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 사건’ 개입설

대변인을 시켜서 “나는 그런 적 없다고 전해달라”고 하는 식이어선 의혹을 키울 뿐이다.
신정아 前전 동국대 교수의 가짜 박사학위 문제를 제기했던 동국대 前전 이사 장윤 스님 측이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으로부터 ‘더 문제 삼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변 실장은 지난 7월 초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대통령을 수행해 가 있던 과테말라에서 장윤 스님에게 국제전화를 걸었고, 귀국 다음 날인 7월 8일엔 장윤 스님을 호텔에서 만나 “조용히 있으면 동국대 이사職직에 복직되도록 하겠다”며 회유했다는 것이다. 장윤 스님은 금년 2월 동국대 이사회에서 신씨 문제를 제기한 후 5월 29일 이사에서 해임됐고 6월 29일엔 불교 관련 언론들에 “신씨 학위는 가짜”라고 폭로했다. 변 실장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과테말라에서 장윤 스님에게 전화한 일이 없고 7월 8일 만났을 때는 동국대 현안과 정책民願민원을 얘기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신씨를 동국대 교수로 채용한 과정부터가 의문투성이였다. 동국대 미술史學科사학과는 불교미술을 가르치는 곳인데 왜 서양미술을 전공했다는 이력을 가진 사람을 교수로 채용했는지, 신씨 학력이 가짜라는 주장이 있었는데도 어떻게 예일대의 팩스 확인서 한 장만 갖고 채용을 강행했는지 하는 것들이다. 지난 4월엔 대학미술협의회가 신씨 논문에 지도교수로 이름이 오른 예일대 교수로부터 “신씨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이메일을 받아 전달했는데도 동국대는 이를 묵살했다고 한다.

신씨는 지난 5월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후보 선정위원회 투표에서 심사위원 11명 가운데 단 1표를 얻었다. 그런데도 비엔날레 재단이사회는 최다 득표자가 固辭고사한다는 이유로 엉뚱하게 신씨를 예술감독에 선임했다. 이것 역시 누군가 신씨의 뒤를 봐주는 막강한 사람이 있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수수께끼가 풀리지 않기에 시중에는 ‘신씨가 누구 딸이다’ ‘전 정권 실세와 가깝다’ ‘현 정권 실력자가 뒤를 봐준다’는 식의 소문이 돌아다니는 것이다.

장윤 스님 주장이 사실이라면 변 실장은 왜 대통령을 수행한 바쁜 일정을 쪼개 외국에서 국제전화까지 걸고 귀국하자마자 신씨 일에 매달렸을까. 변 실장에게 신씨와 무슨 특별한 因緣인연이 있거나, 변 실장으로선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사람의 부탁을 받았던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변 실장이 신씨의 교수직 채용이나 예술감독 선임에도 무슨 관련이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이 자연히 따르는 것이다.

변 실장은 조선일보 기자가 장윤 스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이틀 동안 전화를 걸었는데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신씨 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다면 기자들에게 당당히 설명할 일이다. 대변인을 시켜서 “나는 그런 적 없다고 전해달라”고 하는 식이어선 의혹을 키울 뿐이다. 변 실장 본인이 나서서 사실의 전후 관계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검찰이 나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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