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시간과 민주국가 지도자의 시간은 다르다. 독재자는 임기가 없고, 민주국가 지도자는 임기가 있다. 민주국가의 지도자가, 임기내에 독재자를 상대로 역사에 남는 일을 하겠다고 욕심을 갖는 순간 약한 입장이 된다. 협상에선 시간에 쫓기는 이가 양보를 하게 되어 있다. 김정일과 상대한 김대중, 노무현이 그랬다.
김정일의 가장 큰 자산은 시간이었다.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고 病床에 있다고 한다. 再發이나 악화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김정일 스스로가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불안, 초조해질 것이다. 김정일은 김대중 및 노무현과 대결해선 이겼으나 시간과 대결하여선 지고 있다.
병상에서 그가 집착하는 것은 자신의 安全일 것이다. 철저한 이기주의자인 김정일은 후계자 문제와 死後의 북한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을 것이다.
김정일이 重病에 걸렸다는 소문은 북한에서 빠르게 퍼질 것이다. 측근부터 보통사람들까지 모두가 자신의 안전에 대해서 倍前의 계산을 하게 될 것이다. 서로 눈치를 보고 정치 동향에도 신경을 쓰게 될 것이다. 권력이 불안해지면 믿을 것은 돈이란 결론에 이를 것이다.
김정일이 개혁 개방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우상이었기 때문이다. 우상은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는 개혁 개방이 불가능하다.
전제주의 체제에선 우상이 사라져야 개혁 개방 등 변화가 일어난다. 스탈린이 죽으니 흐루시초프가 등장하여 스탈린 격하 운동과 평화공존 정책이 일어나고 생겼다. 모택동이 죽으니 등소평의 개혁이 가능해졌다. 티토가 죽으니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었다.
김일성이 죽어도 개혁 개방이 불가능했던 것은 김정일이란 또 다른 준비된 우상이 死者를 대체하였기 때문이다. 김정일이란 우상이 사라졌을 때 북한에는 비로소 '우상 없는 시대'가 열린다.
김정일이 사라진다는 것의 가장 큰 의미는 개혁 개방의 결정적 걸림돌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김정일이 죽기 전에도 측근들은 '이제 개혁 개방을 준비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고 核무기와 對南적화 노선을 간단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정일은 핵무기를 美北수교-韓美동맹의 실질적 해체-주한미군의 중립화와 맞바꾸겠다는 계산을 했다. 韓美동맹의 실질적 해체-주한미군의 중립화는 한국의 보수층이 받아들일 수 없다.
김정일이 無力化된 뒤 등장할 새로운 북한 지배층은, 개혁 개방을 결심할 경우에 核무기를 갖고 있는 한 개혁 개방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때 그들이 경제회생을 위해서 核포기를 결심할 것인가의 여부가 핵심적인 쟁점이다.
미국의 북한정권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압력과, 중국의 북한정권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압력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다. 매케인 정부가 들어설 경우, 對北압박 수단을 새로 개발하거나 對中압력 수단을 강구할 가능성은 있다. 중국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되는 순간, 한국 일본 대만이 핵개발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인식을 해야 북한의 숨통을 죄게 될 것이다.
북한정권이 등소평식 개혁 개방을 한다는 것은 시장경제화를 의미한다. 시장경제화는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정치적 자유화로 이전될 것이다. 문제는 북한주민들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정치적 자유화의 과정을 참아줄 것인가이다. 특히 지척에 자유롭게 번영하는 한국이 있는데도 인내심을 발휘할 것인가이다. 북한정권의 시장경제화 조치는 빠른 시간내에 정치적 자유화의 과정으로 옮겨갈 것이다. 이 과정이 혼란스럽지만 통일의 과정이 될 것이다. 북한이 시장경제화-정치자유화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한국과 합쳐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역사는 그렇게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시장경제화는 북한주민들로 하여금 정치적 자유를 갈구하게 만들 것이다.
이 경우 북한주민들의 결심이 통일의 모양을 결정할 것이다. 북한식 대로 살아갈 것인지, 중국의 식민지가 되려 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과 합치는 결정을 내릴 것인지 궁금하다.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북한주민들의 마음을 지금부터 잡아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 방법은 북한인권문제를 부각시켜 북한정권을 압박함으로써 북한주민들이 한국을 '해방자'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고, 북한동포들을 직접 경제적으로 지원하여 한국민을 '구원자'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북한인권 문제 제기는 정부, 언론, 애국단체의 몫이고, 북한주민들을 실질적으로 돕는 일은 기업이 해야 효과적이다. 북한정권을 증오하는 마음으로 북한동포를 도와야 한다. 이런 심리적, 정책적 균형이 이뤄져야 북한을 변화시켜 통일로 갈 수 있다. 북한정권을 미워하는 마음만으로 통일을 주도할 수 없고, 북한동포를 동정하는 마음만으로도 부족하다. 야수의 마음과 천사의 얼굴을 겸비해야 한다.
시간이 드디어 우리 편으로 왔다. 天時가 우리 편이다.
野獸(야수)의 마음과 천사의 얼굴로!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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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14, 13: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