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정책에서 낭만주의는 쥐약이다!

正義는 계산적이어야 한다.
김정일, 클린턴, 이명박, 그리고 현정은?

집단 간의 갈등에서는 값싼 동정은 쥐약이다

조영환 편집인


김대중이 가진 '낭만적 민족주의'의 산물인 햇볕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가운데, 아직도 남한사회에는 민주, 민생, 인권 등의 문제들에서 낭만적 관용이 팽배하면서, 법치와 안보에 위기가 오고 있다. 한국사회의 갈등과 혼란은 모두 정치판의 현실을 속이는 거짓 사랑과 용서 때문이다. 집단(정당/세력/단체)들 간에 치열하게 이권다툼을 하는 정치판에서 좌익세력의 낭만적 기만 때문에 한반도는 지금 전운이 감돌 정도로 평화가 깨어졌다. 사기와 폭력이 한국사회에 난무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인의 선한 본성을 너무 많이 믿기 때문이다. 좌익세력의 폭도들이 반란에 나선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낭만성' 혹은 폭도들에 대한 '값싼 용서'가 한국사회를 혼란으로 몰아간다. 특히 좌우익 세력의 대결인 남북통일은 절대로 낭만적 민족주의로 풀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우려해서 인지 이명박 대통령은 휴가 기간에 정치적 현실주의를 느낄 수 있는 책을 읽었다고 중앙일보가 8월 10일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휴가(8월 3~6일)를 앞두고 미국 기독교 사회윤리학자인 라인홀드 니버(1892~1971년)의 저서인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Moral Man and Immoral Society)’를 읽었다고 중앙일보가 전했다. 대통령의 참모들이 읽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요약본과 함께 제출한 완본을 책상 한편에 쌓아두다 짬이 나면 요약본들을 읽은 뒤 끌리는 책을 선택해 원본을 읽었다고 한다. 좌익세력을 낭만적으로 다루는 듯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니버의 현실주의적인 정치관은 좋은 정진적 보약이 될 것이다. 한반도에는 냉전시대에 적합한 니버의 현실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윤리와 사회윤리를 잘 구별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 '이명박 장로'는 현실주의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라인홀드 니버는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는 희생적 사랑을 할 정도로 도덕적이고 이타적일 수 있고, 또 이런 성선설과 같은 성향은 교육으로 강화될 수도 있다고 봤지만, 집단들 사이에는 희생적 사랑이 사라지고 철저한 이해타산의 비도덕적 게임이 벌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개인 간 갈등의 해결에는 기독교가 강조하는 '희생적 사랑(sacrificial love)'도 가능하지만, 집단 간 갈등의 해결에는 오직 타산적 정의(calculating justice)'만이 통한다는 현실주의적 입장을 취했다. 이해타산을 거부하는 '유무상통'은 집단 간에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니버는 줄기차게 지적했다. 요즘은 가족도 이해타산 때문에 쉽게 갈라지는데, 어떻게 국가 간에 희생적인 사랑으로 해결하여 하는가? 집단 간의 갈등에서 값싼 은혜(cheap grace)는 반드시 해로운 악업을 받는다. 남북통일을, 냉정한 타산 대신에 낭만적 민족주의로 이루려면, 더 많은 피를 흘릴 것이다.

종교적 이상은 개인간에는 사랑으로 표현될 수 있지만, 집단 간에는 냉혹한 정의가 종교적 이상을 구현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한 라인홀드 니버의 '이상적 현실주의(idealistic realism)' 혹은 '기독교적 현실주의(christian realism)'는 미국이 냉전을 이기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낭만적인 사랑으로 미국의 전쟁을 반대한 평화주의자들의 허구성을 니버의 '신앙적 현실주의(faithful realism)'은 격하게 비판했고, 이런 니버의 정치사회윤리를 미국의 통치자들은 수용하면서, 냉전에 현실주의적으로 대처할 도덕적 기반을 마련했다. 값싼 동정이나 혹은 낭만적 평화공존은 자멸행위임을 냉전을 이끈 미국의 위정자들은 명심했다. 좌익세력은 힘으로 대결하고 진압해야 한다는 니버의 정치윤리를 미국의 통치세력은 믿었다. 그 결과 좌익세력과의 대결을 피하려는 미국의 낭만적인 기독교인들도 이념적(신앙적)으로 냉전을 이기는 무기를 가지게 됐다.

오늘 황장엽 선생이 동아일보에 주장했듯이, 지금 한국에는 좌익세력과 현실주의적으로 싸운 이념적 무장이 해제되어 있다. 경찰과 군인을 폭도로 매도한 좌익세력의 사이비 평화주의와 인권보호가 한국의 집권세력에게 현실주의적으로 좌익세력을 대처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중도나 실용의 이름으로 좌익세력의 폭력과 반란를 도피하는 이념적 무장해제를 자발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집단이나 세력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해결하는 정치적 현실주의(political realism)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좌익세력의 사이비 평화주의, 민주화운동, 인권보호은 니버식 현실주의로 쉽게 파악될 수 있다. 집단 간에 이해타산을 정직하게 따지는 타협이 희생적이고 낭만적인 대화보다는 더 정의롭고 자비롭다는 것을 니버의 추종자들은 잘 안다.

이런 니버의 '신앙적 현실주의'는 한국의 낭만적 정치인들에게 정신적 보약이다. 니버의 현실주의는 낭만적 민족주의의 마취에서 깨게 만들 수 있다. 지금 남한의 좌익세력이 가진 악덕은 바로 집단 간의 갈등에 거짓 사랑과 평화를 들이대는 (니버의 용어로 말하자면) 정치적 낭만주의(political romanticism)에 있다. 김정일 독재세력과 김대중 선동세력에 대한 낭만적인 이해와 관용은 바로 집단 간에 대결을 잘못 풀어가는 증거이다. 지금 남북한의 폭력반란세력은 대화로써는 불가능하고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 그런 판단이 바로 라인홀드 니버식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이다. 그런데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정치적 참여를 도피하거나 아니면 낭만적인 관점에서 정치적 판단을 한다. 정치판과 같은 집단 간의 갈등에서 낭만적 사랑은 군중미혹의 사기술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북한에 대한 낭만주의가 충만한 상태이다. 그가 10일 평양을 방문하여 북한 당국과 넉 달 넘게 장기 억류 중인 개성공단 근로자 유모씨의 석방 문제를 최종 협의하고, 특히 평양 방문 중 김정일과의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현대 측과 청와대도 억류된 유씨가 8.15전에 석방될 것을 예상하는 것 같다. 윴시를 석방하기 위해서 현정은 회장도 직접 평양을 찾는 것은 클린턴은 흉내내는 것이다. 악마적 김정일이 얼빠진 남한의 이런 반응을 노렸다. 정부 당국자는 '유씨 협상이 원만하게 풀릴 경우 지난달 30일 북한 수역에 들어갔다 억류된 연안호 선원 4명의 송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중앙일보가 전했다. 현 회장은 김정일에게 낭만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정은 회장의 이런 행보는 낭만성 때문에 비싼 댓가를 지불할 것이다. 황장엽 선생이 오늘 주장한대로, 김정일은 개성공단도 외화를 갈취하기 위해서 전시용으로 만들었지, 결코 개방을 위해서 만들지 않았다. 현정은 회장은 최근 북한에 대해서 또 지나친 처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에 대한 낭만적인 접근은 반드시 실패를 초래할 것이다. 김정일과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행한 이유는 바로 김정일의 악마성을 간과한 그들의 정치적 낭만주의 때문이다. 정치적 낭만주의자들은 거룩한 명분들을 선전하지만, 사실은 불의와 악덕의 짓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니버는 지적한다. 집단(국가) 간의 갈등에서 잘못된 자비는 파멸의 첩경이다. 현은정과 박근혜의 김정일에 대한 낭만적 이해나 값싼 동정은 대한민국에 치명적 해를 끼칠 수 있다.

클린턴의 흉내를 한국의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내면 안 된다. 클린턴은 니버의 이상주의적 현실주의를 뼈속까지 세뇌받은 정치적 현실주의자이다. 미국에는 니버의 이상주의적 현실주의 뿐만 아니라, 성 어그스틴, 루터, 마키아벨리, 홉스, 니체 등 정치적 현실주의자들을 깊이 교육시킨다. 그레서 미국 경찰의 행동을 봐서 알겠지만, 미국의 정치인, 언론인들은 정치적 현실주의가 체질화되어 있다. 반면에 한국의 정치인들이나 경제인들은 미국식 '정치적 현실주의'를 배우거나 경험하지 못했다. 김정일에 대한 낭만적 민족주의는 집단 간의 갈등이 갖는 본색을 이해하지 못한 자멸행위일 뿐이다. 라인홀드 니버의 '기독교 현실주의'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사안들에 대한 현실감각을 더 보충해주길 바란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