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武鉉 씨에 대한 ‘대통령직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신청을 提唱한다
자신의 잇단 정치성 발언이 공직선거법 9조의 건거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결정이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헌법재판소(헌재)에 헌법소원(헌소) 심판을 청구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행위는 아무리 보아도 보통 일이 아니다. 그는 선관위의 결정이 그가 대통령의 입장에서 행한 발언에 대하여 내려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이름으로 문제의 헌소를 제기했다. 이 같은 그의 행위는 헌소의 법률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헌재는 당연히 이를 기각할 것이라는 것이 공법학계(公法學界)의 지배적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문제의 개인 자격의 헌소 제기를 강행했다. 당연히 그 나름의 계산이 있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이번에 그가 헌소를 제기한 사안은 2004년 헌재에서의 탄핵 심판 때 다루어졌던 사안이다. 그 때 헌재가 노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심판 청구를 기각한 것은 국회가 고발한 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無罪)라고 보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당시 헌재 결정문은 분명하게 노 대통령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선관위 결정을 지지하는 것이었다. 유죄를 인정한 것이다. 다만 헌재는 헌재가 인정한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행위가 유죄이기는 하지만 “그의 파면을 정당화시킬 정도로 중죄(重罪)는 아니다”라는 이유로 국회가 요구한 파면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따라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의 원칙에 의한다면 이번에 노 대통령이 문자 그대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억지 이론을 앞세우면서 제기한 헌소에 대해 지금의 헌재가 2004년의 헌재의 결정을 뒤집고 그 때와 다르게 판결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문제의 헌소를 제기했다. 그렇다면 그의 계산은 무엇인가가 우리를 궁금하게 만든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 중의 하나는 스스로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싸움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통례(通例)라는 데 있다. 이것은 반대로 인간은 통상 이길 자신이 있을 때라야 싸움을 건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인간 세상의 상례에 입각한다면 이번에 누가 보아도 경우에 합당하지 않는 헌소임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이를 제기했다는 것은 그에게 상당한 ‘승산(勝算)’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문제는 그의 ‘승산’은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느냐는 것이다.
아무래도 제3자의 눈으로 볼 때 그가 ‘승산’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지금의 헌재가 그의 입장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2004년의 결정 내용을 번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그가 무엇을 근거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어쩔 수 없이 그때의 헌재와 지금의 헌재는 인적 구성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着眼)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2004년 이후 헌재의 재판관은 9명 전원이 바뀌었다. 헌재는 금년에 소장이 이강국 전 대법관으로 바뀌었다. 그 밖의 재판관들도 이공헌, 조대헌 재판관이 2005년에, 김희옥, 김종대, 민형기, 이동흡, 목영준 재판관이 2006년에, 그리고 송두환 재판관이 금년에 임명되었다. 이들 9명 전원을 노 대통령이 임명했다. 지금의 헌재 재판관은 전원이 노 대통령에 의하여 임명된 사람들인 것이다.
결국, 노 대통령의 ‘승산’은 그가 임명한 재판관들에 대한 ‘기대’에 근거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번 헌소의 주심은 노 대통령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는 송두환 재판관으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이다. 송 재판관은 노 대통령이 창립 멤버이자 ‘정치적 근거지’가 되었던 진보 성향의 변호사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2000년부터 2년 간 회장을 역임했고 2003년에는 노 대통령에 의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 불법 자금 송금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로 임명되었던 사람이기도 하다.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추천 방식에 의한 결정’이었다는 것이 헌재측의 설명이지만 너무나도 절묘한 오비이락(烏飛梨落)이 아닐 수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우리는 한 나라의 헌법재판관들이 그들의 임명권자를 의식하는 정실(情實)에 입각한 법률 해석을 하리라는 것은 상상(想像)할 수도 없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만약 지금의 헌재 재판관들을 전원 그가 물갈이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이번의 무리한 헌소를 제기한 것이라면 그것은 헌재 재판관들에게 무언(無言)의, 그리고 무형(無形)의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으리라고 보기도 어렵다. 바로 이 같은 관점(觀點)에서 이번의 헌소 제기는 예사(例事)의 일로 볼 수 없는 측면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노 대통령의 헌소 제기에는 그 밖에도 더 짚어져야 할 몇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로는 이번에 있었던 선관위의 결정이 헌법기관으로서의 결정일 뿐 아니라 이미 그 전에 내렸던 결정을 재확인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불복하여 헌소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보여 준 노 대통령의 태도는 만약 헌재가 이번 그의 헌소를 기각할 때에는 그 같은 헌재의 결정에도 불복할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그의 입장이 그런 것이라면 이는 실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대통령으로써 헌법 제66조에 의거하여 “헌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이고 또 헌법 제69조에 의거하여 “헌법 준수”를 다짐했던 그가 공공연하게 헌법과 법률을 위반ㆍ유린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 경우 상황은 그 보다도 훨씬 심각해지게 된다. 왜냐 하면 사태는 문제가 된 헌법과 법률을 위반ㆍ유린하는 것 자체로 문제가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이번에 이처럼 완고하게 헌법과 법률에 저항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목적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거기에는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한민국의 사활(死活)이 걸려 있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 오는 12월19일의 제17대 대통령선거에 어떻게 해서든지 개입하여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방해하고 그가 지지하는 특정 ‘범여권’ 후보의 당선에 일조(一助)하겠다는 부동(不動)의 의지(意志)가 담겨져 있어 보이는 것이다.
그가 정부 기관으로 하여금 ‘경-부 대운하’ㆍ‘한-중 열차 페리’ 등 야당 후보의 공약 사항의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은 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그가 어떠한 둔사(遁辭)로 변명하더라도 이번 대선(大選) 기간 중 야당 후보를 흠집 내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지지하는 ‘범여권’ 후보를 이롭게 만드는 데 정부기관을 공공연하게 동원하려 하고 있다는 비난을 모면(謀免)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이 저지(沮止)되지 않고 용납된다면 자칫하면 대선 결과를 크게 왜곡(歪曲)시키는 중대한 헌정(憲政)의 파국(破局)을 초래할 위험마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은 반드시 저지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헌법과 법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은 사실은 헌법상의 탄핵(彈劾) 소추 사유에 해당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상황은 그 같은 방법의 선택을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제17대 국회에서는 2004년 제16대 국회 때와 달리 탄핵 소추 의결에 필요한 재적 3분의 2의 찬성 표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2004년에 있었던 탄핵 파동의 광란극(狂亂劇)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도, 더구나 노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8개월 남아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탄핵 파동을 연출한다는 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 그렇다면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인가? 아니다. 방법은 없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제 이 문제는 국회의 차원에서 다루어질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오히려, 시민의 차원에서, 그리고 국민의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얼마 전 <동아일보>가 사설에서 제기한 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상대로 “12월19일 실시되는 제17대 대통령선거의 투ㆍ개표가 종료될 때까지 대통령직 직무집행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결정을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다. 법률상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은 “본안 소송이 없이도 특별히 급박한 사정이 있다는 것이 소명될 때는 이를 인정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례로 확립되어 있다고 들린다. 그렇다면 시민, 그리고 국민의 차원에서, 노 대통령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을 불가피하게 하는 ‘특별히 급박한 사정’을 법원에 소명함으로써 문제의 ‘가처분’ 결정을 법원으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 ‘특별히 급박한 사정’을 어떻게 소명할 것이냐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해서는 소명이 가능하리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노 대통령이 불법적인 선거법 위반을 자행하고 정부 기관을 동원하여 대통령선거에 개입하는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를 통해 대통령선거 결과를 중대하게 왜곡시키려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제지하는 헌법기관의 결정에 불복ㆍ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명하는 한편 이 같은 노 대통령의 위헌ㆍ불법 행위를 제지ㆍ봉쇄하지 못할 때에는 법치 민주국가로써 대한민국의 국기(國基)가 흔들리고 헌정(憲政)이 파괴되는 사태가 초래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소명함으로써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에 필요한 법적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법원에 의한 이 같은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이 이루어진다면 그 결과는 노 대통령 자신은 물론 나라에도 좋으면 좋았지 나쁠 일은 없을 것이 분명하다. 노 대통령 자신은 경남 진영에 짓고 있는 그의 사저(私邸) 건축이나 챙기면서 퇴임 후에 하고 싶다는 ‘시민주권 사회운동’ 참여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고 나라의 입장에서는 노 대통령이 더 이상 나라를 흔들고, 부수고 망가뜨리는 일에서 손을 떼게 되어서 나쁠 것이 없다. 그의 ‘직무집행’이 ‘정지’된 기간 중에는 지난 2004년 탄핵 파동 때 고건(高建)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 노 대통령이 집무할 때보다 훨씬 더 차분하게 나라 일을 챙겼던 것처럼 이번에도 학벌 좋은 유능한 경제관료 출신인 한덕수(韓悳洙)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어서 치질 없이 차분하게 국정을 챙기면서 대통령선거도 관리할 수 있을 것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 되면 이제 문제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역을 수행할 것이냐는 것이다. 이것은 불가피하게 공법학자들이나 법률가들 몫이 아닐 수 없다. 이 나라의 공법학자나 법률가들 가운데는 과연 노 대통령을 상대로 하는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더 이상 이 나라가 노 대통령의 ‘공작정치’에 의해 희롱(戱弄)되는 것을 중지시킬 애국자는 없는 것인가? [끝]
盧武鉉 씨에 대한 ‘대통령직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신청을 提唱한다
-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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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28, 2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