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북 울진에 가서 時局강연회를 했는데, 도로표지판에 '부구리'라는 마을이름이 나타났다. 여기엔 울진원자력발전소 6基가 있다. 地名이 독특하여 무슨 뜻이 있을 법한데 현지인 몇 분에게 물어도 漢字로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돌아와서 인터넷을 여기저기 검색하여 보니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사이트에 富邱里로 표기되어 있었다. '부자 동네'라는 뜻이다. 이곳은 15년 전부터 부자동네가 되었다. 그때부터 가동하기 시작한 원자력 발전소가 이곳을 부유하게 만들었다. 약2500명의 직원과 고용인들이 발전소에서 일하고 있다. 600만kw의 시설용량을 갖고 있는 울진원자력은 북한발전용량의 3배이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電力은 서울의 소비량과 비슷하다고 한다. 울진은 인구가 5만 정도이지만 발전량은 한국제일이니 '원자력의 首都'라고 불릴 만하다. 수백년 전에 지은 地名의 예언력에 감탄할 뿐이다.
한국을 여행해보면 선조들이 아무 생각 없이 지은 地名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地形이나 취락의 특성을 압축하여 지은 지명이 많고, 염원을 담아 지은 지명도 있고, 飛上里처럼 비행장이 들어설 것을 예언한 듯한 地名도 있다. 富邱里는 희망을 담아 지은 지명이 희망대로 실현된 경우이다.
富邱里를 '부구리'라고 표기하면 아무 뜻이 통하지 않는다. 뜻이 통하지 않는 말은 소리이거나 암호이다. 소리나 암호를 간판, 표지판, 책에 써선 안 된다. 뜻이 통하는 말(한자어)을 굳이 피하고 한글로 표기하여 이 좋은 地名을 암호나 소리로 만들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것은 한글과 같은 표음문자인 영어표기와 같아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는 이들도 있다. 부구리, 이매동, 야탑동이라고 쓰면 아무런 의미도 통하지 않는 소리에 불과하지만 Los Angeles, San Francisco, New England는 뜻이 통한다. 영어는 표음문자일 뿐 아니라 表意문자이다. 여름, 바람, 쌀이라고 표기할 때의 한글은 표음문자일 뿐 아니라 표의문자이다. 하지만 상온, 부구리, 전해질, 대수라고 써놓은 한글은 언어가 아니고 소리 혹은 암호이다. 좋은 말과 문자가 있는데 굳이 소리나 암호로 표기하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조직은 반드시 그 어리석음과 게으름의 代價를 치르게 될 것이다.
한국인의 인터넷 사용률은 세계 최고이지만 문맹률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놓은 나라이다. 한국어의 두 표기수단 중 하나인 漢字를 해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60%이상이다. 이들은 常溫, 加水分解, 傳記 같은 한자어를 한글표기로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상온, 가수분해, 전기라고 써놓고 정확한 의미를 알라고 하는 것은 암호풀이를 하라는 것과 같다. 교과서가 암호책일 순 없다.
국민평균 IQ가 세계최고인 한국인이 무식한 행동을 하는 이유중의 하나도 문맹률이 이렇게 높기 때문일 것이다. 한자어가 많이 나오는 책, 특히 고급-전문적 책이나 논문을 제대로 읽지 못하니 교양을 쌓기가 매우 어렵고, 행동이 천박해지는 것이다.
문제는 문맹률이 높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가장 무서운 무식은 자신이 無識한 줄 모르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문맹률(60%이상)이 높은 한국
- 趙甲濟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8-08-07, 2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