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會昌 지지율'은 왜 이렇게 높은가?

안보와 법치를 제대로 세울 사람, 그래도 깨끗한 사람, 억울한 사람이란 이미지가 선거民心에 구조적 변화를 몰고왔다.
어제 서울 강남에서 택시를 타고 강북으로 오는 車中에서 50대 후반의 운전기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사람은 李會昌 지지자였다. 그 이유는 李會昌씨가 대통령이 되면 질서가 잡히고 특히 불법 가두 폭력 시위로 인천공항에 가야 하는 사람이 비행기를 놓치는 따위의 불편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대쪽이란 별명 그대로 지난 10년간 헝클어진 사회를 바로잡아주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운전기사는 아들이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노무현 후보를 찍었다면서 “이번 선거 때는 그놈을 절대로 그냥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李會昌씨가 두 번 낙선한 것은 억울한 면이 있다는 동정심도 갖고 있었다.
李會昌 쇼크라고 부를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의 지지율이 높다. 기자는 그가 출마를 선언하면 5~10%에서 출발할 것이라고 내다 봤었는데 출마 선언 이전에 22%가 되었다. 무엇인가 구조적인 民心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보수 여론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가 일제히 李會昌 출마를 비난하고 있음에도, 사실상의 경선불복임에도 이처럼 지지율이 높다는 것은 사회의 밑바닥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1. 競選 승리 이후 두드러진 李明博 후보의 경박성, 기회주의성, 폐쇄성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이 대책 없이 눌려 있다가 李會昌이란 代案을 발견하자 그쪽으로 쏠리고 있다.
2. 반역적 좌파 정권이 초래한 安保위기와 法治의 붕괴가 무질서로 나타나 서민층의 생활을 불안하게 만들었는데 李明博 후보는 경제와 운하만 강조할 뿐이었다. 이명박 지지자들이 갈망하는 정권교체의 의미는 경제정책의 교체가 아니라 햇볕정책으로 집약되는 國政 깽판 세력의 교체인데 李 후보는 작은 이야기를 하다가 큰 흐름을 놓쳤다. 박정희가 경제개발에 성공한 이유는 그가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안보전문가였기 때문이다. 중화학공업 건설의 발상도 北의 재남침을 저지하기 위한 방위산업 건설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반면 李會昌씨는 안보와 법 질서는 제대로 챙길 사람이란 신뢰를 준다.
3. 李明博 후보에게 드리워진 각종 의혹에 비해서 李會昌씨의 이미지는 아직도 깨끗한 편이다. 지지자들은 차떼기당이란 비난도 한나라당 몫이지 이회창 몫은 아니란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이회창씨는 김대업 사기극의 피해자란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4. 좌파종식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세상은 정상화된 사회이다. 반듯한 지도자가 나와 법과 질서와 안보를 바로 세워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願望이 의외로 강하다.
5. 지금 李會昌으로 쏠린 지지층의 상당수는 朴槿惠 지지층이자 선명 보수세력이다. 朴槿惠씨의 패배 이후 李明博 후보를 내키지 않은 상태에서 비판적으로 지지하고 있던 사람들이 李會昌이란 代案이 나타나자 이탈하게 된 것이다. 李明博 40%, 李會昌 22%이란 지지율과 지지층은 그 내용상 한나라당 競選 이전의 李明博 대 朴槿惠 구도와 많이 닮았다. 李明博 후보는 경선 이후 朴槿惠 지지층을 잡아두기 위하여 두 가지를 했어야 했다. 하나는 선명한 安保 노선으로 지지층을 붙들고, 다른 하나는 朴槿惠씨와 공동정권에 가까운 權力분점 약속을 하여 二重의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었다. 李明博씨는 두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아 결국 朴槿惠씨 지지자들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李明博씨는 성공적인 競選으로 생긴 통합효과를 다 까먹어버린 셈이다.
6. 李會昌 지지율은 더 오를 것인가? 그가 출마 선언을 통해서 “왜 갖은 비난을 무릅쓰고 출마할 수밖에 없었는가”란 의문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한다면(혹은 감동적 설명을 한다면), 거의 동시에 BBK 사건의 주인공 김경준이 귀국하여 李明博 후보에 대한 폭로 붐이 분다면 李會昌 지지율은 30%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李明博 후보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단일화는 불가능하다.
7. 출마 후 李會昌의 노선이 李明博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선거 운동의 모습이 구태의연하고 초라하게 보이면 지지율은 20~25%로 묶일 것이다. 현재의 李會昌 지지층은 선명보수층이므로 좀처럼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20%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란 이야기이다. 李會昌 후보는 全유권자의 약16%나 되는 충청도 原籍者의 상당수를 잡을 수 있으므로 1997년과 2002년의 좌파승리를 가능케 했던 호남-충청연합전선은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8. 民心의 물줄기가 크게 바뀌고 있다. 李明博 압승구도로 굳어졌던 선거판이 유동적으로 변했다. 이런 때는 아주 작은 결정이 큰 결과를 만든다. 결단을 위한 고민에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 사람은 불리하다. 李會昌씨는 정치적 타이밍을 놓치는 사람, 金泳三 전 대통령은 타이밍을 잘 잡아채는 사람으로 꼽혔다. 長考 끝에 惡手란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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