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사
겨레의 구원자이시며, 인류의 스승이 되신
각하 그리고 영부인,
양위분 영전에 삼가 추모의 式典을 올립니다.
각하께서 승하하시고
어언 강산이 세 번 변하고도
다시 4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해가 가고 달이 가도
저희들의 흠모의 정은 깊어만 갑니다.
각하께서 저열한 배신자의 흉탄에 위해를 당하시어
홀연히 저희 곁을 떠나셨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비보를 접한 그날,
3천리 강토가 비탄에 잠기고
7천만 겨레가 오열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곳 문경의 슬픔은 더욱 컸습니다.
고구마를 몰래 먹다가
아리마 교장에게 들키어 꾸중을 듣고 벌을 서던
5학년 이명자는 어느듯 89세의 나이로
지금 이 추모 식전에 나와 있습니다.
벌을 서던 그날 저녁
그 아이들을 숙질실로 조용히 부르시어
삶은 고구마를 주시면서,
“늘 바르게 그리고 강하게 살아
멸시받지 않는 훌륭한 조선여성이 되어 달라”고
간곡히 당부하신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밤을 새워 1주기 추모제 제수를 장만했던 그 제자가
오늘도 스승님 영전에 한 송이 국화와
한줄기 향을 살라 올립니다.
어찌 이명자 뿐이겠습니까?
월사금 70전이 없어 등교를 못하는 제자에게,
선뜻 1원을 내어 주시고 격려해 주시던 선생님,
관문 소풍 때 주저앉은 학생을 업고
십리 길을 걸어오신 선생님,
진남교 소풍 때 물에 빠진 제자를
몸을 던지시어 건져내신 선생님,
점심을 굶는 아이에게
도시락을 내어주시던 선생님...
저마다 갖가지 사연을 간직한 제자들은
승하하신 그날
혹은 흐느끼고 혹은 통곡했습니다.
1979년 7월, 그러니까 승하하시기 불과 3개월 전
각하의 부름을 받고 청와대로 가서 만찬을 나누고
내 미신 손잡고 담소하던 제자 차영숙이도
오늘 아픈 다리를 이끌고 이 자리에 참석하였습니다.
금년 추모식은 다른 어떤 해 보다도 더욱 뜻 깊은 식전입니다.
34년 전 그날, 피 묻은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빨면서
남들이 평생 울 만큼의 눈물을 흘렸다는 근혜 영애가,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34년 전 떠났던 청와대로 다시 들어선
이 2013년을
우리는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초청을 받고
취임식 특별석에 착석한 문경 제자들은
실로 그 감격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식이 끝날 무렵 발사된 21발의 예포 중,
마지막 한 발이 쿵 하고 울릴 때
우리는 모두 목이 메었습니다.
돌이켜 보건데
각하의 삶은 참으로 위대한 삶이었습니다.
“한 세대의 생존은 유한하나,
조국과 민족의 생명은 영원한 것”이라고 하신
각하의 말씀은
오늘도 우리의 마음을 적십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각하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고
우리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34년 전 바로 오늘 최후로 남기신
“나는 괜찮아”라는 이말 한마디에는
일생 오로지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거룩한 삶이
그대로 응축되어 있다고 우리는 느끼고 있습니다.
새마을 운동,
눈부신 경제성장,
굳건한 안보 등등등
그 많은 업적들은
이제는 열거하기조차 번거로운,
세계가 다 아는,
공지의 사실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각하의 업적에 대한 바른 평가와 더불어
대대적인 추모 사업이 다시 한번 펼쳐지고,
민족반역의 간악한 무리들이 일소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다행히 저희 문경에서는
각하의 유지 계승에 남달리 관심을 쏟고 있는
이한성 국회의원과 고윤환 문경시장이
서로 호흡을 맞추어
중앙에서 또 지방에서 유기적으로 열심히 뛰어
가시적 성과가 많이 났으며,
그 결과 요즘 이곳 청운각에도 전국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모두들 숙연한 마음으로 양위분을 추모하고
그 애국위민정신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각하 승하하신 이틀 후
연분홍 살구꽃 두 송이를 피우고 고사한 그 나무에
“충절의 나무”라는 애틋한 이름을 붙인 문경 사람들이,
이번에는
바로 그 옆 우물 안 돌 틈 사이를 비집고, 역경을 헤치고,
홀연히 솟아난 오동나무에
“박근혜 오동나무”라는 이름을 또 붙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보면서,
“청운각 우물의 이 오동나무에 드디어 봉황이 내려 앉았다”고
크게 기뻐하면서 붙인 이름입니다.
모쪼록 박근혜 대통령이
각하 양위분의 가호를 받으며,
이 나라를 잘 이끌어,
기쁜 소식을 듣는 고장 문경의
마지막 세 번째 기쁜 소식,
즉, 각하께서 그토록 바라시던
통일의 기쁜 소식이
이 청운각 뜨락에 크게 울려 퍼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영령이시여, 이 나라 이 민족을 가호 하시옵소서.
영령이시여, 부디 평안 하시옵소서
2013년 10월 26일
문경 청운각 청운회
박 남 우
謹悼

1978.11.24. 즉 돌아가시기 1년전 문경국민학교 옛 제자들과 기념촬영,
오른쪽 옥색 치마 입은 이가 5학년 때 담임하셨던 이명자(현재 89세)











