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會昌의 교사 10만 增員 공약이 맞다

초등학생이 학생수가 적은 교실에서 담임의 충분한 개별지도를 받으면 학원에 가서 배워봤자 더 나은 효과가 안 생긴다.

어저께 있었던 대통령 후보 제2차 TV토론에서 이회창 후보가 제시한 “교원 10만 명 충원” 공약은 가장 한국 교육의 핵심에 접근한 공약임을 전직 초등교사인 나는 인정한다. 그 근거가 될 말을 몇 마디 해본다.

필자는 1988학년도 서울 구룡초등학교 5학년 2반 담임을 했을 때, 86명을 담임한 적이 있고, 그 전후에도 70명 내외의 학생을 지도했다. 그런 교실에서 담임이 제자들에게 자상한 지도를 베풀 수 있을까? 예를 든다면 이렇다.
각도기로 각도를 그리는 것을 지도할 경우, 기준점인 0도 선에 삼각형의 한 변을 일치하게 각도기를 대고 나머지 한 변의 각도를 잡아 점을 찍은 후 선을 그어야만 제대로 된 각도를 그릴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을 칠판에 교사용 각도기로 아무리 자세히 되풀이하여 지도해도 학생들 중 다수는 착오를 일으킨다. 만일 학생수가 20명 내외여서 개별지도를 하면 간단히 학습효과를 올릴 수 있다. 낙오자가 덜 생기게 마련.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의 자전 공전 관계, 일식과 월식이 생기는 이치 등을 이해시키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학생수가 적어야만 태양계 모형으로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

과학교과만 그런 것이 아니다. 국어, 수학도 마찬가지다. 학생수가 적어서 담임이 숙제 검사를 제대로 체크해 주고, 공책을 돌려 줄 때 다시 세부 설명을 해 주면 타고난 저능아가 아닌 한 거의 다 이해시킬 수 있다. 그런데 학생수가 워낙 많으면 붐비는 장바닥처럼 소란스러운 교실의 정숙지도로 대분의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학원 강사들은 귀신이 아니다. 책임져야 할 학생수가 아주 적어서 잘 가르칠 뿐이다. 많아야 10명 내외니까. 이 어찌 경쟁이 되겠는가!
교육부에서 2006년 12월에 발행한 《2006년 교육통계 분석자료집》(한국교육개발원 조사, 분석)을 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수는 3,925,043명이고, 담임 수는125,847명이었다. 담임 1인당 학생수가 약 31명이다. 그런데 이 평균은 학생수가 아주 적은 시골학교까지 포함한 것이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대도시나 경기도 경우 2007년 7월 현재 40명 내외이며, 서울은 35명 내외다. 80년대에 비하면 천국인 셈이긴 하다.

* 위의 교원숫자는 교과전담 교사를 제외한 계산임.

* 글을 간단하게 쓰려고 중고교 문제는 생략함.

군소리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다음과 같이 단언하는 바이다.




1.

초등학교 담임 1인당 학생 숫자를 20명 내외로 줄이는 것을 한국교육의 핵심과제로 인식하는 대통령이 나오지 않는 한 오늘날의 한국교육이 안고 있는 모든 난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초등교육은 모든 교육의 뿌리 중의 실뿌리, 즉 우열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2.

논리는 아주 간단하다.

모든 초등학생이 학생수가 적은 교실에서 담임의 충분한 개별지도를 받으면 학원에 가서 배워봤자 더 나은 효과가 안 생긴다. 자연스럽게 학원으로 가는 발길이 줄어든다. 돈과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 학원에 왜 가겠는가?

3.

중고등학교 교원 1인당 학생수마저 20명 내외가 되어 보라. 상승(相乘)효과가 엄청날 것이다. 대학입시 혼전(混戰)도 대폭 줄어들 것이다. ‘혹시나?’하는 기대감에서 학원에 가보는 학생들만 극소수가 계속 남아있을 뿐일 것이다.
그런데 이 나라 교육당국과 감사원은 2년(?) 전에 출생률이 낮아진다고 교대생 입학정원을 줄이는 방침을 세웠다. 참으로 성급하고 시야가 좁은 교육정책이라 지탄하지 않을 수 없다.

4.

돈을 안 쓰고도 교육의 질을 개선한다?

세상에 이런 터무니없는 돌대가리들이 한국 말고 그 어디 있을까?

이회창씨의 주장대로 “만사 제쳐 놓고 교원을 획기적으로 충원”하면 이 나라 교육은 반드시 깊고 깊은 수렁에서 빠져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10만 명이면 초중고에 안배시킬 수 있는 숫자라고 본다.

5.

우선 초등학교 1학년만이라도 전국적으로 학급당 정원을 19명 이하로 줄이라!

6.

그럴 돈이 없는가?

답은 아래와 같이 간단명료하다.


가.

이 나라의 모든 고급 공무원과 공기업 임원들의 판공비부터 확 줄여라!

나.

북한에 터무니없이 제공되는 “교환가치가 없는 원조금”을 전부 없애라!

다.

교육세로 거둔 모든 세금은 정직하게 교육에만 집중 투입하라!

라.

대학 교부금을 없애고, 완전 자율해결로 돌린 후, 그 돈을 초중고 교원 비용으로 돌려라!

* 대학을 통제하는 구실도 없앨 겸.

7.

학급 증설로 인한 교실부족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하면 됨. 대도시 학교 중에는 교실이 남아도는 학교가 적지 않으므로.

8.

이회창씨의 주장을 이해하는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참으로 걱정이로다.

9.

나는 전교조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교원 증원을 요구하는 주장에는 적극 찬성하지 않을 수 없다. //07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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