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사건 추억: 꿰멘 속치마와 해진 혁대

朴正熙-陸英修 부부의 최후가 보여준 것들
오늘자 중앙선데이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이애주(65·사진) 의원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그는 간호사 출신이다. 1969년부터 35년간 서울대 병원 간호사로 일했는데 대부분의 기간 동안 VIP 병실 책임자였다. 이승만·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한 대한민국 모든 대통령을 서울대 병원에서 만났다고 한다.

중앙일보 기자가 李 의원에게 오랜 병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물었다. 1974년 8월15일, 북한에 포섭된 재일한국인 文世光의 저격으로 죽은 陸英修 여사의 경우를 꼽았다.

李 의원은,“한복 속옷을 기워 입으셨더라고요. 글쎄…”라며 陸 여사의 베치코트 얘기를 먼저 꺼냈다고 한다. 韓服 치마를 풍성하게 만드는 일종의 속치마가 베치코트다. 통상 한복을 맞출 때 한꺼번에 만든다. 하지만 陸 여사는 단을 덧대 3단으로 재활용한 베치코트를 최후의 순간에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듬성듬성 꿰맨 손바느질 흔적이 여기저기 있었다고 한다.

1979년 10월26일 저녁 金載圭의 총을 가슴과 머리에 맞은 朴正熙 대통령은 金桂元 비서실장에 의하여 국군보안사에 붙은 軍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긴급 소집된 군의관들이 심장소생술로 대통령을 살리려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그 며칠 뒤 군의관 정규형 대위는 合搜部에서 조사를 받는다. 수사관은 '얼굴을 보고도 왜 각하인 줄 몰랐는가'라고 묻는다. 정 대위는 이렇게 진술하였다.

"병원에 들어왔을 때는 얼굴에 피가 묻어 있었고 (정보부)감시자들이 응급 처지중에도 자꾸 수건으로 얼굴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시계가 평범한 세이코였고 넥타이 핀의 멕기가 벗겨져 있었으며 혁대도 해져 있었습니다.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약간 있어 50여 세로 보았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실로 미루어 각하라고는 상상도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해 11월 초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은 朴 대통령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하여 2층 침실과 집무실을 조사하였다. 집무실내 화장실 변기 물통엔 벽돌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집무실엔 선풍기, 파리채, 부채가 있었다. 2층 침실 화장실 변기 물통에도 벽돌 한 장이 있었다. 물과 기름을 아끼자는 말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것이다.


  • 트위터
  • 페이스북
  • ↑위로
Copyright ⓒ 조갑제닷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달기 댓글쓰기 주의사항

댓글달기는 로그인후 사용하실 수 있으며, 내용은 100자 이내로 적어주십시오. 광고, 욕설, 비속어, 인신공격과 해당 글과 관련 없는 글은 사전통보없이 삭제됩니다.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