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武鉉 씨 구속 기소 여부 결정에 임채진 총장의 선택은 ‘避嫌’이 당연하다
언론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중수부)가 그 동안 실시해 온 노무현(盧武鉉) 전 대통령의 비리(非理) 혐의에 관한 수사결과 보고서를 4일 오후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제출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의 수사결과 보고서에 세간(世間)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 이유는 이에 따라 금명간 노무현 씨의 기소(起訴) 여부는 물론, 기소할 경우 구속 기소가 될 것이냐 아니면 불구속 기소가 될 것이냐의 여부가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놓고 장안(長安)의 여론이 크게 엇갈려 있다.
4일 아침 <중앙일보>는 노 씨를 ‘구속’은 물론 ‘기소’하여 재판 절차를 진행시키는 데도 반대하는 매우 흥미로운 관점(觀點)을 담은 박효종(朴孝鍾) 서울대 교수의 시론을 게재하고 있다. 이 시론에서 박 교수가 제시하는 노 씨의 구속과 형사처벌(刑事處罰)에 반대하는 이유가 흥미롭다. 그는 노 씨의 경우에는 ‘투옥(投獄)’이라는 인간세계의 형벌(刑罰)보다 기독교 구약성경(舊約聖經) 창세기(創世記)에서 동생인 ‘아벨’을 죽인 형 ‘카인’에게 내린 하나님의 천벌(天罰)이 보다 적합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가 인간의 벌이 아니라 하나님의 천벌을 주창하는 논거가 사실은 흥미롭다. 그 동안 보여준 행적(行蹟)으로 볼 때 노 씨의 경우 인간의 벌을 받아 투옥 생활을 하게 되더라도 이에 순응(順應)할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투옥 생활을 마친 뒤에는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노사모’를 등에 없고 그에게 가해진 형벌을 ‘훈장(勳章)’으로 둔갑(遁甲)시켜 이를 ‘민주화(民主化)’ 투쟁 기록으로 환골탈태(換骨奪胎)시키면서 다시 사회복귀(社會復歸)를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에 그에게 그렇게 할 빌미를 제공하느니 보다 하나님이 ‘카인’에게 했던 것처럼 사회적으로 영원히 추방하는 것이 오히려 그에게 적합한 처벌이 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박 교수의 논지(論旨)에 일견(一見) 수긍(首肯)하면서도 전적으로 끌리지 않는 이유를 발견한다. 성경에서 ‘카인’이 받아 들였던 천벌을 지금 세상의 노 씨가 과연 수용할 것이냐는 것이 우선 제기되는 의문이다. 그와는 반대로 그 동안 그가 보여준 노변잡초(路邊雜草)를 방불케 하는 생명력과 행보(行步)는 만약 박 교수의 건의대로 형사처벌을 가하지 않았을 경우 당사자(當事者)인 노 씨는 ‘카인’처럼 유랑(流浪)의 길을 수용하기는커녕 오히려 “보다시피 나는 무죄(無罪)임이 입증되었다”고 이를 견강부회(牽强附會)하여 반격(反擊)에 나설 가능성이 오히려 커 보이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노 씨의 사연(事緣)을 보면서 20년 전을 회상(回想)하지 아니 할 수 없다. 20년 전 초선(初選) 국회의원이었던 노 씨는 ‘전두환(全斗煥) 청문회’에서 야당의원들의 추궁(追窮)에 대해 “나는 모른다”ㆍ“기억이 나지 않는다”ㆍ“내가 한 일이 아니다”로 일관(一貫)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명패(名牌)를 집어던지는 용기(?)를 과시함으로써 일약(一躍) 스타가 되고 결국은 이 나라 대통령이 되기에 이르는 정치적 출세(出世) 길에 올랐었다. 언론은 그러한 그가 이번에는 청문회가 아닌 검찰 조사 석상에서 구체적 증거를 들이대며 추궁하는 검사들에게 20년 전 전두환 씨가 했던 것과 똑 같은 태도로 “나는 모른다”ㆍ“기억이 나지 않는다”ㆍ“처음 듣는 이야기다”라는 도피성(逃避性)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전하고 있다.
결국, 검찰 수사를 마무리하는 최종적 칼잡이 역할은 임채진 검찰총장의 몫이 되는 것 같다. 언론은 “임 총장이 고민 중”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번 일은 결코 임 총장이 ‘고민’할 일도 아니고 그렇게 되어서는 될 일도 아니다. 검찰의 수장(首長)으로 임 총장이 판단에 적용해야 할 잣대는 오직 하나다. 그것은 노 씨가 아니라 다른 어떤 국민에게서 이번에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되었던 비리와 범죄 혐의가 확인되었을 때 검찰이 취했을 조치를 노 씨에게도 똑 같이 취하면 되는 것이다. 임 총장은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정신을 극명하게 확인해 주는 민주주의 보루(堡壘)로서의 검찰의 위치를 각인(刻印)해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 많은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임채진 총장이 노 씨에 대하여 ‘불구속’ 기소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기소를 하지 않는 ‘기소편의주의(起訴便宜主義)’를 발동하는 것은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이에 관해서는 임 총장이 반드시 염두(念頭)에 두어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그가 이번에 그를 고민에 빠뜨리고 있는 노 씨가 임명한 검찰총장이라는 사실이다. 이 같은 사실은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되어 있는 ‘제척(除斥)’의 사유(事由)를 상기(想起)시켜주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당연히 ‘피혐(避嫌)’이라고 하는 이 사회의 오래된 전통적 미풍양속(美風良俗)에 따라 이번 노 씨의 신병처리(身柄處理) 절차로부터 스스로를 격리(隔離)ㆍ차단(遮斷)시켜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번 노 씨의 경우에는 대검 중수부의 건의가 직접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에게 상달(上達)되고 이 대통령이 이에 대해 결단(決斷)을 내리게 하는 것 당연하다.
이 같은 순리(順理)를 따르지 않고 만의 하나 스스로의 결단으로 노 씨에 대한 ‘불기소(不起訴)’는 말할 것도 없고 ‘불구속 기소’ 쪽으로라도 가닥을 잡았을 때 그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난다면 이에 대해서는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지를 임채진 총장이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 할 것 같다. [끝]
이번 일은 林총장이 고민할 일이 아니다
-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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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5-04, 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