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씨가 간첩용의자란 말인가?

국정원이 국민 사생활 샅샅이 들춰볼 수 있다니

국가정보원은 13일 “자체 조사 결과 한 직원이 지난해 公務上공무상 필요에 의해 適法적법 절차에 따라 행자부의 부동산 관련 자료를 열람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자료’라는 것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친·인척의 부동산 정보들을 가리킨다.

국정원은 그 동안 한나라당과 이 후보측이 ‘국정원 자료 유출 의혹’을 내놓을 때마다 “정보기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펄쩍 뛰었다. 그러던 국정원이 조선일보가 이날 ‘직원의 자료 열람’을 보도하자 마지 못해 이 사실까지만 시인한 것이다. 국정원은 “현재까지 열람 자료가 상부에 보고됐거나 외부에 유출된 일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가 정보기관 직원이 야당 유력 후보측 정보를 들여다봤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정원의 정치 중립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12일 국회에서 “국정원(전산망)은 토지·건물·세금 등 17개 아이템의 행정 전산망과 連動연동돼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이 17개 분야의 국민 개인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들로선 국정원이 어디에 쓰려고, 어떤 법적 근거에 따라 그런 권한을 갖고 있는지부터가 의심스럽다. 국정원의 활동 근거로 공개돼 있는 국정원법, 정보·보안업무기획조정규정, 보안업무규정 어디에도 그런 조항은 찾을 수가 없다. 행자부도 이날 “국정원에 우리 전산망 접속·열람權권을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가기관이 국민의 사생활 정보를 들여다보려면 긴급 상황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법원 영장이나 당사자 사전 同意동의를 거치라는 게 헌법 원칙이다. 국정원이 이 기본을 지키지 않고 국민의 재산 장부를 마구 들추는 것은 국민을 24시간 電子전자 감시하는 미래 소설 속의 ‘빅브라더’가 되겠다는 얘기다.

국정원법 3조는 국정원이 국민을 상대로 모을 수 있는 ‘보안 정보’의 범위를 ‘對共대공·對대정부 전복·防諜방첩·對대테러와 국제 범죄조직 정보’로 제한하고 있다. 국정원 스스로도 이 후보측 자료가 여기에 해당한다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그 직원에게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국정원은 그 직원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지시한 사람은 없는지, ‘이명박 보고서’가 만들어져 윗선에 올려졌거나 국정원 밖으로 흘러나간 건 아닌지, 비슷한 사례는 더 없는지를 철저히 규명해 설명해야 한다. 국정원은 前전 정권에서 불법 도청을 했다가 전직 국정원장 두 사람이 구속되는 수모를 당했다. 국정원이 의혹을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또 한번의 치욕을 당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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