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12등에 행복도는 102등!

한국은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가난이 공존하는 나라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서울 특파원 다니엘 투더가 쓴 책 '한국: 불가능 나라'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을 '과열 경쟁'으로 보았다. 한국의 성공과 실패와 문제의 핵심 원인을 과열 경쟁으로 보고 설명하니 이해가 쉽다.

그는 한국의 세계 최고 자살률, 그 한 원인이 경쟁이라고 했다. 많은 부모들은 자식들이 더 균형 잡힌 인격을 갖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바라지만 실제는 반대로 행동한다. 특히 어머니들의 극성이 문제이다. 직장을 갖지 않아 시간이 많은 어머니들일수록 자식들의 성적을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경쟁심을 불태운다. 자신들의 경쟁 시대는 끝났지만 자식들을 이용하여 또 다른 경쟁을 벌인다. 그래서 자식들을 공부로 몰아붙인다.

한국은 유엔개발기구에서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흔히 '삶의 질'로 불린다) 통계에선 세계 180여 개국 중에서 12등(2010년)이고, 구매력 기준으로도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2등이지만 행복도 조사에선 178개국중 102등이다.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가난이 공존하는 나라이다. 투더 특파원은 <경쟁이 한국의 성공을 가져왔지만 한국인들의 행복감정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이 1등이 되기 위하여 애쓰는 것을 포기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지적하였다.

100여년 전 또 다른 영국인이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관찰하였다. 지리학자인 이사벨라 비숍 여사는 19세기 말 망해가는 조선을 여행하고 쓴 책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에서 "한국인들은 가난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려 한다. 돈을 벌면 다 뜯겨 버리니 일부러 부자가 되지 않으려 한다"고 혹평했다. 조선에서 捕鯨業(포경업)이 발달하지 않은 것도 착취 때문이었다. 고래가 바닷가에 얹히는 사고가 나면 마을 사람들은 이 고래를 해체, 기름을 얻고 고기를 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관리들이 알기 전에 고래를 바다로 밀어 보내버렸다고 한다. 관리들이 마을 사람들을 혹사, 고래를 해체한 뒤 그 수익을 독점, 마을 사람들에게 고생만 나눠줄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비숍 여사는 지금의 블라디보스토크 근방 한국인村을 방문하곤 놀랐다. 마을이 깨끗하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비숍 여사는 이 차이에서 충격을 받고 예언적 記述(기술)을 남겼다. 그 요지는 이러했다.
<조선 사람들은 조선조의 착취 시스템을 떠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조선조적 시스템을 깨부순 나라였다. 용수철처럼 눌려 있던 민족의 에너지가 대폭발하였다. 자유민주주의가 선물한 자율과 경쟁이 한국을 경이로운 성공 모델로 만들었다. 문제는 성공의 원동력인 경쟁의 어두운 구석을 어떻게 슬기롭게 고쳐가면서 경쟁의 생산력을 계속 이어갈 것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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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더 기자는, 한반도 통일의 저해 요인으로 남북한의 다른 정치체제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드는 이들이 많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통일 의지의 부족이다>고 지적하였다. 한국은 전쟁을 통하지 않고도 북한정권을 해체, 흡수통일할 수 있는 國力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인들이 통일에 따른 위험과 부담을 기피하니 분단이 계속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옳은 분석이다. 객관적인 조건은 '통일 임박'이지만 통일을 피하고싶어하는 民心과 국가지도부의 비겁함이 합쳐지면 好機를 놓치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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