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편지는 지극히 사적이 것이라, 제가 간여할 바는 아니지만, 당신께서 공개적으로 보낸 것이라, 말하자면, 현대통령에게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눈과 귀를 가진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로 생각해서 외람되지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먼저 저는 법에 대해서는 전혀 공부해 본적도 없는 보통 사람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따라서 법을 많이 알고 계신 귀하께는 정말 하찮은 잔소리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귀하께서 격식을 차리지 않는 타입이라는 것은, 제가 5년 동안 익히 귀하의 통치를 겪어 보았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만, 기왕이면 ‘요즘 무더위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라든가, 혹은 ‘나라가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어서 걱정이 많을 줄 압니다.’라는 비록 내키지는 않지만 한마디의 안부나, 염려의 말씀으로 편지를 시작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도 사람의 격이 우러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귀하의 편지는 ‘이명박 대통령님, 기록 사본은 돌려드리겠습니다.’로 시작하는군요. - 편지의 시작이 참 급해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군요. 편지라기 보단 메모처럼 시작을 하셨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나는 법을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상식을 가진 보통 사람의 시각으로 한 번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열람권’이 귀하의 재임시의 어떤 기록을 열람할 권리라는 것, 그리고 그 법이 귀하의 재임 기간에 만들어졌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열람권을 위해서 ‘사리’를 가지고, ‘법리’를 가지고 다투어 보고싶다는 말씀으로 시작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힘없는 아랫사람이 다치게 될지도 모르니까 그 ‘기록 사본’을 돌려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일단 그것이 이해가 안되는군요. 저는 귀하가 법을 아는, 그것도 아주 잘 아는 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사본이니 원본이니 열람이니, 돌려달라느니 하는 모든 것은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고, ‘법에 따라서’ 하는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귀하께서는 임의로 양보하시거나, 권력에 굴복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귀하께서는 지금껏 진본인지 사본인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법에 따라서’ 열람권을 주장해 오셨을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법에 따라서’ 소신껏 귀하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나가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셔서 법을 지키셔야 합니다. 전임 대통령의 법으로 인정된 정당한 권리를 혹 현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해서, 법을 넘어서, 핍박하려 한다면, 저를 비롯한 모든 국민이 촛불을 넘어서 횃불을 들 것입니다. 그러니 귀하께서는 절대로 굴복을 하셔는 안됩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민주주의의 기초는 법이 보장하는 한에서 그 자유를 구속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이제껏 법적으로 정당하게 소유하신 그 자료를 절대로 돌려주면 안됩니다. 그것은 법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말씀하셨다고요? 그것은 대단히 반가운 말씀이군요. 저는 두분 사이에 그러한 말씀이 오간 것은 우리나라의 정치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대단히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입니다. 귀하께서 ‘합법적’으로 ‘사본’을 점유하고 있는데, 그것을 ‘불법적’으로 현 대통령이 ‘탈취’하려한다면 그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고사하고 모독이지요. 그러니 귀하께서는 결코 ‘부당하게’ ‘사본’을 빼앗기시면 안됩니다. 그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일관되게 이제껏 해오신대로 ‘법대로’ 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스스로 먼저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한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전화할 때마다 거듭 다짐으로 말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했다고 말씀하시는데, 저로서는 왜 자존심이 상했는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또한 ‘지금의 궁색한 내 처지가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라는 말씀도 사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입니다. 현재 계시는 봉하마을이 불편하신지요. 아니면 연봉이 적은지요.(사실 얼만지 잘 모르거든요^^) 제가 모르는 비밀이 있는 모양입니다. 현 대통령께 서운한 것이 있으신 모양이군요. 어쨌든 전직 대통령이 ‘불법’을 자행하지 않았는데, 예우가 소홀하면 안될 것입니다. 물론,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도 ‘불법’을 저질렀다면, 당연히 ‘법에 따라’ 추상같은 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써오다가, 미심쩍은 것이 있습니다. 대통령기록관장이니 국가기록원장은 힘이 없어서 대통령과 상의를 한다는 부분인데, 그것이 무슨 뜻인가 했더니, 아래에 쓰여 있군요. 열람의 편의에 대한 말씀인것 같습니다.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지금 귀하께서 ‘사본’을 ‘적법’하게 점유하고서 열람하고 계신데, 무슨 상의라는 말씀입니까?
혹시, 귀하께서 ‘불법’으로 그것을 점유하고 계신것은 당연히 아닐거 아닙니까? - 전 대통령이시고, 법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니 ‘불법’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러니 귀하께서는 현 대통령에게 상의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왜 천리길을 달려 국가기록원으로 가야 합니까? 그냥 갖고 계시면서 편히 보십시오.
그런데, 이런 의문은 들더라구요. 대통령이라는 그 엄청난 희생을 5년씩이나 하셨는데, 무엇하러 그 지난 기록은 보려고 하시는지. 어떤 사람들은 자서전을 쓰기 위해서 그렇다는데, 나는 하하하하 웃어주고 말았죠. 클린턴 대통령은 연임해서 8년을 대통령을 하고 나서 자서전을 쓰는데, 백악관에 ‘사본’을 봐야한다느니하는 그런 소란을 떨었다는 소리를 못들었거든요. 그러니 고작 자서전을 쓰기 위해서 ‘사본’을 보려고 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또 이런 걱정은 들었습니다. ‘사본’이 밖으로 유출되면 어쩌나, 아니 벌써 유출되었으면 어쩌나. 귀하께서 일부러 그렇게 유출시켰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국가의 기밀이라는 것이 아무리 조심에 조심을 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가장 이해가 안되는 것은, 대통령직 재임시의 정보가 이제 재야에 내려가서 농사를 짓거나 손녀를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는데 무슨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러저러한 것들이 다 이해가 안되지만, 그것이 ‘적법’한 것이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러니 귀하께서는 ‘사본’을 절대로 남에게 주지마시고 봉하마을에서 마음껏 보시길 바랍니다.
귀하께서는 끝맺음으로 현 대통령에게 우리 경제가 진짜 위기라는 경고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정말 고마운 충고입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익히 잘 알고 계신 것 같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현대통령도 귀하처럼 ‘지금은 대통령의 참모들이 전직 대통령과 정치 게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그런데, 귀하가 여기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인 귀하와 정치 게임을 하면 절대로 안돼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당연히 ‘법대로’ 해야합니다.
전직대통령인 귀하를 위해서, 이명박 현직 대통령을 위해서, 아니 우리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철저히 ‘법대로’해야 한다는 것을 귀하는 아시고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서시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느님께서 전, 현직 대통령에게 큰 지혜를 내리시어 ‘법대로’ 엄정하게 이 일을 매듭지어 그에 ‘합당하게’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를 정착하기를 기원합니다.
適法하다면서 왜 반납합니까?
- 비농(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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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7-17, 00: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