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비친 한국인. 해외여행에서 극도로 주의할 점들.
해외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했다.
평소 국내에서는 의식하지 못했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불현듯이 솟아나기도 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후진국을 여행할 때는 여행국가의 경제 여건이나 주변 환경 등을 보고 느끼면서 우리 나라가 많이 발전했구나하는 자부심을 갖게 되고 선진국의 도로 요소 요소나 고층 건물에 우리 기업들을 선전하는 광고판을 보면서 국내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감회를 느끼게 된다.
해외 여러 나라의 관광 명소에는 세계 각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붐비게 마련이다.
그 곳에서는 한국인들을 언제 어디서나 만나게 되고 최근에 경제가 날로 성장하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도 부쩍이나 늘었음을 느끼게 된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 명소에서는 각 나라 국민들의 국민성이나 경제 수준, 교양 수준 등 다양한 측면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되고 알게 모르게 비교 평가의 대상이 된다.
외국을 관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국제 예절이나 교양 수준은 다른 나라 국민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일까? 우리 국력 수준과 비교하여 한국인들도 훌륭한 평가를 받을만 할까?
해외 여행이 본격화된 20세기 말인 1990년대에 비하면 한국인들의 교양 수준이나 국제적 감각, 공중 도덕, 질서 의식 등에서 많이 세련되고 발전한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일부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동행하는 한국인들조차 당혹스럽게 할 정도로 부족한 측면이 있음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지에서 조우하는 외국인들이나 현지인들에게, 교양이 없거나 국제화가 덜 된 바람직하지 않은 한국인으로 비칠 수 있는 사례들은 그간 많은 이들이 지적을 해준 덕택에 이를 보고 많은 이들이 깨우치고 그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지만 필자가 해외 여행을 하면서 목격한, 아직까지도 고쳐지지 않은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시끄러운 한국인
어떤 연구 조사에 의하면, 후진국 국민일수록 목소리가 크고 선진국일수록 조용조용하게 대화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과연 그 말이 맞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조용 조용 얘기해도 되는 곳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은 별로 바람직 스럽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해외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유독 목소리가 크다.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관광지에서 소란스러워서 그 곳을 쳐다보면 한국인이거나 중국인인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한국인들도 서양인들 틈바구니에 한 두 명, 혹은 서너명이 섞여서 관광할 때는 의외로 조용한 데 한국인들만 여럿이 관광하게 되면 같은 얘기도 한 껏 목청을 돋구어서 주변까지 시끌벅적하게 만든다. 특히나 여행계(契)라도 조직하여 왔는지 아주머니들이 4-5명 이상만 되면 관광지를 시끌벅적하게 만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 관광지에서 소음공해를 유발하는 사람들 하면 단연 한국인이 많았었지만 요사이는 중국인들이 한국인을 대신하여 1 위 자리에 등극하지 않았을까 싶다.
2. 잔디를 밟지 마시오
시드니에서 제일 오래된 마리아 성당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 전에 시드니 만을 조망할 수 있는 바다와 접한 공원을 산책할 기회가 주어졌다. 공원 입구에는, 1) 잔디에 들어가지 마시오. 2) 잡상인 상행위 금지, 3 바다에 투석 금지, 4) 부메랑 놀이 금지 등 주의사항을 적은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공원 한 가운데 나무 밑에서 귀에 익은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 현지인들이나 다른 관광객들의 눈총을 받으며 잔디 밭에 들어가 하나님을 찬송하는 이들은 서울의 모 교회에서 온 신도들이었다.
이 경우 주의 사항을 영문으로만 적어놓은 호주인들을 탓해야 하나? 열 서너명이 되는 한국인 중에 그만한 주의사항을 이해할만한 신도들이라고 왜 없었겠는가?
3. 불법 횡단은 다반사
뉴욕 등 복잡한 대도시에서는 횡단보도 개념이 없어서인지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차도를 가로 질러 건너는 것을 봤다. 교통 법규를 잘 지키는 미국인들도 이 경우는 예외인 것 같다.
인구가 너무 적어서 고민하는 호주의 경우 대도시에서도 교통 법규는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가이드의 안내로 쇼핑 센터를 방문하러 갔을 때다. 버스가 멈추자 가이드가 제일 먼저 내려서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면 건너라고 말하고 있는 데 뭐가 그리 급한 일이 있는지 빨간 불이 켜진 횡단 보도를 일행 중 한 아주머니가 건너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건너기 시작하자 전부 우르르 따라 건너는 것이었다. 가이드의 주의사항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안심하고 주행하던 차들이 무단 횡단하는 한국인들 때문에 갑자기 급정거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급정거를 한 호주인 아가씨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자신을 놀라게 만든 낯 선 이국인 아주마 부대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안심하고 건너라고 손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닌가?
쥐 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국내에서도 횡단보도 신호 쯤은 대체로 잘 지키는 데 왜 하필 외국에까지 와서 그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경우 군중심리라는 것이 한 몫 한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4. 임자가 따로 있나?
시드니 도착 첫 날밤 오페라 하우스 광장에 일행 중 몇 명만 따로 산책 차 나갔다가 선술집에서 맥주를 한 잔 하기로 했다.
불꽃 놀이 야경을 즐기면서 한 잔 하러 나온 사람들로 술 집은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미처 입장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웨이터가 자리를 잡아줄 때 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식 출입구 옆에는 술 집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위한 간이 출입구가 하나 더 있었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그 출입구를 통하여 안으로 들어가더니 빈 자리에 법썩 앉고서는 우리를 부르는 것이었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마디로 새치기를 한 것이다. 줄을 섰던 사람 중에서 누군가가 웨이터에게 항의를 했나 보다. 그 친구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얘기를 하더니 결국 그 친구는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인데’ 하는 회전의자라는 유행가 가사가 떠 올랐지만 민망스러웠다.
그 자리에서 쫓겨나서 나오는데 줄을 섰던 서양인이 그에게 물었다.
“ Are you a Korean? “
그 친구는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나는 중국인이라고………..”
두 번째 날은 시드니만을 선상 유람하는 쿠루즈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다. 승선하기 전에 선상 뷔페이니 우리 여행 그룹이 예약된 지정석에 앉아서 새우 등 해산물 산해 진미를 맛있게 드시라고 가이드가 식사 요령을 설명해줬다.
배에 승선하자 마자 이미 뷔페 식당에는 음식이 장만되어 있었고 승객들은 줄을 서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앉도록 예약된 자리는 승객들이 배식 라인과 가까운 곳으로 썩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들이 듬성 듬성 비어있었지만 우리는 할 수 없이 지정석에 앉아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 식사가 진행되는 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니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우리 지정석이 아닌, 전망 좋은 창가 좌석에 앉았다가 그 자리 주인이 나타나서 승강이가 붙어서 옥신각신하는 소리였다.
영어가 통하지 않은 그 사람은,
‘ 나도 이 배에 돈을 내고 탔으니 먼저 앉은 사람이 임자이다. 식사 중에는 개도 안 때리는 데 먹다 말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는 요지의 항의를 하는 것이었다.
반면 자기 자리를 뺏긴 호주 할머니는,
‘ 나는 전망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하여 2 개월 전에 예약을 했다. 비켜달라.’ 면서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그런 상황에서도 소리를 높이거나 화를 내지 않고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이니 어쩌겠나 싶었는지 접시를 들고 다른 자리를 찾아보러 옮기는 것이었다. 수 많은 관광객이 주시하는 가운데 마침내 선원이 왔다. 그 한국 아줌마에게 일행이 앉은 자리로 옮겨달라는 것이었다. 그 아주머니는 단체 관광객에게 나쁜 자리를 줬다고 두털거리면서 앉았던 자리에 들고 간 음식들은 그대로 내버려두고 우리 자리로 왔다.
한 접시 가득한 거의 손도 안 된 음식을 치워 비닐 주머니에 버린 그 선원은 한국인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물론 이런 일은 그 아주머니가 잘 몰라서 저지른 실수겠지만 하여간 같은 한국인으로서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5.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구만
성 마리아 성당을 우리가 방문한 날은 공교롭게도 일요일었다. 방문 시각에는 한창 미사가 진행중이었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미사가 진행 중인 성당은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다. 성당 입구에는 이제는 고인이 된 성 바오로 2 세 교황 성하의 청동 동상이 온화한 모습으로 우리 일행을 맞아주었다.
가이드는 미사를 집전 중이니 성당내에서는 미사에 방해가 안 되도록 정숙하게 둘러보라고 안내를 했건만 우리 일행들 중 일부는, 갖가지 호기심을 가끔씩 신경을 거슬리는 잡담을 하여 미사를 방해하고야 말았다.
미사를 보던 신자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집중되거나 말거나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라는 투로 비록 한 두 명이지만 웅성거리는 모습은 보기에 안 좋았다.
6. 음식 반출 금지
호텔 식당에서 먹는 아침 식사는 통상 뷔페이다.
우리 부부가 앉은 4인용 테이블에 낯선 한국인 아주머니 두 분이 합석했다. 다른 여행사를 통해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식사 중에 그 아주머니는 조그만 빵을 4개 추가로 가져왔다. 하얀 종이로 밑부분을 싼 그 빵 이름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그 아주머니는 그 빵을 핸드백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터키 여행했을 때의 기억이 났다.
이스탄불에 있던 그 호텔 식당에 붙어있던 한글로 된 주의 사항이 떠올랐다.
“ 뷔페식당 음식은 식당내에서 먹는 것만 허용되니 식당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는 아니 됩니다”
가이드는, 한국인들이 식사 후 과일이나 삶은 달걀 등을 갖고 나가는 것이 다반사여서 붙인 것이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같은 한국인으로서 조언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았다.
“ 아주머니, 여기 음식을 가지고 나가면 안 되는데요? “
“ 내가 먹으려는 것이 아니고 있다가 수족관에 가면 물고기 주려고 그래요.”
“ 어떤 이유에서든 가지고 가면 안 되요? “
함께 온 아주머니가 거들었다.
“ 그래, 이 아저씨 말씀 들어. 가져가지마. “
“ 무슨 얘기야. 식사 값은 여행비에 전부 포함된 거야. “
아니나 다를까, 그 아주머니 일행이 식당을 나서다가 우리들을 지켜본 식당 카운터 아가씨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 그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핸드백에서 꺼낸 그 조그만 빵 4 개를 도루 가져다 놓았다.
일단 핸드백에 들어갔던 빵은 그 식당 매니저 아가씨에 의하여 쓰레기 통으로 여지없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 순간 한국인의 자존심도 함께 쓰레기 통 속으로 덤핑된 것이라는 생각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낯이 화끈거렸다.
7. 영어가 유죄
호주의 블루 마운틴에서 모노 레일을 탈 때의 일이다. 여기 저기를 둘러보다가 늦게 도착하고 보니 먼저 온 일행은 이미 모노 레일을 타려고 줄을 서 있었다. 늦게 왔으면 맨 뒤로 가서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건만 한국인 아주머니들은 이미 진작에 와서 줄의 앞쪽에 서 있는 일행들과 합류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줄을 서 있는 다른 나라 관광객들의 틈새를 비집고 용감무쌍하게 새치기를 감행하는 것이었다.
현지인들 중에서 누군가 ‘ No cut in 새치기 하지 마세요 ‘ 하고 얘기했지만 제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은 앞쪽으로 나가 끼어들고야 말았다.
영어는 못 알아 들었다고 해도 새치기 해서는 안 되는 것 쯤은 아실텐데 왜 그러나 싶어서 나중에 물어봤다. 일행이 먼저 가는 모노레일을 타고 가버린 후 홀로 남겨졌을 때 영어가 안 통하면 일행과 헤어지게 될까 봐서 염치 무릅쓰고 새치기했다는 말을 듣고보니 영어를 못하는 데 따른 공포가 생각보다 심각함을 느낄 수 있었다.
8. 상품을 함부로 만지지 마세요
면세점에 갔을 때의 일이다. 캉가루 가죽으로 만든 카우보이 보자가 멋 있어 보였다. 호주가 낳은 세계적 골프 선수 그랙 노만이 쓴 것과 같은 멋있는 카우보이 모자가 보였다. 모자 띠는 악어 가죽으로 만들고 악어 이빨로 액세서리가 되어 있는 모자가 마음에 들었지만 비교적 고가였다.
그런데 그 모자들이 진열되어 있는 진열대에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여러 사람이 써 보고 사지 않으면 모자에 기름 때가 묻으니 관심 있는 분은 써 보기 전에 점원의 안내를 받으라는 경고였다.
일행 중 한 명이 그 경고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 모자를 척 쓰고 거울을 보는 것이었다. 점원이 다가왔다.
모자를 써본 사람이 모자를 내려놓자 그 점원은 장갑을 낀 손으로 그 모자를 조심스럽게 들고 그 한국인에게 따라 오라는 것이 아닌가? 점원은 그 한국인이 모자를 쓴 이상 당연히 살 것으로 오해한 것이고 그 남성은 그 주의사항을 읽지 않았거나 영문 안내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그 면세점을 나오면서 그 친구 하는 말,
‘ 모자 한번 써봤다고 강매하려고 하는 것 보니 호주도 선진국 되려면 아직 멀었군. ‘
9. 한국에서나 공짜인 걸
유류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항공사들은 적자를 줄이기 위하여 비용 절감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정규 대형 항공사들이 다니는 주요 간선 노선 외에 국내선이나 지선 공항을 운항하기 위하여 저가 항공사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객실 승무원 숫자를 줄이고 유류 할증료를 추가로 받을 뿐만 아니라 국내선 구간에서는 공짜로 제공하던 음료수나 간단한 스낵도 유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제선이나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같은 국내 항공사들은 아직까지도 국내선에서 제공하는 음료수나 땅콩과 같은 것은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 항공사들은 국내선에서 제공하는 스낵이나 음료수를 진작에 유료화했다.
호주의 시드니에서 관광을 끝낸 우리 일행의 다음 여정은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브리즈번이라는 도시 옆에 위치하고 있는 골드 코스트가 잡혀 있었다.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80 분 거리에 있는 골드 코스트까지는 퀀타스 항공 국내선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륙 후 얼마가 지나자 기내 방송이 나왔다.
‘’ 잠시 후 객실 승무원들이 기내 판매 카트를 돌리니 마실 것이나 간단한 스낵을 필요로 하는 분들은 말씀 하시기 바랍니다. “
대부분 호주인들은 기내 판매 식음료를 주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안내 방송을 못 알아들은 한국인 아주머니들이 여기 저기서 음료수나 스낵 류를 무료 서비스인줄 알고 달라고 받았다가 승무원이 돈을 달라고 하니까 당황한 표정으로 돌려주는 일이 반복되었다.
어떤 한국인은 갈증이 나는지 음료수를 받자마자 일부 마시고 나서도 돈을 내라니까 불과 2 달라가 아까웠던지, 공짜에 익숙하다가 배신감을 느껴서인지, 아니면 망신스러워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황급하게 음료수 잔을 객실 승무원에게 돌려주는 해프닝도 목격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어떤 아주머니 왈,
‘ 호주 사람들 인심 야박하구만. 비행기 요금에 음료수 값은 포함된 것 아닌가? ‘
“ 한국처럼 인심 좋은 나라 세상 다 돌아다녀도 없구만.”
10. 소주 값은 바가지가 아닌데
캄보디아에서 한국 식당에 안내 되었다. 소주 한 병에 미화 15 불이라고 메뉴판에 적혀 있었다. 어느 나라에 가도 국산 소주는 운송비 등 여러 요인 때문에 통상 10 불에서 20 불 사이에서 받는다.
그런데 저 쪽에서 고성이 들려서 보니 역시나 한국인 중년 신사 한 분이 화가 엄청 나 있었다. 매뉴판에 적힌 소주 가격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시켜 마셨던 것이다.
나갈 때 소주값으로 30불( 소주 두 병) 불을 요구하자 바가지라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비싼 곳이라도 소주 한병에 5 천원 이상 받는 술집은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지만, 거기는 한국이 아니라 캄보디아 오지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양반은 그 다음 날 숙취 때문에 우리가 보려고 그 멀리까지 달려온 알코르와트 사원 관광을 포기하고 남들이 관광하는 동안 버스에서 자겠다고 했다. 한 사람을 위하여 에어컨을 작동할 수 없으니 내리라고 한다고 가이드가 얘기하자 결국 관광을 포기하고 나무 그늘에서 누워서 낮잠을 잤다. 비싼 돈 주고 해외에 낮잠 자러 온 것은 아닐텐데 술이 유죄인가?
11. 아기가 예쁘다고 함부로 만지지 마세요
동서양이 관습에는 판이한 점이 많지만 어린애와 관련된 문제는 특히나 그렇다. 자칫 우리나라에서 했던 것처럼 단순하게 생각했다가는 큰 곤경에 처할 수도 있는 문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기는 가정의 평화를 상징하는 행복의 상징이다. 우리들은 남의 아이가 예쁘면 곧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든지 손목을 잡고 때론 안아 보기 까지 한다.
다른 나라에 가서 어린애 때문에 큰 봉변을 당한 한국인의 사례를 외신을 통해서도 종종 접했던 우리다.
그러나 국내에서 길들여진 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운가 보다. 막상 해외에 나가면 주의사항은 쉽게 잊어버리나 보다. 우리 일행 중에도 여행 중에 이런 과오를 범한 사례가 있었다.
외국의 어린 아기들은 참으로 예쁘게 생겼다. 뽀얗게 하얀 피부, 금발 머리, 갸름한 얼굴, 보조개가 들어가고 자연적으로 생겨난 쌍꺼풀, 게다가 파랗거나 심지어 초록 눈, 정말 천사의 모습을 어린아기를 통하여 보게 되니 마주 치면 손목이라도 한번 잡아주고 싶고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은 충동이 절로 난다.
외국에서는 미성년자 추행, 강간, 동성애, 납치 유괴, 혹은 종교적 이유로 성인 남녀가 모
른 사람의 자녀에게 함부로 접근하거나 신체적 접촉을 하는 것을 터부시하고 심지어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선의적인 취지라고 해도 해당 아이 보호자의 허락 없이 어린 아이를 데리고 공원이나 박물관, 수영장, 영화관, 그 어디에 가더라도 부모들이 문제 삼으면 미성년자 유괴 납치죄가 성립될 수 있다. 물론 초행길을 묻기 위하여 길을 안내해달라고 어린애에게 부탁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된다.
우리 일행 중에도 공원에 유모차를 끌고 산책 나온 모녀를 보고 아기가 예쁘다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아기를 덥석 안아서 아기 엄마가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아기가 예쁘면, 부모에게 한번 안아보고 싶다고 양해를 구하고 허락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안아봐야 된다는 것 쯤을 상식으로 알면서도 깜빡했나 보다. .
가이드가 들려준 얘기에 의하면, 시드니 선창가에 부모와 함께 산책 나와서 아장아장 걷는 아기가 너무 예쁘다고 부모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아기 사진을 찍었다가 보모가 카메라를 뺏고 필름을 뽑아서 내팽개쳐 버린 사례를 본 적도 있다고 했다.
아기 사진 찍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드리는 이유는, 그 아기가 유괴 등 범죄의 표적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그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아기가 예쁘면 머리에 손을 얹어서 쓰다듬어 주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금기다. 더욱이 만일 왼손을 얹었다면 손목이 짤릴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이슬람 교도들은 머리는 신성한 것으로 마호메트를 제외하고는 이슬람교도의 머리에 누구도 손을 얹을 수가 없다고 했다. 특히나 왼 손은 불결한 일에나 사용하는 저주받은 손이기 때문에 왼손을 머리에 얹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혹시라도 왼손으로는 음식을 먹는 것도 금기로 하고 있음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아랍이나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는 특히나 조심해야 할 행동이라 할 것이다
12. 기타 해프닝
앙코르와트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 베트남의 호지명 공항으로 가기 위하여 호텔 밖에 대기하는 버스에 올라서 출발하기 직전에 호텔 직원이 버스에 올라왔다. 객실 넘버를 부르며 그 방에 투숙했던 사람을 찾았다.
물을 마시고도 계산을 안 했다는 것이었다.
호텔 객실에 비치된 술이나 음료수는 마시면 체크 아웃할 때 별도로 개인이 계산해야 하므로 별도로 돈을 낼 의사가 없는 사람은 손을 대지 말라고 가이드에게 주의사항을 이미 들어서 모두들 알고 있는 터였다.
객실 냉장고에 비치된 물만 하더라도 한 병에 1천원 정도이니 비싼 것은 아니었다.
우리 일행 중 모 신문사 광고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정년 퇴직한 사람 부부가 묵었던 방이었다. 알고보니 자다가 갈증이 나서 자기가 넣어놓은 생수병을 꺼내어 마신다는 것이 착각하여 호텔에서 비치한 물을 마신 것이었다.
1불을 내라는 요구에 그 친구 그냥 ‘ 마이 미스테이크 ‘ 하고 돈을 줬으면 됐을 텐데 얼굴이 붉어지면서, 내가 호텔 방에 팁을 1불 넣어놨는데 그것으로 대체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을 하고 난 자신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결국 1 불 짜리 하나를 프론트 데스크 직원에게 주고 나서야 버스는 출발했지만 기분은 영 찜찜했다.
사실 한국인 대부분은 선량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이다. 필자가 언급한 사항은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들 전부를 지칭하는 것도 아니고 극히 일부의 사례다. 물론 대다수의 사례가 오해에서 비롯됐거나 나라마다 틀린 관습에 기인한 경우, 아니면 영어를 몰라서 거기에서 비롯된 경우라고 봐야 한다.
필자도 한국인으로 우리 자신을 비하하고자 하는 자학적 의미에서 쓴 글이 아니다. 세계로 나가기 전에 사전에 한번 생각해보고 나간다면 필자의 언급이 여행하는 한국인들에게 다소나마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두서 없이 적어봤음을 밝히는 바이다. – 끝-
해외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했다.
평소 국내에서는 의식하지 못했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불현듯이 솟아나기도 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다.
후진국을 여행할 때는 여행국가의 경제 여건이나 주변 환경 등을 보고 느끼면서 우리 나라가 많이 발전했구나하는 자부심을 갖게 되고 선진국의 도로 요소 요소나 고층 건물에 우리 기업들을 선전하는 광고판을 보면서 국내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감회를 느끼게 된다.
해외 여러 나라의 관광 명소에는 세계 각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붐비게 마련이다.
그 곳에서는 한국인들을 언제 어디서나 만나게 되고 최근에 경제가 날로 성장하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도 부쩍이나 늘었음을 느끼게 된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 명소에서는 각 나라 국민들의 국민성이나 경제 수준, 교양 수준 등 다양한 측면이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되고 알게 모르게 비교 평가의 대상이 된다.
외국을 관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국제 예절이나 교양 수준은 다른 나라 국민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일까? 우리 국력 수준과 비교하여 한국인들도 훌륭한 평가를 받을만 할까?
해외 여행이 본격화된 20세기 말인 1990년대에 비하면 한국인들의 교양 수준이나 국제적 감각, 공중 도덕, 질서 의식 등에서 많이 세련되고 발전한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일부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동행하는 한국인들조차 당혹스럽게 할 정도로 부족한 측면이 있음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지에서 조우하는 외국인들이나 현지인들에게, 교양이 없거나 국제화가 덜 된 바람직하지 않은 한국인으로 비칠 수 있는 사례들은 그간 많은 이들이 지적을 해준 덕택에 이를 보고 많은 이들이 깨우치고 그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지만 필자가 해외 여행을 하면서 목격한, 아직까지도 고쳐지지 않은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시끄러운 한국인
어떤 연구 조사에 의하면, 후진국 국민일수록 목소리가 크고 선진국일수록 조용조용하게 대화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과연 그 말이 맞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조용 조용 얘기해도 되는 곳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은 별로 바람직 스럽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해외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은 유독 목소리가 크다.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관광지에서 소란스러워서 그 곳을 쳐다보면 한국인이거나 중국인인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한국인들도 서양인들 틈바구니에 한 두 명, 혹은 서너명이 섞여서 관광할 때는 의외로 조용한 데 한국인들만 여럿이 관광하게 되면 같은 얘기도 한 껏 목청을 돋구어서 주변까지 시끌벅적하게 만든다. 특히나 여행계(契)라도 조직하여 왔는지 아주머니들이 4-5명 이상만 되면 관광지를 시끌벅적하게 만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 관광지에서 소음공해를 유발하는 사람들 하면 단연 한국인이 많았었지만 요사이는 중국인들이 한국인을 대신하여 1 위 자리에 등극하지 않았을까 싶다.
2. 잔디를 밟지 마시오
시드니에서 제일 오래된 마리아 성당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 전에 시드니 만을 조망할 수 있는 바다와 접한 공원을 산책할 기회가 주어졌다. 공원 입구에는, 1) 잔디에 들어가지 마시오. 2) 잡상인 상행위 금지, 3 바다에 투석 금지, 4) 부메랑 놀이 금지 등 주의사항을 적은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공원 한 가운데 나무 밑에서 귀에 익은 찬송가 소리가 들렸다. 현지인들이나 다른 관광객들의 눈총을 받으며 잔디 밭에 들어가 하나님을 찬송하는 이들은 서울의 모 교회에서 온 신도들이었다.
이 경우 주의 사항을 영문으로만 적어놓은 호주인들을 탓해야 하나? 열 서너명이 되는 한국인 중에 그만한 주의사항을 이해할만한 신도들이라고 왜 없었겠는가?
3. 불법 횡단은 다반사
뉴욕 등 복잡한 대도시에서는 횡단보도 개념이 없어서인지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차도를 가로 질러 건너는 것을 봤다. 교통 법규를 잘 지키는 미국인들도 이 경우는 예외인 것 같다.
인구가 너무 적어서 고민하는 호주의 경우 대도시에서도 교통 법규는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가이드의 안내로 쇼핑 센터를 방문하러 갔을 때다. 버스가 멈추자 가이드가 제일 먼저 내려서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면 건너라고 말하고 있는 데 뭐가 그리 급한 일이 있는지 빨간 불이 켜진 횡단 보도를 일행 중 한 아주머니가 건너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건너기 시작하자 전부 우르르 따라 건너는 것이었다. 가이드의 주의사항이 무색해진 순간이었다.
안심하고 주행하던 차들이 무단 횡단하는 한국인들 때문에 갑자기 급정거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급정거를 한 호주인 아가씨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여 자신을 놀라게 만든 낯 선 이국인 아주마 부대에게 미소를 지으면서 안심하고 건너라고 손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아닌가?
쥐 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국내에서도 횡단보도 신호 쯤은 대체로 잘 지키는 데 왜 하필 외국에까지 와서 그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경우 군중심리라는 것이 한 몫 한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4. 임자가 따로 있나?
시드니 도착 첫 날밤 오페라 하우스 광장에 일행 중 몇 명만 따로 산책 차 나갔다가 선술집에서 맥주를 한 잔 하기로 했다.
불꽃 놀이 야경을 즐기면서 한 잔 하러 나온 사람들로 술 집은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다. 미처 입장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웨이터가 자리를 잡아줄 때 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정식 출입구 옆에는 술 집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위한 간이 출입구가 하나 더 있었다.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그 출입구를 통하여 안으로 들어가더니 빈 자리에 법썩 앉고서는 우리를 부르는 것이었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마디로 새치기를 한 것이다. 줄을 섰던 사람 중에서 누군가가 웨이터에게 항의를 했나 보다. 그 친구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얘기를 하더니 결국 그 친구는 그 자리에서 쫓겨났다.
‘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인데’ 하는 회전의자라는 유행가 가사가 떠 올랐지만 민망스러웠다.
그 자리에서 쫓겨나서 나오는데 줄을 섰던 서양인이 그에게 물었다.
“ Are you a Korean? “
그 친구는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나는 중국인이라고………..”
두 번째 날은 시드니만을 선상 유람하는 쿠루즈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다. 승선하기 전에 선상 뷔페이니 우리 여행 그룹이 예약된 지정석에 앉아서 새우 등 해산물 산해 진미를 맛있게 드시라고 가이드가 식사 요령을 설명해줬다.
배에 승선하자 마자 이미 뷔페 식당에는 음식이 장만되어 있었고 승객들은 줄을 서고 있었다.
우리 일행이 앉도록 예약된 자리는 승객들이 배식 라인과 가까운 곳으로 썩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들이 듬성 듬성 비어있었지만 우리는 할 수 없이 지정석에 앉아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참 식사가 진행되는 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니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우리 지정석이 아닌, 전망 좋은 창가 좌석에 앉았다가 그 자리 주인이 나타나서 승강이가 붙어서 옥신각신하는 소리였다.
영어가 통하지 않은 그 사람은,
‘ 나도 이 배에 돈을 내고 탔으니 먼저 앉은 사람이 임자이다. 식사 중에는 개도 안 때리는 데 먹다 말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는 요지의 항의를 하는 것이었다.
반면 자기 자리를 뺏긴 호주 할머니는,
‘ 나는 전망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하여 2 개월 전에 예약을 했다. 비켜달라.’ 면서 말이 안 통해서 답답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그런 상황에서도 소리를 높이거나 화를 내지 않고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인이니 어쩌겠나 싶었는지 접시를 들고 다른 자리를 찾아보러 옮기는 것이었다. 수 많은 관광객이 주시하는 가운데 마침내 선원이 왔다. 그 한국 아줌마에게 일행이 앉은 자리로 옮겨달라는 것이었다. 그 아주머니는 단체 관광객에게 나쁜 자리를 줬다고 두털거리면서 앉았던 자리에 들고 간 음식들은 그대로 내버려두고 우리 자리로 왔다.
한 접시 가득한 거의 손도 안 된 음식을 치워 비닐 주머니에 버린 그 선원은 한국인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물론 이런 일은 그 아주머니가 잘 몰라서 저지른 실수겠지만 하여간 같은 한국인으로서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5.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구만
성 마리아 성당을 우리가 방문한 날은 공교롭게도 일요일었다. 방문 시각에는 한창 미사가 진행중이었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미사가 진행 중인 성당은 고요하고 경건한 분위기다. 성당 입구에는 이제는 고인이 된 성 바오로 2 세 교황 성하의 청동 동상이 온화한 모습으로 우리 일행을 맞아주었다.
가이드는 미사를 집전 중이니 성당내에서는 미사에 방해가 안 되도록 정숙하게 둘러보라고 안내를 했건만 우리 일행들 중 일부는, 갖가지 호기심을 가끔씩 신경을 거슬리는 잡담을 하여 미사를 방해하고야 말았다.
미사를 보던 신자들의 시선이 우리에게 집중되거나 말거나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라는 투로 비록 한 두 명이지만 웅성거리는 모습은 보기에 안 좋았다.
6. 음식 반출 금지
호텔 식당에서 먹는 아침 식사는 통상 뷔페이다.
우리 부부가 앉은 4인용 테이블에 낯선 한국인 아주머니 두 분이 합석했다. 다른 여행사를 통해서 온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식사 중에 그 아주머니는 조그만 빵을 4개 추가로 가져왔다. 하얀 종이로 밑부분을 싼 그 빵 이름을 뭐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그 아주머니는 그 빵을 핸드백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터키 여행했을 때의 기억이 났다.
이스탄불에 있던 그 호텔 식당에 붙어있던 한글로 된 주의 사항이 떠올랐다.
“ 뷔페식당 음식은 식당내에서 먹는 것만 허용되니 식당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는 아니 됩니다”
가이드는, 한국인들이 식사 후 과일이나 삶은 달걀 등을 갖고 나가는 것이 다반사여서 붙인 것이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같은 한국인으로서 조언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았다.
“ 아주머니, 여기 음식을 가지고 나가면 안 되는데요? “
“ 내가 먹으려는 것이 아니고 있다가 수족관에 가면 물고기 주려고 그래요.”
“ 어떤 이유에서든 가지고 가면 안 되요? “
함께 온 아주머니가 거들었다.
“ 그래, 이 아저씨 말씀 들어. 가져가지마. “
“ 무슨 얘기야. 식사 값은 여행비에 전부 포함된 거야. “
아니나 다를까, 그 아주머니 일행이 식당을 나서다가 우리들을 지켜본 식당 카운터 아가씨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 그 아주머니는 그제서야 핸드백에서 꺼낸 그 조그만 빵 4 개를 도루 가져다 놓았다.
일단 핸드백에 들어갔던 빵은 그 식당 매니저 아가씨에 의하여 쓰레기 통으로 여지없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 순간 한국인의 자존심도 함께 쓰레기 통 속으로 덤핑된 것이라는 생각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낯이 화끈거렸다.
7. 영어가 유죄
호주의 블루 마운틴에서 모노 레일을 탈 때의 일이다. 여기 저기를 둘러보다가 늦게 도착하고 보니 먼저 온 일행은 이미 모노 레일을 타려고 줄을 서 있었다. 늦게 왔으면 맨 뒤로 가서 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건만 한국인 아주머니들은 이미 진작에 와서 줄의 앞쪽에 서 있는 일행들과 합류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줄을 서 있는 다른 나라 관광객들의 틈새를 비집고 용감무쌍하게 새치기를 감행하는 것이었다.
현지인들 중에서 누군가 ‘ No cut in 새치기 하지 마세요 ‘ 하고 얘기했지만 제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은 앞쪽으로 나가 끼어들고야 말았다.
영어는 못 알아 들었다고 해도 새치기 해서는 안 되는 것 쯤은 아실텐데 왜 그러나 싶어서 나중에 물어봤다. 일행이 먼저 가는 모노레일을 타고 가버린 후 홀로 남겨졌을 때 영어가 안 통하면 일행과 헤어지게 될까 봐서 염치 무릅쓰고 새치기했다는 말을 듣고보니 영어를 못하는 데 따른 공포가 생각보다 심각함을 느낄 수 있었다.
8. 상품을 함부로 만지지 마세요
면세점에 갔을 때의 일이다. 캉가루 가죽으로 만든 카우보이 보자가 멋 있어 보였다. 호주가 낳은 세계적 골프 선수 그랙 노만이 쓴 것과 같은 멋있는 카우보이 모자가 보였다. 모자 띠는 악어 가죽으로 만들고 악어 이빨로 액세서리가 되어 있는 모자가 마음에 들었지만 비교적 고가였다.
그런데 그 모자들이 진열되어 있는 진열대에 주의사항이 적혀 있었다. 여러 사람이 써 보고 사지 않으면 모자에 기름 때가 묻으니 관심 있는 분은 써 보기 전에 점원의 안내를 받으라는 경고였다.
일행 중 한 명이 그 경고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 모자를 척 쓰고 거울을 보는 것이었다. 점원이 다가왔다.
모자를 써본 사람이 모자를 내려놓자 그 점원은 장갑을 낀 손으로 그 모자를 조심스럽게 들고 그 한국인에게 따라 오라는 것이 아닌가? 점원은 그 한국인이 모자를 쓴 이상 당연히 살 것으로 오해한 것이고 그 남성은 그 주의사항을 읽지 않았거나 영문 안내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그 면세점을 나오면서 그 친구 하는 말,
‘ 모자 한번 써봤다고 강매하려고 하는 것 보니 호주도 선진국 되려면 아직 멀었군. ‘
9. 한국에서나 공짜인 걸
유류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항공사들은 적자를 줄이기 위하여 비용 절감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정규 대형 항공사들이 다니는 주요 간선 노선 외에 국내선이나 지선 공항을 운항하기 위하여 저가 항공사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객실 승무원 숫자를 줄이고 유류 할증료를 추가로 받을 뿐만 아니라 국내선 구간에서는 공짜로 제공하던 음료수나 간단한 스낵도 유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제선이나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같은 국내 항공사들은 아직까지도 국내선에서 제공하는 음료수나 땅콩과 같은 것은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 항공사들은 국내선에서 제공하는 스낵이나 음료수를 진작에 유료화했다.
호주의 시드니에서 관광을 끝낸 우리 일행의 다음 여정은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브리즈번이라는 도시 옆에 위치하고 있는 골드 코스트가 잡혀 있었다.
시드니에서 비행기로 80 분 거리에 있는 골드 코스트까지는 퀀타스 항공 국내선을 이용하게 되었다.
이륙 후 얼마가 지나자 기내 방송이 나왔다.
‘’ 잠시 후 객실 승무원들이 기내 판매 카트를 돌리니 마실 것이나 간단한 스낵을 필요로 하는 분들은 말씀 하시기 바랍니다. “
대부분 호주인들은 기내 판매 식음료를 주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안내 방송을 못 알아들은 한국인 아주머니들이 여기 저기서 음료수나 스낵 류를 무료 서비스인줄 알고 달라고 받았다가 승무원이 돈을 달라고 하니까 당황한 표정으로 돌려주는 일이 반복되었다.
어떤 한국인은 갈증이 나는지 음료수를 받자마자 일부 마시고 나서도 돈을 내라니까 불과 2 달라가 아까웠던지, 공짜에 익숙하다가 배신감을 느껴서인지, 아니면 망신스러워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황급하게 음료수 잔을 객실 승무원에게 돌려주는 해프닝도 목격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어떤 아주머니 왈,
‘ 호주 사람들 인심 야박하구만. 비행기 요금에 음료수 값은 포함된 것 아닌가? ‘
“ 한국처럼 인심 좋은 나라 세상 다 돌아다녀도 없구만.”
10. 소주 값은 바가지가 아닌데
캄보디아에서 한국 식당에 안내 되었다. 소주 한 병에 미화 15 불이라고 메뉴판에 적혀 있었다. 어느 나라에 가도 국산 소주는 운송비 등 여러 요인 때문에 통상 10 불에서 20 불 사이에서 받는다.
그런데 저 쪽에서 고성이 들려서 보니 역시나 한국인 중년 신사 한 분이 화가 엄청 나 있었다. 매뉴판에 적힌 소주 가격을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시켜 마셨던 것이다.
나갈 때 소주값으로 30불( 소주 두 병) 불을 요구하자 바가지라고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비싼 곳이라도 소주 한병에 5 천원 이상 받는 술집은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해도 해도 너무 한다지만, 거기는 한국이 아니라 캄보디아 오지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양반은 그 다음 날 숙취 때문에 우리가 보려고 그 멀리까지 달려온 알코르와트 사원 관광을 포기하고 남들이 관광하는 동안 버스에서 자겠다고 했다. 한 사람을 위하여 에어컨을 작동할 수 없으니 내리라고 한다고 가이드가 얘기하자 결국 관광을 포기하고 나무 그늘에서 누워서 낮잠을 잤다. 비싼 돈 주고 해외에 낮잠 자러 온 것은 아닐텐데 술이 유죄인가?
11. 아기가 예쁘다고 함부로 만지지 마세요
동서양이 관습에는 판이한 점이 많지만 어린애와 관련된 문제는 특히나 그렇다. 자칫 우리나라에서 했던 것처럼 단순하게 생각했다가는 큰 곤경에 처할 수도 있는 문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기는 가정의 평화를 상징하는 행복의 상징이다. 우리들은 남의 아이가 예쁘면 곧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든지 손목을 잡고 때론 안아 보기 까지 한다.
다른 나라에 가서 어린애 때문에 큰 봉변을 당한 한국인의 사례를 외신을 통해서도 종종 접했던 우리다.
그러나 국내에서 길들여진 습관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운가 보다. 막상 해외에 나가면 주의사항은 쉽게 잊어버리나 보다. 우리 일행 중에도 여행 중에 이런 과오를 범한 사례가 있었다.
외국의 어린 아기들은 참으로 예쁘게 생겼다. 뽀얗게 하얀 피부, 금발 머리, 갸름한 얼굴, 보조개가 들어가고 자연적으로 생겨난 쌍꺼풀, 게다가 파랗거나 심지어 초록 눈, 정말 천사의 모습을 어린아기를 통하여 보게 되니 마주 치면 손목이라도 한번 잡아주고 싶고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은 충동이 절로 난다.
외국에서는 미성년자 추행, 강간, 동성애, 납치 유괴, 혹은 종교적 이유로 성인 남녀가 모
른 사람의 자녀에게 함부로 접근하거나 신체적 접촉을 하는 것을 터부시하고 심지어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선의적인 취지라고 해도 해당 아이 보호자의 허락 없이 어린 아이를 데리고 공원이나 박물관, 수영장, 영화관, 그 어디에 가더라도 부모들이 문제 삼으면 미성년자 유괴 납치죄가 성립될 수 있다. 물론 초행길을 묻기 위하여 길을 안내해달라고 어린애에게 부탁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된다.
우리 일행 중에도 공원에 유모차를 끌고 산책 나온 모녀를 보고 아기가 예쁘다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아기를 덥석 안아서 아기 엄마가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아기가 예쁘면, 부모에게 한번 안아보고 싶다고 양해를 구하고 허락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안아봐야 된다는 것 쯤을 상식으로 알면서도 깜빡했나 보다. .
가이드가 들려준 얘기에 의하면, 시드니 선창가에 부모와 함께 산책 나와서 아장아장 걷는 아기가 너무 예쁘다고 부모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아기 사진을 찍었다가 보모가 카메라를 뺏고 필름을 뽑아서 내팽개쳐 버린 사례를 본 적도 있다고 했다.
아기 사진 찍는 것을 민감하게 받아드리는 이유는, 그 아기가 유괴 등 범죄의 표적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는 얘기를 듣고야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그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아기가 예쁘면 머리에 손을 얹어서 쓰다듬어 주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금기다. 더욱이 만일 왼손을 얹었다면 손목이 짤릴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이슬람 교도들은 머리는 신성한 것으로 마호메트를 제외하고는 이슬람교도의 머리에 누구도 손을 얹을 수가 없다고 했다. 특히나 왼 손은 불결한 일에나 사용하는 저주받은 손이기 때문에 왼손을 머리에 얹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혹시라도 왼손으로는 음식을 먹는 것도 금기로 하고 있음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아랍이나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는 특히나 조심해야 할 행동이라 할 것이다
12. 기타 해프닝
앙코르와트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 베트남의 호지명 공항으로 가기 위하여 호텔 밖에 대기하는 버스에 올라서 출발하기 직전에 호텔 직원이 버스에 올라왔다. 객실 넘버를 부르며 그 방에 투숙했던 사람을 찾았다.
물을 마시고도 계산을 안 했다는 것이었다.
호텔 객실에 비치된 술이나 음료수는 마시면 체크 아웃할 때 별도로 개인이 계산해야 하므로 별도로 돈을 낼 의사가 없는 사람은 손을 대지 말라고 가이드에게 주의사항을 이미 들어서 모두들 알고 있는 터였다.
객실 냉장고에 비치된 물만 하더라도 한 병에 1천원 정도이니 비싼 것은 아니었다.
우리 일행 중 모 신문사 광고부장으로 재직하다가 정년 퇴직한 사람 부부가 묵었던 방이었다. 알고보니 자다가 갈증이 나서 자기가 넣어놓은 생수병을 꺼내어 마신다는 것이 착각하여 호텔에서 비치한 물을 마신 것이었다.
1불을 내라는 요구에 그 친구 그냥 ‘ 마이 미스테이크 ‘ 하고 돈을 줬으면 됐을 텐데 얼굴이 붉어지면서, 내가 호텔 방에 팁을 1불 넣어놨는데 그것으로 대체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을 하고 난 자신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결국 1 불 짜리 하나를 프론트 데스크 직원에게 주고 나서야 버스는 출발했지만 기분은 영 찜찜했다.
사실 한국인 대부분은 선량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이다. 필자가 언급한 사항은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들 전부를 지칭하는 것도 아니고 극히 일부의 사례다. 물론 대다수의 사례가 오해에서 비롯됐거나 나라마다 틀린 관습에 기인한 경우, 아니면 영어를 몰라서 거기에서 비롯된 경우라고 봐야 한다.
필자도 한국인으로 우리 자신을 비하하고자 하는 자학적 의미에서 쓴 글이 아니다. 세계로 나가기 전에 사전에 한번 생각해보고 나간다면 필자의 언급이 여행하는 한국인들에게 다소나마 참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두서 없이 적어봤음을 밝히는 바이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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