玄仁澤 통일의 관훈클럽 발언에 문제가 있다
한-미 키 리졸브(Key Resolve) 합동 군사훈련이 19일 종료되었다. 그동안 북한은 이 훈련이 ‘북침 준비 훈련’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이유로 남측 인원과 장비들의 개성공단 출입에 제한을 가하는 일방적 조치를 취했었다. 북한은 문제의 키 리졸브 훈련이 아직 진행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6일부터 역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남측 인원과 장비 및 물자의 개성공단 출입을 허용하는 일방적 조치를 취했다. 그러한 상태에서 19일 키 리졸브 훈련이 종료된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로써 개성공단 사태가 완전히 정상화된 것이냐의 여부다. 이 문제가 아무래도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겨놓고 있다.
이 문제의 뒷맛이 개운치 않은 이유는 이러한 것이다. 지금 문제는 키 리졸브 훈련이 모든 계획된 일정을 끝내고 종료되었고 개성공단의 운영도 정상 상태로 돌아갔으니까 이대로 그동안 있었던 일은 마치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문제 삼지 않을 것이냐의 여부다. 그러나, 그렇게 할 경우 남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것은 이번에 일어났던 공단 운영의 궤도 이탈로 인하여 발생한 손실을 누가 책임져야 하느냐는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과 아울러 앞으로도 그같은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 개연성을 열어놓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의 규모를 판단하는 것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이번 사태로 인하여 공단이 입은 피해는 이미 발생한 손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보다는 개성공단이 앞으로 과연 순수한 경제논리에 입각하여 운영되고 관리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하여 결정적인 의문을 제기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성공단은 신규 진출 기업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 진 것은 물론 시장에서도 개성공단 제품의 안정된 납기 보장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공단의 정상적 운영에 결정적 적신호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시비곡직(是非曲直)을 가려서 책임소재를 규명하고 재발보장 조치를 마련하지 않은 채 유야무야(有耶無耶)로 넘어 갈 경우 제기되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앞으로도 북한이 이번과 같은 사태를 재연(再燃)시킬 가능성을 크게 열어 놓게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개성공단은, 비록 이번 사태로 인하여 여건이 크게 나빠지기는 했더라도, 앞으로 남측의 진출 기업이 증가되어 공단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사실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앞으로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가 다시 단행될 경우 이에 대한 남측의 대응은 이번보다 훨씬 난감(難堪)해질 수밖에 없을 것은 당연하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실은 이번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조치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구실로 삼았다는 점이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근본적 변화가 없고 한-미 연합작전 체제가 지속되는 한 연례적으로 실시되지 않을 수 없는 공개적인 방어용 훈련이다. 이 같은 연례적이고 통상적인 훈련을 트집 잡아 개성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위협하는 북한의 부당한 작태를 원천적으로 차단ㆍ저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아직 한반도 안보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는데도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의 위협 때문에 군사훈련이 영향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본말전도(本末顚倒)의 상황이 결단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바로 이 때문에 이번에 있었던 개성공단 사태를 유야무야로 덮어 버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번 사태의 수습을 위해서는 그 책임을 규명하여 북한의 사과를 받고 다시는 개성공단과 관련이 없는 정치ㆍ군사적 문제를 구실로 일방적 조치로 개성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위협하는 일을 자행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보장을 북한으로부터 받아 내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현인택(玄仁澤) 통일부장관의 1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석상에서의 발언은 그대로 넘길 수 없는 문제성을 내포하고 있다. 현 장관은 이날 “북한이 키 리졸브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끝나는 20일 이후에도 개성공단 육로 통행을 차단할 경우 정부는 이를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간주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 발언 대목이 문제가 되는 것은, 듣기에 따라서는, 현 장관이 이 발언을 통해 북한이 키 리졸브 훈련 종결 이후 새로이 개성공단 출입 차단 조치를 취할 때는 이를 문제 삼겠지만 훈련 기간 중에 이미 취해졌던 조치에 대해서는 문제삼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키 리졸브 훈련이 ‘북침 준비 훈련’이라는 북한의 억지 주장을 우리측이 시비하지 않고 수용한 결과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키 리졸브 훈련을 ‘북침’과 결부시키는 북한의 주장은 한-미 안보동맹의 성격을 본질적으로 왜곡하는 억지다. 왜냐하면 한-미 안보동맹 체제 하에서는 동맹의 법적 토대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미군이 참가하는 ‘북침’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1954년에 발효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제3조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침략” 전제되지 않는 한 미군의 참전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1954년1월28일 동 조약을 비준하면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외침(外侵)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국에게는 대한민국을 지원을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선언하는 내용의 ‘양해사항’(Understanding)을 조약 말미에 첨부하는 이중(二重) 조치를 취해 놓았다. 이로써 ‘선제공격’의 차원에서 미군이 참가하는 ‘북침’은 절대로 있을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북한은 키 리졸브 훈련을 한-미 연합작전의 ‘작전계획 5027’과 관련시켜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재발할 경우 “평양을 점령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주장했었다. 이 같은 북한의 주장도 터무니없는 거두절미(去頭截尾)의 억지다. 한-미 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 5027’이 발동이 되면 이 계획에 의거한 한-미 연합작전의 최종단계는 평양의 점령과 북한의 해방을 포함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주장에는 결정적인 사실을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고 있다. 그것은 ‘작전계획 5027’은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북한의 선제공격”이 전제되지 않는 한 발동되지 않는 반격용(反擊用) 작전계획이지 ‘선제공격’용 작전계획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북한이 대한민국을 먼저 공격하여 전면전(全面戰)을 도발하지 않는 한 한-미 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 5027’은 결코 발동되지 않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침’은 원천적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소위 ‘북침’ 주장에 대하여 남측의 이명박(李明博) 정부는 그 같은 북한의 억지 주장을 단호하게 일축(一蹴)할 뿐 아니라 이번 키 리졸브 훈련 기간 중에 발생했던 개성공단 운영 중단 사태를 엄정하게 다룸으로써 북한이 다시는 소위 ‘북침’ 주장을 개성공단 운영과 연계시키지 못하도록 분명하게 차단시키는 조치를 확실하게 강구해야 한다. 이 문제에는 우려스러운 다른 측면이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그것은 남한 사회 내에도 북한의 그 같은 ‘북침’ 주장에 동조하여 이를 빌미로 정부의 대북정책을 공격하는 친북ㆍ좌파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북침’ 주장을 촉매(觸媒)로 하는 북한과 남한 내 친북ㆍ좌파 세력 사이의 연대(連帶)를 깨뜨려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두 가지 일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우선 이번에 발생했던 개성공단 사태의 수습 문제를 분명하게 북한에 제기하여 다시는 그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보장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여기서 강조되어야 할 문제가 있다. 이같은 우리측의 입장에 대해 반발하는 북한이 또 다시 개성공단에서 말썽을 일으키더라도 이를 괘념(掛念)하지 않을 뱃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은, 북한이 키 리졸브 훈련이 아직 진행 중인데도 남측 인원과 물자의 개성공단 출입 재개를 허용했다는 것은 북측도 개성공단 운영의 중단을 수용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러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기회에 개성공단의 이번 같은 운영 중단 조치가 일방적으로 취해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하여 그같은 사태가 재연되도록 허용된다면 그것은 개성공단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는 것을 외면(外面)해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는 특히 남측 국민들을 상대로 현재의 한-미 안보동맹 체제 하에서 ‘남침’은 경계의 대상이지만 ‘북침’의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홍보와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한-미 안보동맹의 기본토대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미군의 ‘북침’ 전개는 물론 ‘북침’ 전쟁 참가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한-미 연합사령부의 ‘작전계획 5027’이 ‘북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전쟁도발 의지를 꺾는 전쟁억지 장치라는 점을 국민들이 분명하게 인식함으로써 북한의 ‘북침’ 모략선전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문제를 가지고 남한 사회 안에서 자중지란(自中之亂)의 국론분열(國論分裂)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통일부의 현인택 팀은 이 같은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같은 상황 인식에 기초하여 능동적인 대북정책을 주도해 주기 바란다. [끝]
玄仁澤 통일의 관훈클럽 발언에 문제 있다
-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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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20, 13: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