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연구원 제1회 콜로키움.
미래연구원(이사장 김상철)은 지난 11일 ‘한국대학, 어떤 인재를 키울것인가’라는 주제로 파주출판도시 미래하우스에서 제1회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주요대학 총장과 전직 대학총장 및 교육부 장관 등 대학교육 관계자와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와 자유토론이 진행되었다. 김광동 나라정책원 원장, 박성현 서울대 교수, 유석춘 연세대 교수, 이인수 ‘이승만기념사업회’ 부회장, 이춘근 미래연구원 연구처장,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회장, 장성근 전 열린사이버대 학장, 전경원 광주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발표주요내용.
김정은 기자 hyciel@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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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도덕 교육의 필요와 대안프로그램
문용린 서울대 교수(전 교육부 장관)
시카고대 인문학부 역사철학과 교수인 블룸(A. Bloom)은 ‘미국 정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미국이 이대로 가면 좋은가, 특히 젊은이들이 어떤가 하는 논의를 하게 되었다.
블룸은 책에서 미국이 200년 역사를 지탱해 오는 긴 인문학적 전통과 고전주의적 전통이 있는데 최근 들어 성평등이나 평등주의와 같은 상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인류가 수천년 동안 누적해온 문명의 장엄함을 외면하고 평가절하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함을 느낀다. 무엇이 옳으냐 그르냐, 무엇이 정의냐 보다는 이 시대에 유행처럼 지나가는 이데올로기에 따라서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리고 누가 나쁘다고 하면 그 사람이 왜 나쁜 사람인지 하는 자기 판단을 안 한다.
대한민국 사회가 정체성을 잃게 된 가장 큰 문제가 대학생 조차도 이성능력을 가지고 무엇이 옳고 그르며 무엇이 정의인가를 판단하는 능력이 모자란데, 대학도 지금 뭘 가르쳐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의 본질은 이성능력을 키우고 이것을 통해 역사를 해석하는 능력이 심는 것이다. 대학에 가면 온통 고시나 직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본질적인 대학의 역할을 잊어버리고 대학사회가 포퓰리즘에 빠진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사회에는 1970년대 후반에 그런 증상들이 나타났고 그 당시 이미 블룸은 대학 속에서 내다보고 있었다. 이런 대학의 상황을 지적해서 하버드대 총장이었던 Derek Bok은 대학이 미국의 정신을 살리는 대장간의 역할을 해야 할 것임을 역설한 바 있다. 그가 의미하는 대장간이란 전공 영역의 지식과 기술이 아니라 미국인으로서의 건강한 정신과 인격을 단련시키는 대장간을 의미한다.
대학교육 체제를 민주시민교육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 대학민주 시민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이미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대학 경쟁력이 높은 것은 노벨상 받은 사람이 가득해서가 아니다. 미국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은 그런 사람들에 대한 시민의식을 제대로 책임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럼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결국 지금 가르치고 있는 커리큘럼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대학본부 수준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어떻게 하면 각 대학별로 국가가 요구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건강한 정신을 가진 인재를 키우느냐 할 것은 각 학과에 맡겨서 될 일이 아니라 교수 전체가 모여 학생에게 영향을 줄 수있는 코어 커리큘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창의인/전문인, 세계인/지역인, 인성인/정보인으로 키워야
조규향 동아대 총장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는 ‘glocal 인재’이다. glocal 인재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든 적응하여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인재를 위한 대학교육은 세계인, 지역인, 전문인, 창의인, 정보인, 인성인을 양성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첫째, 세계인이란 세계의 흐름을 이해하는 사람, 즉 세계란 숲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다. 둘째, 지역인이란 지역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그 지역에서 출발하여 세계로 향할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전문인 양성을 위해 대학교육은 전문지식의 습득 뿐만 아니라 지식을 탐구하고 종합할 수 있는 사고 교육을 병행하여야 한다. 넷째, 창의인이란 변화되는 상황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를 찾아내고 기존 지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새롭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다섯째, 정보인 양성으로 오늘날 새로운 창조는 모두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지식의 습득과 적용은 주로 IT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여섯째,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할수 있는 나아가 상호의존적·상호공존적 삶을 인식하는 인성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은 대학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대학주도 교육, 학생주도 교육, 대학간 협력 교육의 유기적인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져야한다.
대학주도교육이란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대학에서 조성하는 대학교육의 기반을 말한다. glocal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기초교육, 전공교육, 현장체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기초교육은 모든 학문의 기반으로 어떠한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스스로 접근할 수 있는 사고의 기반을 제공해 준다. 전공교육은 특정영역에서의 전문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위한 교육이다. 현장체험교육은 지식의 활용도를 높이고 현장과의 지역에 대한 유대를 강화해 주며 나아가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는 생활태도를 길러준다.
수업방법에서는 첫째,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고 양적 팽창보다는 질 중심의 교육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젝트, 문제기반 학습, action learning 등 학습자 주도의 수업 기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둘째,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학습할 수 있는 가상수업 및 가상교육 컨텐츠 개발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대학간 협력 교육이란 교육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학간 상호협력해 실시하는 교육이다. 이에는 학점교류, 교수교류, 시설교류 등 3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
김한중 연세대 총장
우리 나라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본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은 생각대로 이루어가지 못하고 있으며 각종 교육 현안에 빠져 있다.
고교평준화, 수능등급제 등의 교육정책은 고등학교에서의 교육내용과 수준을 떨어뜨렸으며 이에 따라 대학 입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낮아져 대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대학교육에 대한 평가도 객관적인 평가와 기업 쪽에서 대학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 2002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기본적인 인성 및 태도(32%)’, ‘의사표현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26%)’, ‘외국어 구사능력 및 국제화 감각(17%)’, ‘정보통신 능력(13%)’, ‘전공 관련 이론적 지식(4%)’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의 학부교육은 기초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인문·사회·자연 계열을 아우르는 ‘통섭’을 지향해야 한다. 문과·이과 구분 없이 학과별 경계 없이 자유롭고 포괄적으로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와 더불어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질을 인정받고 세계 기업들이 우리 학생들을 우선 채용해갈 수 있도록 길을 닦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우수 인재들이 사회와 세계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인류의 행복에 공헌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도록 육성시켜야 한다.
우리 사회가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가 합의하여야 할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이 있다 .
첫째, 우리 사회에 교수와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내용을 새롭게 점검하고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나 사회의 대학에 대한 평가방법, 지원정책, 자율권의 한계 등은 대학들이 특성화하는 데 많은 제약을 주었다. 그러므로 “교육의 수월성은 점수가 높기만 하면 되는가? 아니면 어떤 능력, 특성을 가지기를 바라는가? 우리 자녀들이 어떤 정신, 가치, 문화를 세워가기를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대학에 대한 평가도 양보다는 질 중심의 성과 평가로 전환되어야 한다.
둘째, 우리 사회가 대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대학에 대한 투자를 높여나가야 한다.
셋째, 우리 사회가 대학이 자율성을 키워나가도록 확실히 도와줘야 한다. 학생선발, 재정 확충, 학사 운영 등 대학 발전의 기본 요건들은 자율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전문성 갖춘 전인격적 지성인의 배출
이종윤 서울교회 목사·전 전주대 총장
대학의 이념이란 대학이 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도달하려는 이상 곧 대학이 지향하는 목적을 가리킨다.
우리나라 교육 법 1조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 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대학교육의 이념은 연구활동과 가르침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하려는 데 있다. 기독교 대학은 종교적 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사립대학이라는 특수한 교육이념을 표방하고 있으나 위에 서술된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며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날 수는 없다 .
대학의 이념은 단지 전문인이나 직업인을 양성하여 당장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데 있기보다 보다 더 근본적인 데 있다. 즉 진리를 탐구하고 교육하며, 문화를 형성하고 전달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사고하고 비판할 수 있는 책임적인 인격으로 양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비록 오늘날 한국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심지어 기독교 대학들조차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회적 요구에 순응하고 직업인 양성으로 기울고 있지만 그것이 대학의 본래적 이념일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대학의 이념은 전인형성을 통해 보다 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고 하겠다.
1915년에 발표된 미국 대학 교수 연합회(AAUP)는 대학의 일반적 기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연구를 촉진하고 인간 지식의 총량을 증진시키는 일, 둘째, 학생들에게 일반적인 가르침을 제공하는 일, 셋째, 공공서비스의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라 한다.
대학의 3대 기능인 교육과 연구와 봉사활동이 상호보충적으로 보완상태에서 이루어질 때 바른 세계관과 가치관을 세우고 바른 역사인식을 가지면서 정의로운 국가관의 토대 위에 인류와 민족의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인격적 전문성을 갖춘 지성인이 한국의 대학을 통해 양성되어야 한다.
이 같은 지성을 갖추려면 변수가 아닌 상수, 즉 영원한 진리의 세계를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 그것을 종교 또는 신앙의 세계라 한다. 따라서 비종교 대학에서도 종교 과목을 교양필수로 제시하여 가시적이고 현세적인 가치체계보다 영원을 사모하고 바라보는 지성인을 양육해야 한다.
인문학 강화 통해 “기본으로 돌아가자”
김종량 한양대 총장
블룸 박사는 교육목표를 지·덕·체 세 가지로 분류했다. 대한민국 교육 뿐 아니라 전세계 교육이 어렵게 된 것은 결국 기본을 잃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가 교육을 왜 시키는가 하는 것은 결국 지덕체를 고루 조화 있게 겸비한 조화로운 인간의 육성인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지덕체의 조화로운 인재상이다.
그러나 보는 이들의 가치관과 철학에 따라서 조화로운 인간을 만드는 데 실패한 것이 교육 문제의 원인이 발생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대학교육이 근본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때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대학의 설립 목적이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대학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이성적인 인간을 만드는 것을 그동안 잊고 있었다. 현장에 있는 제가 이순간 부끄러운 순간에 당면하면서 대안을 생각해 봤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문학·역사·철학의 소생이다.
요즘 대학이 학부대학을 설립하고 있다. 교양학부다.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문학을 살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해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지금 학문이 너무 파편화되었다. 그리고 소통이 없다. 결론적으로 인문학의 소생이나 교양의 강화라거나 기초학문을 다지는 운동, 이성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 이것이 회복되는 방안이 학문의 융합에서 찾아보았다.
한양대에서 공대 아이들에게 철학과목을 필수로 설정해서 그나마 엔지니어링과 휴머니티가 소통할 수 있고 또 정책과학대학 PPE 과정을 열었다. 철학이 바탕이 되지 않고 엘리트가 되겠는가.
옥스포드의 PPE과정을 나온 사람들이 영국의 총리도 되고 의회에도 있고 영국을 이끌고 있다. 그러니까 영국이 살아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면서, 결론적으로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문학의 회복. 학문적 소통을 통해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결론이 되겠다.
“투자 없이 대학 경쟁력 갖기 어려워”
손병두 서강대 총장,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기업에 있을 때와 달리 대학에 와보니 다른 측면에서 대학을 보게 되고 많은 시각차를 느끼게 된다. 우리 나라 대학들은 세계의 대학과 경쟁할 때 100대 대학에 서울대 하나 들어갈까 말까 한 상태다. 지금이 글로벌 시대고 국가 간 경쟁력이 깊이 들어가면 대학의 경쟁력이라는 것과, 우리 나라의 미래는 인재 양성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데는 다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
우리가 아시아 최빈국에서 발전한 것은 인재를 키웠기 때문이다. 그 당시 산업화 시대에 인재를 키우던 방식이 지금 정보화 시대의 교육시스템이 맞는 것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 교육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경쟁력을 갖는 것은 투자 없이는 어렵다고 본다. 대학에 와서 보니 왜 100대 대학에 하나 밖에 없느냐는 결국 투자에 차이가 있다. 대학에 요구하기 전에 대학에 많은 투자를 했느냐는 것이다.
기업에 있을 때 정부에 규제 완화하라고 많이 요구했는데 대학에 와서 보니 기업의 규제는 규제도 아니라는 걸 느낀다. 논술시험 문제까지 간섭하고 이래서는 어떻게 대학이 발전하겠나. 그래서 대학에 자유를 줘라, 그리고 재정지원을 해라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안에 어떤 사람을 키울 것인가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대학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중에서 정말 대학을 이해하고 키우는 정책당국자와 위정자가 있어야 하고 수요자인 기업에서도 대학을 위해 기부를 많이하는 환경이 될 때 인재를 키울 수 있다.
서강대는 알다시피 예수회가 세운 대학인데 기본적인 두 가지 이념이 있다. 하나가 학문의 수월성이고 다른 하나가 남과 더불어 남과 함께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다. 학문적으로 우수하지 않으면 봉사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또 아무리 학문적으로 우수하더라도 남을 위해 봉사하지 않으면 해악을 끼친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 세계적인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서 사회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자 이것이 이 모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같이 고민하면서 대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
김정은기자
미래연구원(이사장 김상철)은 지난 11일 ‘한국대학, 어떤 인재를 키울것인가’라는 주제로 파주출판도시 미래하우스에서 제1회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주요대학 총장과 전직 대학총장 및 교육부 장관 등 대학교육 관계자와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와 자유토론이 진행되었다. 김광동 나라정책원 원장, 박성현 서울대 교수, 유석춘 연세대 교수, 이인수 ‘이승만기념사업회’ 부회장, 이춘근 미래연구원 연구처장,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회장, 장성근 전 열린사이버대 학장, 전경원 광주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발표주요내용.
김정은 기자 hyciel@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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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도덕 교육의 필요와 대안프로그램
문용린 서울대 교수(전 교육부 장관)
시카고대 인문학부 역사철학과 교수인 블룸(A. Bloom)은 ‘미국 정신의 종말’이라는 책에서 미국이 이대로 가면 좋은가, 특히 젊은이들이 어떤가 하는 논의를 하게 되었다.
블룸은 책에서 미국이 200년 역사를 지탱해 오는 긴 인문학적 전통과 고전주의적 전통이 있는데 최근 들어 성평등이나 평등주의와 같은 상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인류가 수천년 동안 누적해온 문명의 장엄함을 외면하고 평가절하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함을 느낀다. 무엇이 옳으냐 그르냐, 무엇이 정의냐 보다는 이 시대에 유행처럼 지나가는 이데올로기에 따라서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리고 누가 나쁘다고 하면 그 사람이 왜 나쁜 사람인지 하는 자기 판단을 안 한다.
대한민국 사회가 정체성을 잃게 된 가장 큰 문제가 대학생 조차도 이성능력을 가지고 무엇이 옳고 그르며 무엇이 정의인가를 판단하는 능력이 모자란데, 대학도 지금 뭘 가르쳐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의 본질은 이성능력을 키우고 이것을 통해 역사를 해석하는 능력이 심는 것이다. 대학에 가면 온통 고시나 직업준비를 하고 있는데, 본질적인 대학의 역할을 잊어버리고 대학사회가 포퓰리즘에 빠진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사회에는 1970년대 후반에 그런 증상들이 나타났고 그 당시 이미 블룸은 대학 속에서 내다보고 있었다. 이런 대학의 상황을 지적해서 하버드대 총장이었던 Derek Bok은 대학이 미국의 정신을 살리는 대장간의 역할을 해야 할 것임을 역설한 바 있다. 그가 의미하는 대장간이란 전공 영역의 지식과 기술이 아니라 미국인으로서의 건강한 정신과 인격을 단련시키는 대장간을 의미한다.
대학교육 체제를 민주시민교육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 대학민주 시민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이미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대학 경쟁력이 높은 것은 노벨상 받은 사람이 가득해서가 아니다. 미국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은 그런 사람들에 대한 시민의식을 제대로 책임지는 것이라고 본다.
그럼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결국 지금 가르치고 있는 커리큘럼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대학본부 수준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어떻게 하면 각 대학별로 국가가 요구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건강한 정신을 가진 인재를 키우느냐 할 것은 각 학과에 맡겨서 될 일이 아니라 교수 전체가 모여 학생에게 영향을 줄 수있는 코어 커리큘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창의인/전문인, 세계인/지역인, 인성인/정보인으로 키워야
조규향 동아대 총장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는 ‘glocal 인재’이다. glocal 인재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 세계의 어느 지역에서든 적응하여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인재를 위한 대학교육은 세계인, 지역인, 전문인, 창의인, 정보인, 인성인을 양성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첫째, 세계인이란 세계의 흐름을 이해하는 사람, 즉 세계란 숲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다. 둘째, 지역인이란 지역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그 지역에서 출발하여 세계로 향할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전문인 양성을 위해 대학교육은 전문지식의 습득 뿐만 아니라 지식을 탐구하고 종합할 수 있는 사고 교육을 병행하여야 한다. 넷째, 창의인이란 변화되는 상황에서 남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문제를 찾아내고 기존 지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새롭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다섯째, 정보인 양성으로 오늘날 새로운 창조는 모두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지식의 습득과 적용은 주로 IT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여섯째,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통제할수 있는 나아가 상호의존적·상호공존적 삶을 인식하는 인성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육은 대학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대학주도 교육, 학생주도 교육, 대학간 협력 교육의 유기적인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져야한다.
대학주도교육이란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대학에서 조성하는 대학교육의 기반을 말한다. glocal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기초교육, 전공교육, 현장체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기초교육은 모든 학문의 기반으로 어떠한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스스로 접근할 수 있는 사고의 기반을 제공해 준다. 전공교육은 특정영역에서의 전문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위한 교육이다. 현장체험교육은 지식의 활용도를 높이고 현장과의 지역에 대한 유대를 강화해 주며 나아가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일하는 생활태도를 길러준다.
수업방법에서는 첫째,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고 양적 팽창보다는 질 중심의 교육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젝트, 문제기반 학습, action learning 등 학습자 주도의 수업 기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둘째, 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고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학습할 수 있는 가상수업 및 가상교육 컨텐츠 개발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대학간 협력 교육이란 교육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학간 상호협력해 실시하는 교육이다. 이에는 학점교류, 교수교류, 시설교류 등 3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
김한중 연세대 총장
우리 나라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기본적으로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미래를 책임질 인재 양성은 생각대로 이루어가지 못하고 있으며 각종 교육 현안에 빠져 있다.
고교평준화, 수능등급제 등의 교육정책은 고등학교에서의 교육내용과 수준을 떨어뜨렸으며 이에 따라 대학 입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낮아져 대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대학교육에 대한 평가도 객관적인 평가와 기업 쪽에서 대학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 2002년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기본적인 인성 및 태도(32%)’, ‘의사표현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26%)’, ‘외국어 구사능력 및 국제화 감각(17%)’, ‘정보통신 능력(13%)’, ‘전공 관련 이론적 지식(4%)’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의 학부교육은 기초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특히 인문·사회·자연 계열을 아우르는 ‘통섭’을 지향해야 한다. 문과·이과 구분 없이 학과별 경계 없이 자유롭고 포괄적으로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와 더불어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질을 인정받고 세계 기업들이 우리 학생들을 우선 채용해갈 수 있도록 길을 닦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우수 인재들이 사회와 세계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인류의 행복에 공헌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도록 육성시켜야 한다.
우리 사회가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가 합의하여야 할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이 있다 .
첫째, 우리 사회에 교수와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내용을 새롭게 점검하고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나 사회의 대학에 대한 평가방법, 지원정책, 자율권의 한계 등은 대학들이 특성화하는 데 많은 제약을 주었다. 그러므로 “교육의 수월성은 점수가 높기만 하면 되는가? 아니면 어떤 능력, 특성을 가지기를 바라는가? 우리 자녀들이 어떤 정신, 가치, 문화를 세워가기를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대학에 대한 평가도 양보다는 질 중심의 성과 평가로 전환되어야 한다.
둘째, 우리 사회가 대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대학에 대한 투자를 높여나가야 한다.
셋째, 우리 사회가 대학이 자율성을 키워나가도록 확실히 도와줘야 한다. 학생선발, 재정 확충, 학사 운영 등 대학 발전의 기본 요건들은 자율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전문성 갖춘 전인격적 지성인의 배출
이종윤 서울교회 목사·전 전주대 총장
대학의 이념이란 대학이 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도달하려는 이상 곧 대학이 지향하는 목적을 가리킨다.
우리나라 교육 법 1조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완성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민주국가 발전에 봉사하며 인류 공영의 이상 실현에 기여하게 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대학교육의 이념은 연구활동과 가르침을 통해 국가와 인류사회에 공헌하려는 데 있다. 기독교 대학은 종교적 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사립대학이라는 특수한 교육이념을 표방하고 있으나 위에 서술된 보편적이고 일반적이며 상식적인 범위를 벗어날 수는 없다 .
대학의 이념은 단지 전문인이나 직업인을 양성하여 당장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데 있기보다 보다 더 근본적인 데 있다. 즉 진리를 탐구하고 교육하며, 문화를 형성하고 전달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사고하고 비판할 수 있는 책임적인 인격으로 양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비록 오늘날 한국의 대부분의 대학들이 심지어 기독교 대학들조차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회적 요구에 순응하고 직업인 양성으로 기울고 있지만 그것이 대학의 본래적 이념일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대학의 이념은 전인형성을 통해 보다 더 인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있다고 하겠다.
1915년에 발표된 미국 대학 교수 연합회(AAUP)는 대학의 일반적 기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첫째, 연구를 촉진하고 인간 지식의 총량을 증진시키는 일, 둘째, 학생들에게 일반적인 가르침을 제공하는 일, 셋째, 공공서비스의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라 한다.
대학의 3대 기능인 교육과 연구와 봉사활동이 상호보충적으로 보완상태에서 이루어질 때 바른 세계관과 가치관을 세우고 바른 역사인식을 가지면서 정의로운 국가관의 토대 위에 인류와 민족의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인격적 전문성을 갖춘 지성인이 한국의 대학을 통해 양성되어야 한다.
이 같은 지성을 갖추려면 변수가 아닌 상수, 즉 영원한 진리의 세계를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 그것을 종교 또는 신앙의 세계라 한다. 따라서 비종교 대학에서도 종교 과목을 교양필수로 제시하여 가시적이고 현세적인 가치체계보다 영원을 사모하고 바라보는 지성인을 양육해야 한다.
인문학 강화 통해 “기본으로 돌아가자”
김종량 한양대 총장
블룸 박사는 교육목표를 지·덕·체 세 가지로 분류했다. 대한민국 교육 뿐 아니라 전세계 교육이 어렵게 된 것은 결국 기본을 잃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가 교육을 왜 시키는가 하는 것은 결국 지덕체를 고루 조화 있게 겸비한 조화로운 인간의 육성인데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지덕체의 조화로운 인재상이다.
그러나 보는 이들의 가치관과 철학에 따라서 조화로운 인간을 만드는 데 실패한 것이 교육 문제의 원인이 발생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대학교육이 근본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때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대학의 설립 목적이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대학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이성적인 인간을 만드는 것을 그동안 잊고 있었다. 현장에 있는 제가 이순간 부끄러운 순간에 당면하면서 대안을 생각해 봤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문학·역사·철학의 소생이다.
요즘 대학이 학부대학을 설립하고 있다. 교양학부다.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문학을 살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해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지금 학문이 너무 파편화되었다. 그리고 소통이 없다. 결론적으로 인문학의 소생이나 교양의 강화라거나 기초학문을 다지는 운동, 이성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 이것이 회복되는 방안이 학문의 융합에서 찾아보았다.
한양대에서 공대 아이들에게 철학과목을 필수로 설정해서 그나마 엔지니어링과 휴머니티가 소통할 수 있고 또 정책과학대학 PPE 과정을 열었다. 철학이 바탕이 되지 않고 엘리트가 되겠는가.
옥스포드의 PPE과정을 나온 사람들이 영국의 총리도 되고 의회에도 있고 영국을 이끌고 있다. 그러니까 영국이 살아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면서, 결론적으로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문학의 회복. 학문적 소통을 통해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결론이 되겠다.
“투자 없이 대학 경쟁력 갖기 어려워”
손병두 서강대 총장, 대학교육협의회 회장
기업에 있을 때와 달리 대학에 와보니 다른 측면에서 대학을 보게 되고 많은 시각차를 느끼게 된다. 우리 나라 대학들은 세계의 대학과 경쟁할 때 100대 대학에 서울대 하나 들어갈까 말까 한 상태다. 지금이 글로벌 시대고 국가 간 경쟁력이 깊이 들어가면 대학의 경쟁력이라는 것과, 우리 나라의 미래는 인재 양성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데는 다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
우리가 아시아 최빈국에서 발전한 것은 인재를 키웠기 때문이다. 그 당시 산업화 시대에 인재를 키우던 방식이 지금 정보화 시대의 교육시스템이 맞는 것인지 점검해 봐야 한다. 교육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경쟁력을 갖는 것은 투자 없이는 어렵다고 본다. 대학에 와서 보니 왜 100대 대학에 하나 밖에 없느냐는 결국 투자에 차이가 있다. 대학에 요구하기 전에 대학에 많은 투자를 했느냐는 것이다.
기업에 있을 때 정부에 규제 완화하라고 많이 요구했는데 대학에 와서 보니 기업의 규제는 규제도 아니라는 걸 느낀다. 논술시험 문제까지 간섭하고 이래서는 어떻게 대학이 발전하겠나. 그래서 대학에 자유를 줘라, 그리고 재정지원을 해라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안에 어떤 사람을 키울 것인가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대학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중에서 정말 대학을 이해하고 키우는 정책당국자와 위정자가 있어야 하고 수요자인 기업에서도 대학을 위해 기부를 많이하는 환경이 될 때 인재를 키울 수 있다.
서강대는 알다시피 예수회가 세운 대학인데 기본적인 두 가지 이념이 있다. 하나가 학문의 수월성이고 다른 하나가 남과 더불어 남과 함께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다. 학문적으로 우수하지 않으면 봉사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또 아무리 학문적으로 우수하더라도 남을 위해 봉사하지 않으면 해악을 끼친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이 사회에 필요한 인재, 세계적인 리더를 길러내기 위해서 사회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자 이것이 이 모임이 아닌가 생각한다. 같이 고민하면서 대학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
김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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