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건관리위원회에서 보내준 4.9 총선 출마 후보 및 정당 홍보물에 한나라당 것이 끼여 있었다. 소책자의 표지 제목은 '실천의 힘 한나라당'이었다. 8페이지 분량이었는데 경제를 주로 다뤘다.
이 소책자에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 단어가 몇 개 있었다. 安保, 北核, 친북세력, 북한인권 문제였다. 선거 홍보물은 그 黨의 문제의식을 집약한다. 이 홍보물에 나타난 한나라당의 문제 의식은 안보, 법질서, 北核위기, 韓美동맹 약화, 북한인권 문제, 친북세력의 발호, 전교조와 민노총의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로지 경제를 살려서 유권자들의 호주머니만 불려주면 된다는 생각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유권자들을 경제적 동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의 눈에는 국민들이 안보, 인권, 正義 같은 이념적 가치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살찐 돼지'나 '猝富지향주의자'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것이 '이념을 넘어선 실용'의 한 斷面이다. '이념 없는 실용은 장돌뱅이의 타산이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구현된 셈이다. 유럽에서 장돌뱅이는 '싸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王政을 타도, 약화시키고, 때로는 왕의 목도 치면서 자유를 확대시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만들었다.
피를 마시면서 자란 자유민주주의라는 나무를 공짜로 얻어 심었던 나라가 한국이다. 다행히 이승만 박정희 같은 위대한 지도자와 미국의 도움, 그리고 근면성실한 국민들이 있어 그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한국 역사상 商人출신으로서 맨첨 大權을 잡은 李明博씨는 그러나 체제의 敵을 사방에 두고도 생존을 위한 투쟁을 '낡은 이념'이라고 경멸하면서 '주판알만 굴리는 실용'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의식이 없으면 문제해결 능력도 생기지 않는다. 안보위기, 법질서 붕괴, 北核, 북한인권 탄압, 친북좌파의 발호를 문제시하지 않는 한나라당-李明博 정권은 총선에서 압승하더라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지 못할 것이란 예감을 주는 홍보물이었다.
이 홍보물엔 漢字용어를 주로 쓰면서 漢字표기를 하지 않았다. 한자가 말살된 홍보물에서 이념적 가치가 묵살되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자로 상징되는 人文的 교양에 바탕을 두어야 올바른 이념과 확신이 생긴다. 漢字, 즉 국어는 교양의 모태이며, 교양은 이념의 뿌리이다.
유권자들을 '경제적 동물'로 보는 한나라당
- 趙甲濟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8-04-06, 1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