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會昌 독자 후보론’의 明暗
경위(經緯)에 대해서는 본인의 입장에서 할 말이 없지 않겠지만 이회창(李會昌) 씨는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중대하게 왜곡(歪曲)시킨 죄인(罪人)이라는 사실에 이론(異論)의 여지가 없다. 그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던 1997년의 제15대 대통령선거와 2002년의 제16대 대통령선거는 두 선거 모두 그로서는 결코 패배할 수 없는 선거였었다. 그러나 그는 이 두 선거에서 모두 패배하여 김대중(金大中)ㆍ노무현(盧武鉉) 두 대통령이 이끄는 ‘친북ㆍ좌파’ 정권의 출현을 허용함으로써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잃어버린 10년”을 안겨 준 장본인이 되었었다. 그러한 그가 금년에 있을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또 다시 ‘태풍(颱風)의 눈’이 되어 엉뚱한 ‘화제(話題)의 인물(人物)’로 등장하고 있다.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12월 대선(大選)의 화두(話頭)는 ‘정권교체(政權交替)’다. 이제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57일, 두 달이 채 되지 않는다. 앞으로 34일 후인 11월26일에는 선거일자가 공고되어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그로부터 법정 선거기간인 23일 후인 12월19일 이 나라는 또 한 차례 흥하느냐 망하느냐의 기로(岐路)에 서게 된다. 이 같은 절박(切迫)한 시점에 ‘정권교체’의 견인차(牽引車)가 되어야 할 <한나라당> 전열(戰列)에서 엉뚱한 파열음(破裂音)이 들리고 있다. ‘이회창 출마론(出馬論)’이 그것이다. 언론은 이회창 지지 모임인 <충청(忠淸)의 미래(未來)>와 <창사랑> 회원들 500여명이 23일 서울에서 ‘이회창’을 연호(連呼)하면서 그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고 전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이번 대선을 앞두고 대두(擡頭)되고 있는 ‘이회창 출마론’은 1997년 대선 때 이인제(李仁濟) 씨가, 그리고 2002년 대선 때 정몽준(鄭夢準) 씨가 각기 갔던 길을 이회창 씨도 가라는 것 이외의 다른 아무 것이 아니다. 이회창 씨가 이번 대선에서 소위 ‘무소속’으로 독자 출마한다면 그는 아마도 어쩌면 1997년 대선 때 이인제 씨가 끌어 모았던 500만 표를 능가하는 <한나라당> 지지 표를 사표(死票)로 만들어서 자신의 ‘3낙(落)’은 물론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의 낙선(落選)을 초래함으로써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인 ‘정권교체’를 수장(水葬)시키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렇게 될 경우, 그는 ‘친북ㆍ좌파’ 세력으로 하여금 연이어 세 번째로 이 나라 정치권력을 장악하게 하여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아마도 이번에는 결정적으로, 왜곡시키는 중죄인(重罪人)이 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이회창 독자 출마론’을 합리화시키기 위하여 등장하고 있는 논리가 해괴(駭怪)하다. 그것은 현행 <공직선거법> 제51조로 인하여 초래되고 있는 12월3일부터 19일까지 16일간의 사각지대(死角地帶)를 이용하는 북한측의 테러 행위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신상에 유고(有故)가 발생했을 때에 대비한 ‘대타(代打)’ 후보로 이회창 씨의 ‘무소속’ 후보 출마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2월3일부터 19일 사이에 북한에 의한 테러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신상에 유고가 발생하여 <한나라당>의 대선 참여가 불가능해지는 일이 발생하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회창 씨에게 표를 몰아주어 당선(?)시킴으로써 그를 기수(旗手)로 하는 ‘정권교체’(?)를 이룩해야 한다는 시나리오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 같은 시나리오가 꽤 그럴 듯하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게 생각해 보면 이 시나리오는 문자 그대로 난센스에 불과하다. 왜냐 하면, 만약 그가 ‘무소속’으로 독자 출마하면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한나라당> 지지 표의 대규모 산표(散票) 현상 때문에 북한이 굳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테러 행위를 자행하지 않더라도 이명박 후보의 낙선을 초래하여 ‘정권교체’를 저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테러라는 ‘위험한 선택’ 없이도 <한나라당>의 승리를 저지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북한에게는 그 같은 테러 행위를 굳이 선택해야 할 필요성이 소멸(消滅)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회창 독자 출마’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김정일(金正日)의 북한에게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테러 행위 자행(恣行)을 강요하지 않고도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저지(沮止)할 수 있는 길을 가장 확실하게 열어주게 되는 것이다.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하면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汎與圈)’에서는 ‘이회창 독자 출마설(說)’에 대해 쾌재(快哉)를 외치는 분위기라고 한다.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더욱 해괴한 일이 있다. 그것은 이 같은 ‘이회창 독자 출마론’에 대해 당사자인 이회창 씨 본인이 보여주고 있는 애매모호한 태도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이회창 씨 본인은 그의 출마를 촉구하는 지지자들에게 “여러분의 충정을 알고 있지만 지금 내가 여러분께 무슨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면서 “지금 여러분 뜻에 부응하여 출마 선언을 할 계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도대체 이 같은 그의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지금이 그 계제가 아니다”라는 그의 말은 결국 듣는 이들이 “앞으로 계제가 되면 출마 선언을 할 수도 있다”라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는 것인가?
그는 세인(世人)으로부터 ‘대쪽’이라는 호칭(呼稱)을 들어 온 사람이다. 그러나, 지금 이번 대선과 관련하여 보여주고 있는 그의 요령부득한 행보(行步)를 보면 그는 아무리 보아도 전혀 ‘대쪽’답지 않다. 오는 12월의 제17대 대선은 이회창 씨에게 장공속죄(將功贖罪)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그의 행보는 1997에는 이인제 씨가, 그리고 2002년에는 정몽준 씨가 갔던 길을 이번에는 그 자신이 감으로써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정권교체’를 갈구(渴求)해 마지않는 많은 국민들에게 눈물을 안겨 주려고 하고 있는 것 같기만 하다. 이 같은 의혹(疑惑)에 대해 이회창 씨 자신으로부터 속 시원한 해명(解明)이 있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끝]
‘李會昌 독자 후보론’의 明暗
- 이동복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7-10-24, 2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