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 국정원장에 그 대통령
김만복 국정원장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고향인 부산 기장 지역 각종 단체와 모교 동창회 행사에 화환을 돌리거나 축의금을 내고, 고향 사람들을 서울로 불러와 구경시켜 주면서 선물을 안겨 돌려보냈다고 한다. 김 원장 고향 사람들은 “국정원 식당에서 고급 와인을 원 없이 먹었고 총을 쏴 봤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 원장은 모교인 기장중 동창회 홈페이지에 ‘010-4XXX-XXXX’라는 자기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기까지 했다. 세계 첩보기관 首長수장 가운데 이런 일을 한 사람은 김 원장이 유일할 것이다.
김 원장은 1974년 중앙정보부 시절 공채로 들어가 33년을 정보요원으로 일했다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위치 추적을 통해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휴대전화번호를 인터넷에 공개해 왔다는 것이다. 獵奇的엽기적인 사건이고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다.
김 원장은 지난 1일 방송 인터뷰와 기자간담회 자리에 對대탈레반 협상을 맡았던 국정원 실무요원을 대동하고 나타나 그의 신분까지 노출시켰다. 그 사람은 국내에서 아프간에서 쓰는 파슈툰 언어를 안다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다. 나중에도 중요한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국정원장이 부하의 ‘以後이후 활동을 위해 필요한 비밀’을 깨 버린 것이다. 김 원장은 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얼굴을 드러내 우리 정부가 테러단체와 ‘협상’했다는 사실을 공식화했고, 그게 탈이 나 탈레반에게 인질 석방대금을 줬다는 說설이 세계 언론에 大書特筆대서특필돼 버렸다.
노무현 대통령은 4일 국무회의에서 “국정원 업무가 무조건 공개돼선 안 된다는 주장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다른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과 이후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기능·조직·사람의 비밀을 보호하는 것이지 그 이상의 부분까지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숨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적절한 시기에 국정원을 방문해 이번 일을 격려하겠다”고까지 말했다. 정말 그 국정원장에 그 대통령이다.
그 국정원장에 그 대통령
- 조선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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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9-05, 0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