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배야, 아 배야 아저씨"

만약 지금처럼 한자어를 쓰지 않게 되면 한 100년 뒤 한국인들은 救急車를 외손자처럼 "아 배야, 아 배야 아저씨"라고 부를지 모른다.
두 살을 석 달 넘긴 외손자 吳政錫 군이 오늘 아내가 모는 차를 타고 가다가 길 옆에 서 있는 救急車(구급차)를 보고 '아 배야, 아 배야 아저씨'라고 했다. 배가 아플 때 아저씨가 몰고 달려오는 자동차라는 뜻이다. '아 배야, 아 배야 아저씨'라는 문장에는 漢字語가 없다. 救急車를, 漢字語를 쓰지 않고 한글語만으로 설명하는 데는 '아 배야, 아 배야 아저씨'가 그럴 듯하다. 만약 지금처럼 한자어를 쓰지 않게 되면 한 100년 뒤 한국인들은 救急車를 '아 배야, 아 배야 아저씨'라고 부를지 모른다.

한자어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구급차를 설명할 수가 없다. 국어사전은 救急車를 이렇게 풀이하였다.
<위급한 환자나 負傷者를 태우고 신속히 병원으로 수송하는 자동차>
위급, 환자, 부상자, 신속, 병원, 수송, 자동차 등 일곱 개의 낱말이 모두 漢字語이다. 한글어는 槪念語(개념어)를 만드는 힘이 매우 약하다. 개념어를 만들지 못하는 언어는 고급 思考를 할 수 없고 정확하고 효율적인 소통이 불가능하다.

救急車라고 쓰면 될터인데 그런 말을 만들 수단이 없어 '아 배야, 아 배야 아저씨'라고 길게 발음하기 시작하면 정보 전달이 부정확해지고, 시간이 너무 걸린다.

한국어의 70%를 차지하는 漢字語를 한글로 표기하기 시작하면 한자 단어는 암호나 소리로 변하다가 종국에 가선 造語力을 잃게 된다. 造語力을 잃은 언어는 생산성과 확산력이 약한, 사막과 같은 존재이다.

한자어와 한글어를 같이 쓰게 되면 한국어는 기름진 논밭처럼 많은 作物들을 생산한다. 문학, 사상, 예술, 정보, 과학, 기술, 교양이 풍성한 언어의 토양에서 자란다.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일은 기름진 토양을 사막화하는 일이다. 사막에선 각박하고 살벌한 人格과 性品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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