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 여러분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서울의 김성욱 기자입니다. 오늘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2·13합의 이후 나온 정보들을 근거로, 북핵문제에 관한 장기전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13합의 이후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일정한 유화적 모양새가 취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美北갈등은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美北갈등 재연은 근본적으로 북한이 核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역시 非核化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데 기인합니다. 마주 오는 두 열차는 잠시 정차해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간 충돌할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1)우선 북한은 핵보유(核保有)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은 핵무기가 없으면 미국에게 공갈칠 수도 없고, 남한에 협박할 수도 없으며, 내부에서 통치할 수도 없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 믿는 자는 바보 아니면 남한의 얼치기 親北세력(골수 親北세력도 아닌)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은 이에 근거합니다.
북한은 소위 北美관계정상화를 요구하면서도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3월5일 뉴욕에서 힐 차관보를 만나 『우리(북한)를 인도처럼 대우해 달라』며, 2005년 9·19합의, 올해 2·13합의 내용을 무시한 채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수교하는 방안을 미국에 타진했었습니다.
2)반면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非核化)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존 對北정책은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입니다. 즉 북한의 비핵화이죠.
북한의 핵실험 이후 거듭된 유화책(宥和策)은 미국이 기존의 비핵화(非核化)에서 비확산(非擴散)으로 변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핵폐기(dismantlement)가 아닌 핵관리(management)로의 변환, 북한이 외부로 핵물질을 확산·이전만 하지 않으면 『봐 주겠다』는 식으로 바뀐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합니다. 여전히 비핵화, 핵폐기가 원칙이라는 주장입니다. 부시 행정부의 비핵화 관련 발언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美北관계 정상화의 궁극적 목표는 9.19공동성명에 나와 있다. 당면한 非核化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핵심이다』(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 3월9일 정례브리핑)
『美北간 완전한 관계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선 열악한 인권(人權)문제 등 북한이 현재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국제적 기준들을 달성해야 한다...미국은 핵무장을 한 북한과는 어떤 종류의 관계도 맺지 않을 것이다. 인도의 사례가 핵을 가진 북한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명백히 북한의 핵무기 폐기, 한반도 非核化이다』(크리스토퍼 힐 美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3월26일 美조지타운大 강연)
『미국의 對北정책이 상당히 바뀌었다고 할 수 있지만 완전히 바뀌었다고는 볼 수 없다. 부시 대통령 뿐 아니라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더욱이 핵을 가진 북한과 수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13 합의에서 CVID란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이것을 버린 것은 절대 아니다. 김정일을 싫어하고, 증오한다는 부시의 기본철학이 바뀌었다고 볼 수 없다. 북한 역시 변한 게 없다. 부시 대통령은 언젠간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데이비드 스트라우브(David Straub) 前 美국무부 한국과장 4월17일 발언)
『북한의 핵실험으로 상황이 변화했다는 인식 때문에 미국의 전술(tactics)은 부분적으로 분명히 변화했다. 그러나 전략은 변한 게 없다. (미국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 非核化이다』(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은 4월1일 발언)
이상의 발언들이 갖는 요지는 이렇습니다. 《미국이 가장 신뢰하지 못하는 국가가 미사일 능력에 이어 핵무기까지 보유했는데 「비핵화」가 아닌「비확산」에 만족할 것이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3) 북핵문제는 결국 미국과 북한의 적대(敵對)관계 문제입니다. 미국이 시비 거는 것은 핵폭탄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불량국가의 핵폭탄이죠. 양 체제의 관계만 정상화(正常化)된다면 북핵문제는 사라집니다.
그러나 미국은 관계 정상화를 위해 ①「비핵화」뿐 아니라 ②「人權개선」더 나아가 ③북한이「불량국가」에서 「정상(正常)국가」가 돼야 가능하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느 하나 북한이 이행할 수 없는 난제들입니다. 결국 △미국과 북한의 관계정상화는 불가능하고, △북핵문제해결은 요원하며, △美北 갈등 나아가 충돌이 재연될 것이라는 가설이 여기서도 성립합니다. 부시행정부의 관련 발언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이다...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하고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人權문제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美국무부 4월5일 발표 2006년 인권지원활동보고서)
『美北관계 정상화라는 것은 핵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1년 전이나 지금이나 미국의 우선순위는 비핵화이다』『(향후 비핵화가 이뤄지면) 北美관계 정상화를 논의하는 틀 내에서 위폐(僞幣)문제나 不法활동 등 연관문제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다』(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美대사 「말」지 2월호 인터뷰)
『미국은 북한이 不法행위를 멈추고 국제법(國際法)을 지키는 과정에서 한 걸음 나아가 美北관계 정상화를 포함해 국제사회와의 관계정상화 등 결과를 금융 회담과 6자회담 모두를 통해 최대한 빨리 얻길 원한다』(버시바우 대사 1월30일 아태정책연구원 주최 특별초청강연)
지금 미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태도로 일관하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민주주의 사회입니다. 북한의 핵문제, 생물무기, 화학무기, 인권문제 등 어느 것 하나 미국 사회에서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과제들입니다.
지금 당장에도 미국에서는 2·13합의에 대한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4월15일 공화당내 매파들은 △BDA자금을 북한에 돌려주기로 한 것이 실수라고 주장해왔고, △북한이 핵연료 생산을 중단하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해왔다며 결국 △미국 내 강경파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맨스필드 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이렇게 지적합니다.
『북한이 신속하게 핵동결에 들어가겠다는 증거를 보이지 않을 경우 그동안 보류돼 왔던 유엔의 對北제재가 다시 힘을 얻게 되고, 미국의 對北금융제재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북한이 핵동결 조치를 미루면 미룰수록 對北협상에 대한 지지가 부시 행정부 안에서 약화될 것이다』
김정일이 북한정권을 끌고 가는 한 미국과 북한의 충돌의 시한부폭탄은 지금도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김성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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