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탤런트 최진실의 자살을 놓고 신문, 라디오, TV 매체들이 보여주고 있는 작금의 보도 태도는 이 사회의 정신상태가 아무래도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6일 저녁 차 속에서 정관용 PD가 진행하는
도대체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누가 과연 그렇게 ‘확실한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줄 수가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절대로 자살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방법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초-중-고의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身體髮膚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라는 중국 고전 <효경(孝經)>의 한 구절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반복하여 가르치면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효경>의 이 구절은 “身體髮膚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에 이어서 “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라는 구절과 짝을 이루게 되어 있다. 말의 뜻인 즉, “신체와 머리털, 그리고 피부는 모두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니 그 어느 것에도 상처를 입히지 않는 것이 효도의 첫 걸음”이고 “몸을 일으키고 도를 행하여 그 이름을 후세에 떨침으로써 부모님을 드러내 드리는 것이 효도의 마무리”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 구절을 배우고, 외워서 머릿속에 이를 노상 간직하고 있기만 한다면 이제 자살은 아이들의 세계로부터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신체와 머리털 및 피부’를 ‘훼상’하지 아니 하고는 자살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이 역시 부질없는 남가일몽(南柯一夢)일 것이 분명하다. 이 사회에서 그 같은 고전의 지혜와 교훈은 이미 도매금으로 고려장(高麗葬)을 지내 버린 지 오래가 아닌가? 그래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은막(銀幕)의 여주인공의 돌연한 자살을 놓고 이 사회가 벌이는 때 아닌 야단법석(野壇法席)을 보면서 혹시라도 <효경>의 이 구절이 이참에 기사회생(起死回生)할 가능성은 없겠는가 하는 엉뚱한 단상(斷想)이 문득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