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태 해결의 모범답안은 역시 ‘撤收’다
6월11일 개성공단에서 있었던 공단 현안에 관한 남북한 ‘당국간 실무회담’ 내용은 예상되었던 대로였다. 이날 회담은 말이 ‘회담’이었지 내용적으로는 북측으로부터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과 남측 기업들의 토지사용 임대료 인상에 관한 상식을 뛰어 넘는 일방적인 요구조건을 통보 받는 자리에 불과했다. 남측에서는 이날 북측이 1월30일부터 5개월 이상 계속 억류하고 있는 현대아산 종업원 유 모 씨 문제를 ‘거론’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북측은 남측의 이야기를 “어느 집 개가 짖느냐”는 식으로 듣는 체 마는 체 한 데 불과했었던 것이 틀림없다. 남북대화는 또 다시 ‘담벼락 대화’ 또는 ‘귀머거리들의 대화’ 시대로 되돌아 간 것이다.
북한 근로자 월급을 현재의 4배인 300달러로, 그리고 개성공단 1단계 100만평 임대료로 기 지불 임대료의 30배 이상인 5억달러를 내라는 북측의 요구는 상대할 가치도 없는 무리한 수준이다. 북측의 속셈은 이 같이 무리한 인상분을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측 기업으로부터 받겠다는 것이 아니다. 북측의 속셈은 남한 정부 당국을 협박하여 남한 정부 당국으로부터 눈 먼 돈을 뜯어내겠다는 것이다. 남측 정부는 오는 19일 이 ‘회담’이 다시 열린다는 것을 힘들여 ‘홍보’하고 있다. 아마도 이날 북측이 제시한 인상 요구를 ‘협상용’으로 간주하여 북측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져서 ‘흥정’을 시도할 생각인 모양이다.
만약, 그것이 남한 정부의 생각이라면 그것은 또 하나의 오판이 될 것이 틀림없다. 북한의 전략은 이제 임금과 토지임대료 인상액을 “좀 깎아 달라”고 매달리는 남측을 밀쳤다 끌었다 하면서 엉뚱한 문제를 가지고 남측을 골탕 먹일 생각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6.15 남북공동선언>(2000년; 김대중-김정일)과 <10.4 정상선언>(2007년; 노무현-김정일)의 ‘이행’을 가지고 이명박(李明博) 정부를 농락하는 것이다. 북측의 노림수는 그렇게 함으로써 가뜩이나 자살한 노무현 전 대통령 장의(葬儀) 정국을 통해 엉뚱하게 세력을 만회하고 있는 남한사회의 ‘친북ㆍ좌파’ 세력의 반 정부 장외투쟁(場外鬪爭)에 기름을 끼얹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북측의 의도가 이 같은 이상 남측 이명박 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방법에 관한 모범답안은 자명하다. 북측의 이 같이 무리한 요구를 ‘당국간 회담’에서 다루어서는 안 된다. 이 노임과 토지임대료 인상 문제에 관해서는 남측의 통일부는 발을 뽑고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측 기업 대표들과 북측 사이에 ‘협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옳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측 기업들로 하여금 그 ‘협상’ 내용에 의거하여 개성공단에 잔류할 것인지 아니면 철수할 것인지를 스스로 선택적으로 판단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옳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남측의 통일부가 직접 이 문제를 가지고 북측과 되지도 않을 ‘협상’에 매달리게 되면 그렇게 진행되는 ‘협상’에서 북측은 임금과 토지임대료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완급(緩急)을 멋대로 조절하면서 <6.15 선언> 문제를 가지고 남측을 물고 늘어짐으로써 이 문제를 가지고 남한사회에서 새로운 ‘남남갈등(南南葛藤)’을 선동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 틀림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다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생각은 무책임한 자위행위(自慰行爲)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개성공단은 경제논리와는 상관없는 정치논리가 지배하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이 사업은, 사업의 관리 방식이 획기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한, 이미 성공하는 것이 불가능해 졌다. 개성공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몇 가지가 달라지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로는 북한이 개성공단 지역을 하나의 ‘치외법권(治外法權)’ 지역으로 관리하는 데 동의 해야 한다. 둘째로는 개성공단의 관리에 대해서는 남측에게 ‘갑(甲)’의 위치를 부여하여 남측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개성공단은 성공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남측은 “호미로 막을 일이 가래로 막는 일”이 되기 전에 깨끗하게 철수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사실은 나오는 것도 용이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왕 철수가 필요하다면, 북측에서 “나가라”고 할 때 슬그머니 나오는 것이 큰 부담이 없는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점을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대북정책 참모들이 늦기 전에 반드시 깨우쳐 주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끝]
개성공단 해결의 모범답안은 역시 ‘撤收’다
- 이동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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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6-11, 23: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