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혼 주례를 맡으면 時局 강연 같은 주례사를 하곤 한다. 마땅치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주례사를 듣기 위하여 일부러 찾아왔다는 이들도 있다. 주례사를 인터넷에 올려달라는 이들도 있다. 오늘 주례사는 이러했다.
(전반부 省略)
결혼식은 두 분을 위한 것이지만 결혼식장은 만남의 광장입니다. 一家 친척, 친구, 동창생, 옛날의 회사동료, 선후배들이 만나서 情을 나누기도 하고 결혼식장에서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또 다른 결혼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결혼식장은 부모세대와 신랑-신부 세대의 대화의 廣場이기도 합니다. 요사이 결혼식장의 공통된 풍경이 하나 있습니다. 신부입장 때 보면 신부를 인도하는 아버지가 신부와 키가 거의 같든지 오히려 신부가 더 큰 것입니다. 오늘도 그러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도 보니까 신랑 신부의 부모님들은 1940년대 출생하신 분들로서 개발연대에 조국근대화를 위해서 가장 열심히 일하셨던 분들이고, 신랑 신부는 부모 세대가 만들어놓은 든든한 바탕을 딛고 세계로 힘차게 도약하는 펄펄 나는 젊은 세대입니다. 저도 1945년생입니다만 兩家의 부모님들과 저는 배고픔을 아는 마지막 세대, 그리고 풍요로움을 아는 첫 세대였습니다.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는 피, 땀, 눈물을 쏟아 부어 나라를 세우고, 그 나라를 지켜내고, 산업화하고 민주화까지 이룩하여 이렇게 근사한 대한민국, 피, 땀, 눈물의 금자탑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준, 민족사 2000년의 가장 위대한 세대입니다.
부모 세대가 자녀들에게 한 일 중에서 가장 컸던 것은 자신의 희생으로 자녀들에게 고등교육을 시킨 일입니다. 언제 사람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가? 저는 인간이 逆境을 딛고 일어설 때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아름다움을 넘어서 숭고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바로 여기 계신 부모님들의 모습니다.
인간은 언제 가장 추하게 보이는가? 남이 만들어준 富와 자유를 공짜로 누리면서 무사안일하고, 감사할 줄 모르고, 공동체를 위하여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 사람입니다.
대한민국에 감사하지 않고, 700만 학살자 김정일을 미워하지 않고, 애완견이 죽으면 눈물을 흘려도, 오늘도 굶어죽고 맞아죽고 있는 북한동포들에 대해선 얼음처럼 차가운 마음을 가진, 제가 이런 말을 하면 극우니, 수구꼴통이나 하고 빈정대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이런 세태 속에서도 여기 손을 잡은 두 신랑 신부는 조국과 고향과 부모 선배들을 존경하는 아름다움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두 분에게 따로 특별히 할 말은 없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가 힘든 것들을 몇 가지 想起시키면 대강 이런 것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1. 건강, 정상성, 조국 같이 당연한 것에 대하여, 그리고 凡事에 감사하라.
2. 스스로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자녀들을 폐를 끼치는 인간으로 만들지 말라.
3.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인간을 가장 빨리 망가지게 하는 것은 공짜를 선물하는 것이다. 특히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공짜라는 독약을 먹이지 말라.
4. 두 분은 정상적이고 건강한 몸을 가졌으니 비정상적인 사람, 아픈 사람, 약한 사람, 억울한 사람을 도와줄 의무가 있다.
5. 남이 하는 것보다 많이도 말고 하나만 더해라. 이것이 습관이 되도록 하면 인생이 바뀐다. 영어로 말한다면 원 모어 스텝, 원 모어 서비스 정신을 가져라.
6. 너그럽고 절도 있는 교양인이 돼라. 교양은 독서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좋은 책, 특히 名作과 古典을 많이 읽고 많이 권하라! 철학은 사물의 원리, 문학은 인간의 본질, 역사는 인간이 걸어왔던 길을 알게 해준다. 그런 인문학적인 지식의 토양에다가 전문적 지식이란 나무를 심어야 잘 자란다.
7. 건설하고 생산하라. 아이도 많이 낳고, 돈도 많이 벌고, 여행도 많이 하고, 싸워야 할 때는 많이 싸워라. 주저 없이 할 수 있고, 한 뒤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무엇이든지 하라!
8. 天才에게 감사하라. 여린 마음을 가진 천재들을 알아주고 밀어주고 감싸주어야 우리 같은 凡人이 행복해진다.
제가 이렇게 공자 같은 말을 했지만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인간은 죽을 때까지 철이 들지 않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죽을 때까지 노력하는 존재입니다. 철이 들기 위하여,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하여, 챔피언이 되기 위하여, 사장 대통령 국회의원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그 과정이, 그 땀이, 그 고민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1등이 아니라고, 완벽하지 못하다고 열등감에 빠져 있거나, 실수를 안 하려고 시행착오가 두려워서 고민하는 데 시간을 다 보내는 그런 삶보다 더 고귀한 삶의 방식이 있습니다. 달리다가 넘어지고, 그러면 툭 툭 털고 일어나 다시 달리고, 실수하면 바로잡고, 얻어맞으면 힘을 길러 복수를 하고, 많이 일하고 많이 만들고, 이런 삶이 습관이 되면 아침에는 설레는 가슴으로 일터로 나가고 저녁에는 뿌듯한 보람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 이것이 성공적인 삶이 아닌가 합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말한다면 좋은 글을 쓰는 것보다는 많은 글을 쓰는 것이 더 멋지다는 이야기입니다.
두 분의 행복과 불행은 대한민국을 떠나선 존재할 수 없습니다. 두 분은 남태평양의 통가에서 살 사람이 아니고 이념전쟁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한반도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신랑의 先親은 월남전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싸웠고 신부의 아버님은 開發年代의 공직자로서 새마을운동을 지도하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땀방울로 쌓아올린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우리의 공동체를 위협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한 그 어떤 한국인의 삶도 진정으로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행패를 부리는 김정일이 있는 한, 키가 남한 사람들보다 10여 센티키터가 작고 북한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평균수명이 12년이나 짧아진 북한동포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 한 항구적 평화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불행한 데 두 분만 행복할 수는 없고, 대한민국이 행복한데 두 분만 불행해져서도 안 됩니다. 두 분은 대한민국과 함께 웃고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따라서 자유통일을 하여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종식시키고 북한동포들을 구출하는 것은 모든 책임 있는 한국인의 의무인 것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면 단 하루를 살아도 불평해선 안 된다고 합니다. 빛이 150억년을 달려야 끝에서 끝까지 갈 수 있는 이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 더구나 휴전선 남쪽에서 태어났다는 것, 그것도 시골에서 태어나 서울 한 복판에서 일하고 여의도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환희에 가득 찬 慶事입니다.
결혼은 그러나 둘이 하나가 되는 일이고 동시에 떠나는 행위입니다. 부모의 품을 떠나고, 항구를 떠나고, 새로운 未知의 바다로 나가는 것입니다. 그 바다에서 두 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폭풍이고 파도이고 때로는 破船의 위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오늘 여기 모이신 분들, 두 분의 성공적 항해를 위하여 기원하고 축하해주신 분들의 얼굴을 떠올리십시오. 그러면 용기가 생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합니다만, 과도한 飮酒를 삼갑시다. 통계에 의하면 모든 사건 사고의 원인 중에서 약20%가 술에서 발생합니다. 술을 많이 마신다고 자랑하는 미련한 남편, 그런 남편을 내버려두는 더 미련한 아내 때문에 한국에서 사건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겸손과 고귀함이란 두 단어입니다. 고귀해지려면 겸손해야 합니다. 자신을 낮추어야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겸손은 고귀함보다 낫습니다. 거듭 두 분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賀客 여러분, 오랫동안 경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는 주례사도 이념적으로 한다!
- 趙甲濟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8-04-12, 1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