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키케로의 말을 자주 인용하였다.
<위대한 나라는, 젊은이들은 나라를 망치고, 노인들이 구한다.>
12월20일 오전 한 애국 기업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내 평생에 오늘 아침처럼 상쾌하였던 적은 없습니다. 꼰대들의 역습이 성공하였습니다."
jik340이란 필명을 가진 회원이 조갑제닷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위대함을 확인한 선거였습니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위기의 조국을 목숨으로 지켰고 이번 선거에서도 하나로 단결하여 조국을 지켰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만세! 대한민국 노인만세!>
한국인들이 '종북은 안 돼'란 결단을 내린 12.19 선거에서 문재인, 안철수, 이정희도 조연이었다. 화를 내야 할 때 화를 낸 老壯層(노장층)이 주연이었다. 위대한 노인들이 있는 나라가 위대한 곳이다. 한국인으로 태어난 게 행복하고, 한국의 어린 민주주의가 대견하고, 우리 자신이 자랑스럽게 생각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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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용준 인터뷰(참고용)
김용준(74)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천생 법조인이었다. 위원장에 임명된 다음 날인 28일 중앙SUNDAY와 단독 인터뷰를 한 김 위원장은 인수위가 다룰 핵심 현안들에 대해 “법대로 한다. 지금 있는 법들을 잘 집행하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법전을 펴고 관련 법규를 읽어 주며 “이대로 해 나갈 것”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50년 넘게 법을 다뤄 온 원로 법조인답게 ‘법의 지배’에 대한 강한 소신이 느껴졌다.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 지원, 불공정 거래 규제 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밝혀 온 경제민주화 조치를 실현하려면 새 법률을 제정하는 대신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존 기구와 법 집행을 강화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헌과 관련해선 “현행 헌법이 웬만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고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검찰만 나쁜가. 나라 전체가 개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세법과 공직선거법은 “지키기 어렵게 돼 있다”며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당선인에게서 언제 인수위원장직 제의를 받았나.
“(임명이 발표된) 어제(27일) 통보받은 건 아니라고만 답하겠다. 박 당선인과는 지난 20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 이후로는 안 만났다.”
-일주일간 안 만난 건가.
“그렇다.”
-그럼, 최소한 그전에 인수위원장직 제의를 받은 것 아닌가.
“그냥, 뭐…. (박 당선인이 내게) ‘인수위원장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럴 자격이 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하라’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 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될 때는 나름 고민이 있었지만 일단 발을 들여놨는데, 인수위원장을 한다고 큰 (변화의) 계기가 되는 건 아니잖나.”
-박 당선인과는 자주 만나나. 앞으로는 전화통화도 자주 할 것 같은데.
“그동안 만나기는 했지만 아직 깊은 이야기는 없었다. (전화는) 오면 받는 거지. 내가 바쁜 사람한테 뭐 하러 자꾸 전화하나. 실무적인 건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맡아 할 것이다. 그 사람이 1975년께 내가 부장판사 할 때 수습하러 밑에 있었다.”
-박 당선인의 어디가 마음에 들어 돕게 된 건가.
“개인적으로 연고가 없다. 처음 알게 된 것도 (90년대에) 무슨 시상식에서 같이 상 탈 일이 있어서다. 그래서 그 양반의 자세한 것까진 알 수 없지만 생각보다 법치주의에 관심이 많은 거 같다. 나를 쓴 것도 그게 중요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또 하나 마음에 든 건 철저한 안보관, 그게 제일 중요했다.”
-어떤 점에서 박 당선인에게 그런 느낌이 들었나.
“대화를 해 보니까 법치나 안보관에 진정성이 느껴지더라. 기자도 누구랑 대화해 보면 ‘이 사람은 사기꾼 같다’ ‘이 사람은 믿을 수 있겠다’ 느껴지지 않나.”
-박 당선인이 밝힌 ‘민생, 약속, 대통합 대통령’이 되도록 돕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민생과 대통합은 정치적인 표현이고, 법률적으로는 헌법질서 수호, 법치주의 확립이 될 거다. 여기에 나도 일조하도록 노력할 작정이다. 나는 경제는 잘 모른다.”
-인수위를 어떻게 운영해 갈 방침인가.
“법에 따라 나도 인수위원의 한 사람으로 참여해 위원 24명의 이야기를 다 듣고 합의로 결정하고, 그래도 안 되면 다수결로 할 것이다.”
-인수위가 의견을 올렸는데 당선인 뜻과 안 맞는다면.
“그럼, 당선인이 알아서 하는 거지. 인수위는 어디까지나 보좌기구니까 당선인이 꼭 따를 필요가 없다.”
-박 당선인이 강조해 온 경제민주화는 인수위에서 어떻게 다룰 생각인가.
“법대로 해야지.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 그러는데 대한민국 헌법 119조 1항을 보면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것이 먼저다. 즉 자유민주주의다. 이어 2항을 보면 이로 인해 경제 안정이나 소득 분배에 지장이 있으면 조정을 하게 돼 있다. 경제민주화는 바로 이 헌법정신에 따라 해야 한다. 실제적으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이 경제민주화를 위한 가장 ‘티피컬 (typical:전형적) ’한 것이 될 거다. 앞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공정위 위상을 강화하는 법을 만들 건가.
“지금도 세다. 법을 자꾸 만드는 게 제일이 아니라 있는 법을 제대로 적용해야 한다.”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는 쪽으로 갈 생각인가.
“전문가가 아니라 얘기하기 적절하지 않지만 지금 법 가지고도 될 거다. 적용하다 보면 더 강화할 수는 있겠지. 사실 법이란 게, 세종실록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만들기 어려운 게 아니라 시행하기가 어려운 거다. 우리 사회가 법대로 안 되는 이유 중에 제일 큰 게, 지킬 수 없는 법을 만들어 놓고 자의적으로 집행하기 때문이다.”
-지킬 수 없는 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세법과 공직선거법이 대표적이다. 공직선거법은 불우이웃돕기도 못하게 하는 등 너무 경직돼 있다. 세법도 거지 빼놓곤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없다. 지키기가 참 어렵게 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걸 누구나 다 지킬 수 있게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소득이 조금인 사람은 세금을 조금 내고, 많은 사람은 더 내고….”
-인수위에서 개정을 추진할 생각인가.
“국회에서 할 일이지. (인수위에서 한다고) 하루 이틀에 되는 건 아니다. 평소 내 생각이 그렇다.”
-검찰 개혁은 인수위에서 어떻게 다룰 생각인가.
“(검찰도) 뭐 개혁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거기뿐이 아니다. 나라 전체가 다 그렇다. 검사가 나쁘다고 하는데, 뭐 검사만 나쁜가, 형사만 나쁜가. 국민 수준하고 연관되는 거다.”
-개헌도 인수위에서 다루나.
“우리 헌법이 여러 번 개정됐는데 현행 헌법이 제일 수명이 길다. 25년을 견딘 건 웬만하니까 견딘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 단임제를 하니까 레임덕이 생긴다고 개헌을 추진한다지만 중임제 하면 레임덕이 안 생기나? (헌법을) 함부로 고칠 게 아니다.”
-분권형 총리제에 대한 입장은.
“그건 내가 모른다. 하지만 지금 헌법만 해도 총리 권한이 약한 거 아니다. 운영이 제대로 안 된 것뿐이지. 장관도 총리가 제청하게 돼 있지 않나.”
-소아마비지만 미국 대통령이 된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연구했다고 들었는데.
“루스벨트에 관한 책 서너 권을 읽은 것뿐이다. 루스벨트보다는 41세에 소아마비에 걸려 걷지도 못하는 그를 4번이나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인들을 존경한다. 한국에서 대통령이 다리 불편하면 되겠나. (선거에) 나가지도 못하지…. 그런데 이제는 여자도 됐으니까 앞으로는 되겠지.”
-인수위원장 마치고 새 정부에서 총리 같은 요직을 맡게 되지 않을까.
“전혀 생각 없다. 기대도 안 한다.”
-왜 그런가.
“법조인으로서 대법관, 헌법재판소장을 했으면 됐지 더 무슨 일을 할 생각 없다. 인수위 끝나면 (법무법인으로) 돌아올 거다. 돈을 더 벌려는 것은 아니고 정신력이 남아 있을 때까지는 억울한 사람을 도우려는 것이다.”
-인수위원으로 쓰려고 염두에 둔 사람은 있나. 인수위 조직에 대한 복안은.
“없다. 다 박근혜 당선인이 임명하게 돼 있으니까. (인수위)조직은 내가 좀 관여할지 모른다. 분과위라든지.”
-신설하고 싶은 분과위가 있나. 따로 설치된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위와의 관계는 어떻게 할 건가.
“아직 모르겠다. (두 위원회와 관련해선) 그쪽 양반들이 인수위에 들어올 수도 있지.”
-헌재소장 때 사회적 파장이 큰 판결을 여럿 했는데 가장 보람 있었던 판결은 뭔가.
“과외 금지 위헌 판결이다. 국민 생활과 제일 밀접한 교육 전반을 재검토할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과외 붐이 일었다고 (비판)하는데, 그것도 사회현상일 뿐이다.”
윤증현 前장관 "복지보다 법과 원칙이 먼저"
법과 원칙없는 사회에서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없어
세종시 내려간 후배들 안타까워..국회도 세종시로 이전해야
기사입력2013.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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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송길호 정경부장 khsong@ edaily.co.kr
정리 = 이진우 기자 voice@edaily.co.kr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입니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하고 그 모든 문제의 중심엔 법과 질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료사회에선 ‘따거(大哥·큰형)’로 불린다.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이 탁월하고 품성이 따뜻해 ‘카리스마 윤’으로 통한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 3년4개월간 금융감독위원장을, 이명박 정부에서 2년4개월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으며 한국경제를 이끌었다. 2001년 6월 야인으로 돌아간 그는 관료시절보다 더욱 폭 넓은 시야로 한국사회와 한국경제를 조망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둔 지금 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서울 여의도의 ‘윤경제연구소‘에서 그를 만났다.
- 이번 대선을 지켜본 단상은.
긍정적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아직 다이나믹(역동적)한 사회라는 걸 보여준다. 5060 부모세대들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고 그 과정과 아픔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2030세대는 산업화의 경험 없이 물질적 혜택을 입고 있으면서도 산업화의 결과로 나타난 민주화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 아마 5060세대들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갖게 됐고 그결과 투표장으로 몰려간 거라고 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선거 결과는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그 과정에서 나타난 2030 젊은 세대들의 아픔을 치유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고 본다. 일자리가 없는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암울함이 집단적 분노로 표출된 것 같다. 앞으로 우리 미래의 주역은 2030세대인데 이들을 치유하기 위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다.
- 대선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화두가 됐다.
경제민주화나 복지에 대한 요구가 튀어나오는 건 경제발전 단계로 볼 때 당연한 결과다. 이제 그런 목소리가 나올 때가 됐다. 문제는 그 복지의 비용을 누가 댈 것이냐다. 재원을 어디서 조달하고 어디까지 조달가능하느냐를 따져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해 복지가 주는 환상만을 이야기하고 그걸 누가 부담할지에 대해선 외면하는 것 같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복지비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부담할지 그리고 그 체계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 2030 세대가 좌절하는 이유가 사회안전망이 부족하기 때문에 희망이 없고 그게 분노가 나타나고 나아가서는 사회 전복을 꿈꾸게 되는 것이다. 정부가 이 점은 잘 알아야 하는데 문제는 재원에 대한 고민이 없이 복지 문제에 접근하게 될 때 그 부담을 누가 져야 되느냐 바로 2030 본인들이 져야 한다는 걸 그 세대가 모르고 있는 거 같다. 그리스가 바로 그 사례 아닌가. 지금 정부가 당면한 과제도 어떻게 하면 그 복지 재원을 효율적으로 마련할거냐 이런 고민을 해야 하고 결국 그건 경제성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공허한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경제민주화라는 주제가 처음부터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가 되어야 하는데 정치적인 이슈로 먼저 불이 붙다보니까 표현이나 논의의 진전이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로 접근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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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이라는 기업 집단에 대한 규제도 뜨거운 이슈로 남아있다
재벌 총수들이 잘못하는 게 물론 있다. 다만 그 행위를 규제할 것이냐 아니면 그 재벌의 소유구조를 규제할 것이냐 는 선택이 있을 뿐이다.
사실 어떤 제도를 만들 때는 그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내년 이후에도 수년간 경제가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에서 이런 시기에 메스를 어디까지 댈 지를 선택하는냐는 쉽지 않은 문제다. 자칫 젊은 층이나 서민층에 불똥이 튈 수 있다.지금 시점에선 재벌의 소유 구조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규제하기보다는 그들의 행위를 규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단 뜻인가.
정부가 시장에 함부로 개입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다보면 ‘정부의 실패’가 나타난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은 꼭 해야 한다.
재벌들 중에는 회사돈으로 비싼 그림을 사서 자기 집에 걸어놓는 재벌 오너가 있지 않았나. 자기 돈으로 사서 걸어놓는 건 누가 뭐라겠나. 하지만 사원들 입장에서 보면 사원들이 피와 땀으로 만든 결과를 왜 사적으로 그걸 농단하느냐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런 부분은 철퇴를 가해야한다.
골목상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미 문제는 드러나 있으니 행위규제부터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 자칫 제도를 잘못 손댔다가 생기는 문제와 부작용을 잘 생각해야 한다.
재래시장을 살려놔 봐야 소비자들이 가지 않는다. 소비자들을 강제로 끌고 갈수는 없지 않는가.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다시 지정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하는 식으로 다시 돌아가는 건 어렵다고 본다.
- 하지만 대기업을 지원하면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낙수효과가 많이 사라졌다.
낙수효과가 줄긴 줄었다. 제조 단계에서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기계화가 필수적이다보니 인건비 비중이 줄어든다. 투자가 돼도 인력충원은 잘 안된다. 그러나 낙수효과가 다 사라진 건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시각은 이제 제조업으로는 중국을 당할 수 없다는 거다. 제조업을 버리자는 건 아니지만 서비스업을 통해 내수를 살리는 게 더 시급하다. 예를 들어 병원 같은 업종에 투자 규제를 풀면 거기서 일자리가 많이 나온다. 대기업들에게 투자를 하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투자할 곳을 만들어주고 투자하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 병원 산업에 대기업 자본이 들어가는 문제는 사실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이다. 의료서비스 산업화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들은 대부분 기존 의원들, 큰 병원 병원장들, 약사들 그런 쪽이다.
- 기획재정부도 과천으로 내려갔다. 후배 공무원들이 고생한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리는데 어떤 느낌이 드나.
후배들에게 참 미안하다. 나는 공무원 생활을 마감했지만 그런 상황을 물려주게 되어 참 미안하다. 세계적으로도 행정기능은 한곳에 모아놓고 집약적으로 해서 효율을 높이는 게 추세인데 우리는 서울 광화문, 과천, 대전, 충남 세종시 이렇게 4곳에 행정부처들이 흩어져있다. 이런 비효율에서 오는 손실을 어디서 보상받을 건지 막막하다. 이제라도 굳이 대안을 만들자면 국회가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고 본다. 이미 행정부의 상당한 업무가 국회와의 의견조율이다. 국회와 자주 논의를 해야 하는데 한번 이야기하러 갈 때마다 왕복 5시간씩 길에서 써야 한다는 건 비효율이다. 우리나라는 뭘 하려고 하면 모두 국회를 거쳐야 하는데 전문성 면에서 국회가 행정부를 따라가기는 어렵다. 일을 좀 하려면 이제는 전문성을 갖춘 행정부에 힘을 좀 몰아줘야 한다. 행정부처가 부처 이름 하나도 국회 동의 없이는 바꿀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치적인 표가 걸려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이론적으로는 수긍하면서도 끝까지 반대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 조언을 할 내용이 있다면
5년은 짧다. 모두 하려고 하면 끝이 없다. 지금 인수위에서는 당장 할 수 있는 것, 뒤로 미룰 것, 단계적으로 할 것. 정치적으로 포기하고 폐기할 것. 그걸 분류하는 게 가장 급선무 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것을 먼저 할 건지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
역시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다.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하는데 그 모든 문제의 중심에 자리잡은 것이 법과 질서다. 아마 지난 세월을 통해 우리가 가장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법과 질서가 아닌가 한다. 사실 경제는 주변 환경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 이명박 정부도 그런 면에서는 큰 책임이 있다. 건전한 토론 문화가 아닌 우격다짐식의 여론 몰이, 불법 집회와 같은 것들로 인해 합의나 토론이 이뤄지지 못하고 늘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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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가 공약을 실천하려면 재원이 들텐데 이건 어떻게 마련해야 한다고 보나.
정부가 돈을 마련하는 방법은 기존 예산 조정, 증세, 국채 발행 이 세가지 뿐인데 어느 하나도 간단하지 않다. 지금 우리나라 예산중에 경직성 예산이 70%다 공무원 인건비 국방비. 법정 복지비용 이런 것들이다. 아마 1조만 더 마련하려고 하더라고 전쟁을 치러야 할거다. 기존에 그 예산을 받고 있는 곳에서 과연 양보 하겠나. 그런 점에서 영국 정부의 사례를 배워야 된다. 영국 보수당 정부가 집권할 때 정부 지출의 25%를 줄이겠다고 해서 당선됐다. 우리나라는 어느 당이 나와서 내년 지출을 얼마 줄이겠다고 하면 과연 당선 되겠나?
얼마전에 프랑스가 신용평가회사들에게 자기나라 신용등급을 강등한다고 하니까 프랑스가 영국을 걸고 넘어졌다. 여러가지 경제지표를 비교할 때 프랑스가 영국보다 못한 게 뭐냐 이런 반발을 했는데 그 다음날 시장의 반응이 가관이었다. 시장에서는 ‘너희 프랑스는 시장의 신뢰가 없지 않느냐. 영국인들은 고통스럽지만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고통을 감내한다. 25%씩 정부지출을 줄이기도 하는데 너희 프랑스는 그렇게 할 수 있느냐?’ 이런 반응이었다. 프랑스가 할 말이 없지. 프랑스는 낭만적이긴 하지만 모질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영국인들은 기후가 그래서 그런지 참 독하고 모진 측면이 있다.
독일도 본받을만한 사례다. 슈뢰더 수상이 2002년에 집권 했는데 8년후인 2010년까지 이뤄내자고 개혁안을 낸 것이 실업급여를 32개월 주던걸 12개월로 줄이고 부가세를 13%를 16%로 올렸다. 사회당 내부에서도 표 떨어진다고 반대가 심했는데 슈뢰더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추진했다. 그 다음 선거에서 메르켈이 집권했는데 메르켈이 취임식에서 그랬다, “정말 존경하는 슈뢰더 수상, 높은 경의를 표한다. 기민당과 나는 당신이 추진하던 2010 프로젝트를 반드시 실천하겠다” 이러면서 연립내각을 만들었다.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온 거다.
- 전문가들 중에는 증세를 위해 부가세 세율을 올리자는 주장도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가 부가세 도입을 성공적으로 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유럽의 부가가치세는 이중세율을 적용한다. 비싼 제품과 싼 제품이 세율이 다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제도를 가져올 때 두가지 이중세율을 가져오지 않고 하나의 단일세율로 가져오고 몇가지 사치성 품목에 대해 특별소비세라는 이름을 붙인 게 실수였다. 이름을 특별소비세라고 부르는 바람에 TV를 샀는데 그게 왜 특별소비냐 이런 저항이 생긴 것이다. 그냥 부가세를 이중세율로 한다고 했으면 됐는데. 이름이 잘못 붙여져서 정책이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만약 부가세를 12~13%로 올리면 세수는 확실하지만 그게 물가에 주는 영향,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 이런 것을 고민해야 될거다. 그렇다고 법인세율을 함부로 올릴 수도 없다. 그건 세계적인 수준과 경쟁해야 하는 거니까. 그렇다고 소득세율도 건드리기 어렵고. 나는 새 정부의 공약을 실천할 재원 문제는 증세 이전에 각종 비과세 감면, 아마 30조원은 될텐데 이것부터 줄이는 게 먼저라고 본다. 세율을 올리는 것은 지금은 불황이라서 타이밍이 아니라고 보는데 이게 다 국회에서 해결할 몫이지 박근혜 대통령의 몫이 아니다. 국회에서 협조를 잘 해줄지는 의문이다. 나도 장관할 때 국회를 설득하느라고 참 골치아팠다. 정부 권한의 상당부분이 국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성공 여부는 국회가 어떤 모습의 국회가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올해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나
미국·일본·유럽·중국 다들 어렵긴 한데 작년보다는 조금씩 나아질 것 같다. 미국은 소비가 GDP의 70%에 달하는 나라라 소비가 중요하고 그건 또 고용이 살아나야 하고 또 주택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통계를 보면 기존 주택들이 좀 팔리기 시작했고 실업률도 7%대로 낮아졌다. 물론 통계 조작 의혹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럴 리는 없어보이고. 버냉키도 돈을 더 풀겠다고 했죠. 아마 공화당이 집권했으면 버냉키도 교체됐을텐데. 아무튼 미국 경기도 대체로 살아나는 분위기다. 재정절벽 문제도 중간쯤 어디서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유럽은 독일이 내년에 총선이 있는데 독일이 고민이 많을 것이다. 메르켈은 독일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독일 국민들은 돈을 풀어서 인플레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감이 역사적인 배경 때문에 아주 크다. 결국은 미봉 상태로 마무리 될 것 같고 결국은 다음 세대로 부담을 돌리게 될 것이다. 인간이란 이렇게 간사한 존재다. 당장 힘드니까 후손들에게 부담을 돌리는 거다. 중국도 여러가지 고민들은 있지만 중국은 자원도 풍부하고 행정력이 강하기 때문에 더 이상 긴축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은 성장률이 8% 이상은 되어야 실업자를 흡수할 수 있는 상황이서 경기를 회복시켜야 할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므로 내년 경기는 속도는 완만하겠지만 지난해 보다는 나아질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새 경제팀의 숙제다. 외국에서 풀린 돈이 우리나라로 밀려들어오는데 환율도 문제가 되고 인플레도 생길 수 있다. 환율이 문제가 생겨서 국제수지가 적자가 나면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는 나라여서 국가의 생존에 문제가 생긴다.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생각해서 재정 정책과 통화정책을 확장이냐 중립이냐 긴축이냐 정하는 문제가 참 어려운 문제가 될거다.
-집값은 어떻게 될 것 같나.
부동산 시장 이야기 나오면 골치가 아프다. 올라도 문제도 내려도 문제다. 집값은 상당히 바닥에 근접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옛날 같은 상승커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왜냐면 수요가 구조적으로 늘지 않는다. 정부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수요가 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가 이제 해야 할 일은 부동산 가격이 이제는 상승곡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전제로 만들어놓은 제도와 세금정책을 모두 다시 리뷰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 같은 일이다.
-가계부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가계부채 문제는 해결이 되어야 소비가 살아나겠지만 가계부채를 쓰고 있는 사람들 간의 형평성 문제, 그리고 가계부채를 지고 있는 사람들 외에 비제도권의 사채를 빌려쓴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 그리고 성실하게 상환해 온 사람들과 시간끌고 버티다가 정부의 혜택을 받게 되는 사람들간의 형평성과 모럴 해저드 문제 등등 많은 문제가 있다. 정부가 만약 이 문제에 개입한다면 그 개입이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율과 책임이다. 당장 괴롭더라도 이런 원칙을 지켜가야지 이런 것들이 법과 질서에 관계된 일일 수도 있다.
- 박근혜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을 요약하자면?
우선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게 가장 큰 일이다. 그 다임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동력을 찾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 세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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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장관은>
윤증현(67·사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1946년 경남 마산 출생으로 서울고와 서울대법대를 나왔다. 행정고시 10회로 관가에 입문한 정통 재무관료로 옛 재무부와 재정경제원에서 국제금융·은행·증권과장, 세제실장, 금융정책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외환위기 당시 공직에서 물러났다가 세무대학장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을 거쳐 2004년 8월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으로 복귀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2년4개월간 경제팀을 이끌며 경제위기 극복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조직 장악력과 업무 추진력이 탁월해 후배들에게서 ‘따거(大哥·큰형)’로 통한다. 이데일리 이진우 기자 vo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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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들 역습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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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2-20, 2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