성을 검증할 자격을 갖춘 그런 완벽한 도덕적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능력을 검증할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야 많지만.
도덕성에선 모든 인간이 다 비슷하다.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정치 언론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그 직무의 성격상 도덕적이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언론인과 정치인이 '도덕성 검증'이란 말을 가장 많이 쓴다. 非도덕적인 사람이 보다 더 도덕적인 사람을 '도덕검증'하는 일도 생긴다.
'도덕성 검증'의 과정을 보면 의혹을 제기한 뒤 '고백하라'고 대어든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약점을 숨길 권리가 있다. 때로는 자신의 약점을 숨기든지 비밀로 하는 것이 가족을 위해서, 조직을 위해서 의무가 될 때도 있다. 그런데 무조건 고백하라고 한다. 지금은 돌아가신 김남수 주교는 '하나님도 인간에게 죄를 고백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인간의 인간에 의한 도덕성 검증은 불가능하다. 그런 인간이 도덕성 검증을 하다가는 가장 비도덕적으로 흐른다.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李會昌 후보 아들의 병역의혹을 제기했던 이가 사기전과자였다. 그는 테이프를 조작하였다. '도덕성 검증'이란 명분을 악용한 것은 사기꾼이었다.
그래도 도덕성 검증을 요구하는 사람은 자신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자신을 벌거벗겨야 한다. 美人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밝혀야 한다. 돈의 흐름에 대해서도 공개하여야 한다. 금전출납부도 공개하여야 한다. 異性관계도 공개하여야 한다. 진료 자료, 정신病歷도 공개하여야 한다. 과거의 거짓말을 낱낱이 고백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도덕성만 검증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검증이 아니고 폭로이다. 즉 '남의 도덕성 폭로'이다. 검증과 폭로 사이는 천당과 지옥 사이이다.
'나는 누구보다도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우리 국민들은 판단의 근거가 있다. '행동하는 양심' 金大中씨의 도덕성을 보라! '도덕성 검증'보다는 '능력 검증'을 더 열심히 하면 부수적으로 도덕성도 알 수 있게 된다. '도덕성 검증'은 '도덕의 무덤'이 될 위험이 다분히 있다. 겸손이 가장 큰 도덕이고 오만이 가장 큰 惡德이다. 자기도 지킬 수 없는 도덕의 기준을 남에게 적용하는 것은 도덕의 흉기화이다.
인간의 인간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가능한가?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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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17, 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