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知韓派(지한파) 언론인이 전하는 일본 사정

"내 아내도 이명박 대통령 팬이었는데..."
어제, 일본 신문의 서울 특파원을 지낸 60대 知韓派 언론인을 만났다. 그는 "작년 여름까지 李明博 대통령은 일본에서 인기가 높았다. 내 아내도 이명박 팬이었다"고 했다.

"그의 독도 방문에 대해선 일본 民心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天皇(천황) 비판 발언이 독도에 무관심한 보통의 일본인들, 이명박을 좋아하던 사람들까지 反韓(반한)으로 돌게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아사히 신문까지 이명박을 비판하였으니까요. 지금 천황에 대한 일본인들의 절대적인 존경심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천황이 2011년 쓰나미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무릎을 꿇고 위로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천황은 한국에도 매우 호의적인 분입니다. 일본을 이해하려면 천황이 우리의 가슴 속에 차지하는 비중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태평양 전쟁에 져서 항복을 논의할 때도 국가지도부가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천황제 유지였습니다. 천황제 유지를 미국이 받아들인다면 어떤 不利(불리)도 수용하겠다는 태도였습니다. 미국이, 천황제를 폐지하고선 일본을 통치할 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은 일이었습니다."

당시 미국의 전쟁성 장관이던 스팀슨은 신혼여행을 교토에서 보낸 적이 있었다. 원자폭탄을 투하할 도시를 선정할 때 1순위로 교토가 올라오자, "1000년 동안 천황이 살았던 이 도시를 폭격하면 일본인들을 영원히 적으로 돌리게 된다"면서 반대하였다고 한다. 그는 천황제 유지에도 찬성하였다.

일본 천황은 공산주의자들을 특히 두려워했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공산혁명이 일어나 황제 니콜라이 2세가 가족과 함께 학살되는 것을 본 때문인지는 모르나 천황의 공산당 혐오가, 맥아더 사령부에 대한 일본의 적극적인 협조나 안보부문의 적극적 對美종속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前 서울특파원은, "아베 수상이 이명박 스타일을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 외국 방문을 많이 하고 기업인들을 데리고 나가서 세일즈 외교를 벌이고, 특히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성사시킨 점을 들었다. 오랜만에 국가 지도자다운 수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2006년에 수상이 되었다가 1년 만에 물러난 이후 야당 생활도 하면서 자신을 반성하고 再起(재기)를 준비한 결과가 아주 생산성이 높은 職務(직무)수행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요즘 일본인들은 '올자팬(All Japan)'이란 구호를 좋아합니다. 힘을 한번 모아보자는 데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어요. 경제가 살아나고, 나라의 분위기가 좋아지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 중국을 침략하여 엄청난 피해를 끼친 데 대한 가해자로서의 콤플렉스도 있다고 봅니다만, 국제규범을 존중하지 않는 중국으로부터 위협을 느낍니다. 그럴수록 美日관계는 더 가까워집니다."

그는 三星전자가 소니를 이기고,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를 누르면서부터 일본인들이 한국을 라이벌로 생각하기 시작하였다고 했다. "우리도 한국처럼 분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규슈를 '慶尙南南道(경상남남도)'라고 표현했다. "부산에 가면 고향에 온 것처럼 편하게 느껴져요. 兩國(양국) 국민 사이의 친선관계가 정부간 갈등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前 서울특파원은 "한국 언론의 일본 보도는 너무 선동적이다"고 비판하였다.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하면서 일본의 우파를 닮아가는 모습이다"는 것이다. 그는 "종군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 정부가 국가 책임을 인정해놓고도 지엽적인 부문에서 변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아베 측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면서 韓日관계의 정상화를 희망하였다.

평소 일본 정부에 비판적이던 전 서울특파원은 이번엔 일본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하여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아베 수상이 일본을 바꾸어놓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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