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사태는 短期戰으로 수습해야 한다

南측은 협상의 기간을 정해야 한다. 그 기간 안에 北이 무리하고 부당한 요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개성공단 사태는 短期戰으로 수습해야 한다

개성공단의 장래와 관련하여 북한이 취할 행동 방향에 관하여 두 가지의 엇갈린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 하나는 “감당할 수 없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개성공단의 확장은 물론 현 수준의 유지도 포기하려 한다”는 것이다. 개성공단의 폐쇄가 북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개성공단은 유지하면서 대남 압박으로 남으로부터 경제적 실리를 더 뜯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 두 가지가 모두 정답이 아닌 것 같다.

지금 4만 명에 가까운 근로자가 투입되어서 가족들을 합치면 15만 명 이상의 북한 동포들의 생계를 해결해 주고 있는 개성공단이 북의 경우 김정일(金正日) 일가(一家)가 이끄는 신판 봉건왕조(封建王朝)의 체제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기 시작했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김정일 정권의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은 이미 '버려야 할 카드'로 낙인(烙印) 찍혔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개성공단의 운명은 그때보다 그 규모가 훨씬 커졌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도 더욱 커지기는 했지만 과거 대우(大宇)가 1980년대에 경험해야 했던 ‘남포공단(南浦工團)’의 재판(再版)이 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 우여곡절(迂餘曲折)의 과정이 있겠지만 그때 대우가 했던 것처럼 이번 개성공단의 경우에도 남측 기업의 철수(撤收)가 불가피한 궁극적 수순(手順)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이 같은 개성공단의 운명을 놓고 북이 지금 벌이고 있는 게임은 ‘정치’ 게임이지 ‘경제’ 게임이 아니다. 북이 노리는 것은 “남으로부터 경제실리를 더 뜯어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개성공단 판(版) ‘사마매골(死馬賣骨)’의 경우로 이를 이용하여 “남남갈등(南南葛藤)을 부채질” 함으로써 남한의 정치적ㆍ사회적 안정을 흔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북은 아마도 지금 소위 ‘실무회담’의 형태로 진행되기 시작한 남북 접촉을 장기화(長期化)하면서 이를 통하여 남한 사회의 좌우(左右) 갈등과 분열을 선동하고 조장하는 데 주력할 것이 틀림없다.

이같은 북의 의도에 올바르게 대응하려면 남측에게는 지피지기(知彼知己)의 입장에서 북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1950년대 초 판문점 정전회담 유엔군측 수석대표였던 터너 조이(C. Turner Joy) 제독이 남긴 경구(警句)처럼 이번 개성공단 실무회담의 장기화를 허용하는 것이 우선 금물(禁物)이다. 남측의 기본입장은 이미 분명하게 밝혀졌다.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밝힌 대로 남의 분명한 입장은 “북의 무리하고 부당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남의 그같은 입장이 분명하다면 그에 걸맞는 협상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그 근본은 이번 협상을 단기전(短期戰)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남측은 ‘협상의 기간’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기간 안에 북이 북의 ‘무리하고 부당한 요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북측이 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남측은 개성공단으로부터 철수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이 다시는 이번과 같은 ‘무리하고도 부당한 요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남측은 이번 기회에 북측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꺼내드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의 맥을 끊어서 무력화(無力化)시켜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측의 ‘벼랑 끝 전술’이 무력화되기만 한다면 그 여파(餘波)는 비단 개성공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 핵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의 열쇠가 개성공단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번 개성공단 사태를 결코 단순한 ‘경제문제’의 차원에서 다루어서는 안 된다. 지금, 민주당을 비롯한 남한 사회의 ‘좌파’ 세력들은 개성공단 사태를 정치 이슈화하기 위하여 그 기회 포착에 혈안(血眼)이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개성공단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김정일이 이끄는 북한의 장단에 춤추는 ‘쓸모 있는 바보들’의 역할을 자임(自任)하고 있는 이 나라의 ‘친북ㆍ좌파’ 세력들은 엉뚱하게 이 문제를 가지고 국민들을 선동하여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정치공세에 이용하려 하고 있다. 바로 그것이 북한의 노림수인 것이다. 이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같은 현명한 대응의 요체(要諦)는 개성공단 사태를 단기전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조이 제독의 경구를 잘 음미(吟味)하는 데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이명박 대통령이, 그리고 통일부의 담당자들이,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끝]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